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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쇼트트랙과 스케이팅, 금메달의 과학기술

대한민국 교육부 2010. 2. 18. 10:14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이 현지시간 12일 오후 6시 성대하게 개막한 가운데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경기가 열린 지난 17일 한국의 모태범 선수가 첫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스케이팅 대표팀이 맹훈련중이다.

대회 초반에 모 선수의 금메달 획득은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 사냥에 청신호다. 모 선수에 이어 여자 500m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이상화 선수도 금메달을 따내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0.01초 단축을 위해 빙판을 전력으로 질주하는 스피드 스케이팅은 근력을 바탕으로 한 체력이 무기. 서양 선수들에 비해 체격과 체력이 약한 동양 선수들이 불리한 종목이다. 이로 인해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쇼트트랙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반면에 곡예 하듯이 빠르게 코너를 돌며, 순위 경쟁을 벌이는 쇼트트랙은 유연성과 순발력을 생명으로 하기 때문에 동양 선수에게 유리한 경기다. 이는 쇼트트랙 출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표팀이 맹주로 자리매김한 이유이기도 하다. 

힘을 바탕으로 하는 스피드 스케이팅이 기록경기라면, 유연한 순발력을 바탕으로 경기운영상의 묘를 살려야 하는 쇼트트랙은 전략경기. 두 종목 모두 빠른 속도를 필요로 하지만 그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그 바탕에는 직선과 곡선의 운동역학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스피드는 직선 주로에서 난다
 

그동안 국내 스피드 스케이팅은 이렇다 할 성적을 못 거두면서 쇼트트랙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지난 2007년 세계 종목별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권대회 500m 대회에서 이강석 선수가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 스피드 스케이팅은 직선 주로에서 승패가 갈린다.

국내 스피드 스케이팅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는 500m, 1000m 경기 등의 종목이 있으며, 400m 빙상 트랙을 34초 또는 1분 내에 가장 빨리 돌아 결승선을 통과해야 한다. 

기록을 단축하는 스피드 스케이팅은 직선주로가 생명이다. 여기엔 마찰력과 공기저항이 걸림돌이다. 

이를 돌파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근력을 이용한 힘으로 큰 체격조건이 필수다. 실제로 남자 경기의 세계 상위팀들에 속한 나라는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으로 대부분 유럽이나 미주 국가들이다. 여자 경기 역시 전 종목에 걸쳐서 독일이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모태범과 이상화의 금메달 획득은 어떤 요인이 작용한 것일까? 이에 대해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는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라며, “특히, 최근 들어서 체격보단 체력이 경기력과 기록 단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인의 체형도 이젠 서양인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 또 강도 높은 과학적 훈련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대표 팀은 밴쿠버로 가기 전에 태릉선수촌에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통해 스피드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허리와 발목 그리고 무릎의 근력을 늘리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반복했다. 

이번에 500m 단거리에서 금메달을 따낸 모태범 선수도 "자신의 강점인 체력이 승리의 관건“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아직 유럽선수에 비해 체격은 뒤지지만 과학적 훈련방법으로 꾸준한 운동을 한 국내 대표 선수들의 체력만큼은 이제 서양선수에 크게 뒤지지 않은 것. 

강인한 근력 발휘를 위해 꼭 필요한 무산소 운동도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에겐 필수 항목. 1분 안에 전력 질주해야 하는 단거리 스케이팅의 경우, 단위 시간당 에너지 수용량이 에너지 공급량을 초과하게 되면 선수들은 유산소 대사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결국 무산소 대사를 하게 된다. 이 때 생성된 젖산에 대한 내성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운동생리학 등을 이용한 스포츠 과학이 크게 발전하는 가운데 국내 선수들의 훈련에 과학적 기법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태범과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은 개인의 꾸준한 훈련과 과학적 기법의 조화가 이뤄낸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원심력과 중력의 조화, 쇼트트랙
 

우리나라의 동계올림픽 효자종목은 단연 쇼트트랙 스케이팅 경기. 그동안 동계올림픽의 대부분의 메달이 이 종목에서 나왔다. 

스피드 경기에 비해 쇼트트랙 경기는 기록보단 순위를 다투는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빙판을 강력한 힘으로 밀며, 전력 질주해야 하는 스케이팅 경기란 점에선 마찬가지지만 쇼트트랙은 스피드 경기와 달리 곡선주로를 달리는 코너링에서 승패가 갈리는 종목. 

▲ 곡선구간에서 원심력을 이용하는 쇼트트랙 경기.

한 번의 실수가 자신은 물론 상대방에게도 결정적인 패배를 갖다 주는 경기가 바로 쇼트트랙이다. 이런 관점에서 쇼트트랙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동작 분석은 매우 중요하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코너링은 적용된다.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의 경우, 400m의 트랙을 두 바퀴 이상 돌기 때문에 코너링은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스피드 경기는 코너링할 때, 속도를 유지하거나 가속하면서 곡선 주로를 강하게 밀고, 나가는 반면, 쇼트트랙의 경우, 곡률 반경이 짧은 이유로 인해 곡선 주로에 진입할 때, 주로를 이탈하지 않고, 코너링하려면 다리를 순간적으로 교차시켜야 한다. 

이 동작을 한 번 한 다음에 글라이딩을 하다가 원호가 끝나기 바로 직전에 날로 빙판을 미는 푸시 오프(push-off)를 하면서 코너링 동작을 끝낸다. 이 때 선수들은 원심력과 중력의 원리를 잘 이용해야 한다. 

묘기하듯이 몸을 안쪽으로 기울이는 쇼트트랙 선수들의 코너링은 중력가속도에 의한 원심가속도를 상쇄시킨다. 이는 최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커브를 돌기 위해서다. 따라서 트트랙 스케이트 날의 로커는 스피드 스케이트 로커보다 크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원심력을 막기 위해 스케이트 양 날의 앞쪽 끝을 미세하게 왼쪽으로 구부려놓기도 한다.

또 한국 대표 팀은 코너링 시에 최대한 회전 반지름을 줄이는 호리병 주법을 이용한다. 회전 속도가 회전 반지름의 크기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빨리 돌 수 있는 원리. 

한국이 쇼트트랙 종목의 세계 최강국으로 자리를 굳힌 배경에는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한국인의 신체특성이 한 몫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나 곡선주로가 중요한 쇼트트랙 종목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과학적 훈련이 뒤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학적인 경기분석에 의한 효과적인 훈련으로 한국의 동계올림픽 메달이 금색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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