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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숨어있는 박물관을 찾아서 – 정영양자수박물관

대한민국 교육부 2015. 4. 29. 17:54

대학교에 숨어있는 박물관을 찾아서

– 정영양자수박물관

벌써 3월이 다 지나고 4월이 왔습니다. 3월을 돌이켜보면 긴 겨울방학 후에 새롭게 시작하는 달이라, 그 어느 때보다 적응하기 쉽지 않은 시간인데요. 저 역시 겨울방학 동안 열심히 놀아서인지 개강 후 쏟아지는 과제들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화창한 오후, 가만히 앉아 과제만 하기에는 아쉬워서 제가 다니고 있는 숙명여자대학교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았습니다. 그 때 제 눈에 들어온 곳이 있었습니다. 3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한번도 가 본적이 없었던 '정영양자수박물관'인데요. 보통 박물관들은 외부에 위치해 있지만 대학교 내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알찬 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제가 둘러보았던 정영양자수박물관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정영양자수박물관은 어디 어디 숨었나~


▲정영양자수박물관이 있는 르네상스플라자 건물

정영양자수박물관은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숙명여자대학교 내의 르네상스플라자 1층'에 있습니다. 4호선 숙대입구역이나 1호선 남영역에서 내리셔서 숙명여자대학교로 올라오시거나 400번, 용산04 등을 타셔서 숙명여대 정문에서 내리시면 돼요.

숙명여자대학교는 제1캠퍼스와 제2 창학캠퍼스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정영양자수박물관이 위치해 있는 르네상스플라자는 제2 창학캠퍼스에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 보이는 저 건물이 바로 르네상스플라자입니다. 학교 자체가 작아서 르네상스플라자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처음 오셔서 잘 모르시는 분들은 캠퍼스 지도를 참고하시면 쉽게 찾을 수 있어요.

 

♣ 정영양자수박물관은 어떤 곳일까?



정영양자수박물관은 자수와 직물 예술에 대한 평가와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전시/교육/연구시설을 갖추고 2004년 5월에 개관된 국내 최초의 세계자수박물관입니다. 박물관의 관장이자 자수연구가인 정영양 박사의 학문 연구의 근거가 되었던 유물 800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소장되어 있는 자수품들은 약 기원전 4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견사자수 청동거울을 비롯하여 현대 자수품,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작품 등 세계 각국의 자수품들입니다. 박물관의 전시는 항상 같은 것이 아니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바뀐답니다. 

  

개관 시간은 월요일~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료는 무료!!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은 정기 휴관일이고, 전시 교체 등 임시 휴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는데, 다른 박물관과 다르게 정영양자수박물관은 대학생 도슨트인 숙명문화봉사단이 전시 안내를 해줍니다. 박물관 홈페이지나 사무실로 연락하여 정기투어를 신청할 수 있으며, 박물관에 직접 가서 단원들이 지킴이로 있을 때 즉석투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정영양자수박물관은 여러 자수품을 볼 수 있는 박물관이면서 또 다른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하는데요. 서울학생배움터로 지정되어 있어 각 중, 고등학교에서 요청을 하면 두 시간 정도의 교육과 박물관 안내 등을 통해 박물관 학예사의 진로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도 몇 차례 진로체험교육을 했었고 올해도 요청이 들어오면 할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올해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하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도 참여하여 다양한 교육 행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박물관에서는 일반인을 위한 전통자수과정, 퀼트전문가과정, 보존처리과정의 특설 교육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 박물관의 내부가 궁금하다!


르네상스플라자 1층으로 올라가면 정영양자수박물관이 바로 보입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처음 박물관에 와 본 것이라 박물관에 그냥 들어가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들어가서 구경해도 되더라고요.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숙명문화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에게 즉석투어를 부탁하여 전시 안내를 받았습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예술을 입다 : 실과 나'입니다. 중국, 일본, 한국의 자수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주제가 바뀌면서 현대의 작품들이 많이 빠졌다고 합니다. 



박물관 내부는 대학교 건물 내에 위치해 있어서 굉장히 작았습니다. 투어를 받지 않고 혼자서 둘러보면 정말 빨리 돌아볼 수 있고, 전시 안내를 받아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만큼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그래도 다양한 전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중에서 제가 흥미롭게 들었던 전시품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전시품은 '용포' 입니다. 중국 황실의 황제를 비롯하여 황제와 혈연 관계인 사람들이 입을 수 있었던 전통의상입니다. 색깔이 다양한데 계절, 방위 등을 연결시켜 오방색으로 구성돼 있다고 합니다.


왼쪽의 파란색 용포는 기우제 때 황제가 입었던 옷입니다. 가운데에 있는 용포는 황태자가 입은 용포인데, 황색 용포는 황제가 입고, 그 색보다 옅은 살구색 용포를 황태자가 입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용포는 소매 부분이 말발굽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청나라 옷의 특징이라고 하네요. 



