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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친구 아이가!

대한민국 교육부 2014. 10. 22. 11:00

진주 봉래 초등학교 '친구사랑 프로그램'

우린 친구 아이가!

창의체험활동 I 친구사랑 I 학교폭력예방 I 봉래초등학교 | 진주

국어사전에서 친구란 가깝게 오랜 사귄 사람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학창 시절 사귄 친구는 평생을 갑니다. 함께 공부하고 밥 먹고, 놀고 실제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합니다. 그런 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다면 학교생활도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진주 봉래 초등학교는 연중 친구 사랑 프로그램을 창의체험활동으로 진행합니다. 저는 학습코칭지원단 활동으로 매주 2회 이 학교를 방문합니다. 지금부터 진주 봉래 초등학교의 친구 사랑하는 모습을 보러 갈까요?

으뜸 봉래 어린이

학년별로 창의체험활동을 기록하는 수련장입니다. 다른 학교에 비해 효와 친구 사랑 관련 활동이 많으며 연중 진행되는 내용과 더불어 월별 주제 활동이 따로 있습니다. 10월은 친구 사랑 표어 쓰기와 글짓기 활동입니다.

표어 문구를 구상 중인 진지한 6학년 어느 반의 모습입니다.

매일 만나는 친구에게 편지를 쓰라니 쑥스러워 고개를 숙이고 엎드린 친구도 있고, "넌 나한테 쓸 거지?" 귀여운 협박을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친구는 내 인생 최고의 선물", "나에게 친구란? 또 다른 나의 생명", "너랑 나랑 평생 친하게 지내자!" 등 물감 사용이 서툴러 색이 좀 번지긴 했지만 진하게 마음이 전해져 옵니다.


친구 사랑을 위한 글짓기

같이 영화 보고 게임을 하면서 투닥거리는 일상의 모습을 진솔하게 썼습니다.

이쯤 되니 궁금증이 더해졌습니다. 1학기부터의 활동을 보고 싶어 학생들에게 수련장을 보여줄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전국에 좋은 활동 알리고 싶다는 취지를 얘기해 주니 모두 사물함을 열어 마음껏 봐도 된다고 허락했습니다.

친구 사랑 Ice Break

봉래 초등학교는 학년 초 친구 이름 외우기부터 합니다. 예전에는 60~70명 되는 학생도 다 외웠는데 30명도 안 되는 반 친구를 이름 한 번 불러보지 않고 해를 넘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로를 알아가는 프로그램부터 진행합니다. 자기를 소개하고 짝, 앞 친구, 옆 친구 자리 이동하면 또 새로운 친구를 만나 서로 인사합니다. 마지막 문항이 인상적입니다. " 마지막으로 짝꿍에게 자신의 첫인상 한 문장으로 받아오기"


친구 사랑 삼행시 짓기

쉬운 것 같지만, 막상 쓰려고 하면 할 말이 없어집니다. 평소 관심이 없다면 할 수 없습니다.


친구 사랑 Rolling Paper

안면을 텄으니 서로 칭찬해 주기 롤링 종이를 돌립니다. "우리는 할 말이 없다. 할 말 없는 것도 칭찬이다." 참 솔직한 친구입니다. 무관심해 보이기보다 그만큼 서로를 잘 아는 이심전심이 느껴집니다. 봉래 초등학교는 구도심에 위치하여 시내임에도 태어나면서부터 함께 한 친구들이 대부분입니다.


친구 사랑 장애이해 교육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혹은 부상으로 일시적인 불편을 겪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들과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도록 장애이해교육도 합니다.


우리들의 약속

한 달 동안 서로를 익히고 4월에 괴롭힘이 없는 우리 반을 만들자는 약속을 하고 서명합니다.

 


친구 얼굴 그리기

친구의 얼굴입니다. 투박하지만 특징을 잘 살렸습니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친구의 모습입니다. 장단점과 장래 희망에 맞춰 그렸습니다.


행복 이끎이

행복 이끎인 스스로 친구 사랑을 실천한 내용을 적는 것입니다. 학년 초에는 의무로 쓰긴 하지만 한 일이 없다고 투덜거리는 학생도 있었다고 합니다. 몇몇 친구가 잘 쓰는 걸 보더니 부러움에 스스로 찾아서 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같은 내용을 적을 수 없으니 다른 좋은 일도 찾아보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행복 천사

다른 학교도 다하는 평범한 활동뿐이라고 손사래 치시는 인성교육부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을 설득한 가장 중요한 활동입니다. 반에서 3~4명의 학생을 선생님이 다른 학생 모르게 행복 천사로 임명합니다. 이들은 서로도 누가 행복 천사인지 알지 못합니다. 행복 천사는 반에서 친구 사랑 활동을 잘 실천하는, 선행하는 친구의 이름과 내용을 날짜별로 기록합니다. 그리고 이 기록을 토대로 학기 말에 선행 기록이 가장 많은 학생과 행복 천사 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을 표창한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암행어사처럼 몰래 하는 활동이라서 1학기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서 촬영은 못 했습니다.

부모님 세대에 학창 시절 "떠든 사람"이라고 적었던 데서 착안하여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잘한 것을 칭찬해 주자고자 만든 봉래 초등학교의 자랑하고 싶은 활동입니다. 마니또 게임은 1:1 관계이지만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거라서 행복 천사로 임명되는 학생도 지구를 구하는 용사 못지 않은 사명감으로 한다고 합니다. 행복 천사의 활동 기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수도 선생님의 재량껏 5명 이내에서 지정하신다고 합니다. 가끔은 말썽 피우는 학생을 임명하여 다른 친구의 모습을 관찰하고 적게 함으로써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학교 중앙 현관 앞에는 "학교폭력 미발생일 000일"이라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폭력 방지 활동은 사고가 생긴 이후의 처벌에 관심을 둬서는 절대 안 된다는 교감 선생님 말씀이셨습니다. 일상 속에서 경쟁과 화합을 이뤄내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친구 사랑 활동이지 않겠느냐는 말씀이셨습니다.

도움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있고, 다툴 수도 있지만 "우린 친구 아이가?" 화해하고 더 굳건한 우정을 쌓아가서 평생의 동지가 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행사성 활동이 아닌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고 왔습니다. 친구 때문에 등교를 꺼리기도 하지만 바로 그 친구 덕에 학교생활이 즐거워지도록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친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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