오른쪽에 있는 전시품은 '홍색학문 우치카케' 입니다. 붉은색은 동아시아 권에서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색인데, 일본에서는 결혼식 때 붉은색 옷을 입는다고 합니다. 아래 바닥 부분이 두껍죠? 바닥 부분이 솜으로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일본 여성들이 걸을 때 옷이 바닥에 끌려서 잘 헤지니까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껍게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사진 왼쪽에 있는 작품은 기모노를 본 따 만든 'Flesh Kimono' 라는 작품입니다. 옷의 문양이 무엇을 나타낸 것일까요? 저도 설명을 듣고 좀 놀랐는데요. 알려드리고 싶지만 직접 박물관에 가셔서 들으시라는 의미에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이 전시품은 박물관을 둘러볼 때 맨 마지막에 있는 '통일' 이라는 작품입니다. 정영양 박사가 직접 만든 병풍인데, 나뭇가지가 한반도 모양을 하고 있어요. 저도 잘 이해가 안 가지만, 오른쪽으로 고개를 기울여서 보면 그렇다고 하네요. 흰 무궁화는 남한, 분홍 무궁화는 북한을 상징하며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은 청와대에 한 점, 정영양자수박물관에 한 점이 있습니다.

 

♣ 대학생 도슨트, 숙명문화봉사단과의 인터뷰

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정영양자수박물관은 대학교 내에 위치해 있는 만큼 대학생들이 직접 도슨트가 되어 전시 안내를 해주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도슨트의 전시 안내도 좋지만, 저와 같은 대학생에게 전시 안내를 받으니 더 색다르고 설명이 와 닿더라고요. 그래서 전시 안내를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저에게 전시 안내를 해주었던 숙명문화봉사단의 일원인 이누리 단원에게 인터뷰를 부탁했습니다.

 




■ 인터뷰이 : 이누리 단원(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3학년, 숙명문화봉사단 11기)

 

Q. 정영양자수박물관에서 대학생 도슨트의 역할

A. 대학생 도슨트로서 우선 박물관에 전시된 여러 유물들과 작품들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는 박물관 도록을 기본으로 해서 조금 더 시대적인 배경이나 설명을 필요로 하는 부분은 직접 문헌이나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다음 정리합니다.

그 후 본격적으로 스크립트를 작성하는데요. 스크립트를 작성한 후 각자 기호에 맞게 취사선택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도슨트를 할 때 어떤 주제를 특징으로 잡을 것이냐, 어떤 유물을 중심으로 설명할 것이냐 등을 생각한 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개성과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납니다.

설명을 듣는 대상에 맞춰서 내용이나 밀도를 차별화하여 조절하는 과정도 거치게 됩니다. 이렇게 준비하여 전시 안내를 하는 도슨트의 기본적인 활동 외에 지역사회의 어린이들이나 문화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노인 분들, 장애인 분들과 함께 하는 문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Q. 대학생 도슨트만의 차별화된 점과 느끼는 점

A. 대학생 도슨트의 차별화된 점은 무엇보다 같은 또래의 관람객들에게 똑같은 눈높이와 입장에서 마주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최신의 관심사나 그 수준에 맞게 맞춤형 해설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슨트를 하다보면 배울 수 있는 것은 '눈치' 입니다. 도슨트를 할 때 일방적인 설명을 주입시키기 보다는, 한 사람과 그 전시를 주제로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항상 전시 관람객에 대한 관심과 센스 있는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도슨트를 준비하며 이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다 보면 말을 더 조리있게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나, 보다 쉽게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는 언어 능력이 발달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전시품이나 유물에 대한 공부를 스스로 해 볼 수 있다는 점도 굉장히 매력적인 장점 중 하나입니다.

 

Q. 대학생 도슨트로서 하고 싶은 말

A. 관심을 갖고 조금만 둘러보셔도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가볼만한 곳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중앙박물관만 해도 상설전시뿐 아니라 폼페이전과 같이 여러 기획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젊은 분들은 요즘 꽃놀이를 가려고 한창 계획 중이실 거예요. 박물관 데이트를 겸비하신다면 더 로맨틱하면서 연인과 함께 교양까지 쌓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하루를 보내실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더불어 추천해드릴 앱(어플리케이션)이 있는데요, '캔고루'라는 앱입니다. 전시회나 여러 공연 등을 할인해서 볼 수 있습니다. 잘 활용하시면 주머니가 가볍더라도 충분히 문화생활을 누리고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도슨트에 대해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정영양자수박물관도 항상 열려있으니 많은 방문 부탁드립니다.

 


 ▲정영양자수박물관 대학생 도슨트 숙명문화봉사단




♣ 우리 가까이에 있는 박물관 

​정영양자수박물관을 다 관람하고 나서 가장 먼저 ‘그 전에 와 볼 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박물관 관람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터라 박물관을 가야만 하는 과제가 있거나 꼭 가야 하는 일이 아니면 박물관을 거의 찾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정영양자수박물관 관람을 통해 제가 몰랐던 자수품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오랜만에 전시 안내도 들으면서 돌아보니 제 자신이 한층 발전한 것 같았습니다.

박물관 가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 저처럼 박물관 가길 꺼려하는 친구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저와 비슷한 또래인 대학생이라면 갈 일이 더더욱 없을 테지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숨어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박물관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제가 다니는 학교 내의 정영양자수박물관을 다녀왔지만, 여러 대학교에 각 대학의 역사박물관과 더불어 자연사 박물관, 치의학 박물관 등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습니다. 완연한 봄날이 다가오는 요즘, 가까이에 숨어있는 박물관에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요? 수업에서 배우는 것과는 또 다른 것을 배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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