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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미국의 교내 사이언스 페어에 참가해 봤어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6. 2. 11. 15:57

미국의 교내 사이언스 페어에

참가해 봤어요!



미국의 초등학교 중에는 매해 사이언스 페어를 여는 곳이 있습니다. 과학 전람회와도 같은 이 행사는 원하는 학생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어 유치원 학령인 만 5세부터 기회를 누릴 수 있죠. 학교 교과 과정에도 간단한 실험 수업이 있지만 학생들은 평소 궁금했던 실험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겨울방학 전후로 맘껏 즐깁니다. 물론 전시회 현장에서 수상작도 선정하는데요, 남보다 뛰어나고 기발한 제작물에 메달이 걸릴까요? 지금까지의 수상을 보자면 미국 교내 사이언스 페어의 의도는 남보다 뛰어난 학생을 고르는 작업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과학적 호기심을 풀어보고 결과물을 전시하는 사이언스 페어.

가설과 결론이 맞지 않더라도 수준에 맞는 실험과 과정에 가치를 두고 시상한다.

(출처: 직접촬영)


한 단계, 한 단계 두 달 전부터 준비

초등학생의 경우 사이언스 페어에 대한 안내를 받는 것은 거의 두 달 전부터입니다. 1월말에 전시회가 열린다면 11월에 참가 희망을 받죠. 희망자에게는 간단한 일정과 절차를 안내한 지원서가 배부됩니다. 1차는 실험 주제만 적어내면 되는 간단한 단계죠.


이후에는 아주 두툼한 종이 뭉치를 받게 되는데요, 이는 기초에 충실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것으로 어린 학생들도 스스로 실험과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3주 정도의 겨울방학이 있기 때문에 조급함 없이 스스로 해나갈 수 있죠.

 

안내서는 유치원~2학년, 3학년~6학년용으로 나뉘어 배부됩니다. 이 안에는 각 단계마다 예시를 충분히 보여주고 참고 자료의 종류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어 최소한 학생들이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못하는 일은 없도록 돕고 있습니다.


저학년의 경우 첫 단계로 곤충, 낙엽, 달팽이 등등 흥미있는 주제를 정해보라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궁금증을 가져보라고 하죠. '어떤 곤충이 우리집 백야드에 살까?', '우리 집 주변에는 어떤 종류의 낙엽이 있을까?' 처럼 말이에요.


그 다음 책이나 기사에서 배경 지식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뒷마당에는 딱정벌레가 발견될 것이다'와 같이 스스로 가설을 세우는 것이죠. 여기까지 머릿 속으로 하는 작업이 끝나면 이제 몸으로 움직이라고 알려줍니다. 직접 뒷마당에 나가 곤충을 찾아보며 분류하고 길이, 색깔, 모양 등을 비교하며 사진도 찍고 그 곤충 이름을 찾아보는 식으로 말이죠. 실험과 연구가 충분해지면 마지막으로 결론을 내리고, 이 모든 과정을 가족들의 도움과 함께 포스터로 만드는 작업까지가 사이언스 페어의 연구 절차입니다.


▲ 참가 희망자들은 따로 검색하지 않고도 스스로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자세한 자료를 받게 된다.(출처: 직접촬영)


마지막 단계인 포스터 제작은 기본 틀 안에서 보다 창의적으로 해볼 것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낙엽에 대한 연구를 했다면 모은 낙엽을 포스터에 붙여보는 식으로 말이죠. 실제로 어떤 껌이 단물이 오래 지속되는지 실험했던 학생은 포스터에 온갖 종류의 껌을 직접 붙여 시선을 끌었습니다.


가설과 결론이 맞지 않아도 가치있는 과정으로 인정

고학년을 위한 안내서에는 해서는 안되는 지침이 먼저 안내됩니다. 이는 연구 리포트가 아니고, 화산 폭발 등 모델을 보여주는 작업이 아니며 수집이나 기존 지식을 재생산하는 작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사이언스 페어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전달합니다. 흥미있는 주제를 택해 질문을 던지고 배경지식을 찾아본 후 가설과 실험,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철저히 중시하는 것이죠.


주제를 정할 때는 스스로 할 수 있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며, 스스로 측정 가능한 대상 범위에서 계획을 세우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료를 찾아볼 때는 최소 3가지 이상은 참고 자료를 동원하고, 주제와 관련된 부분을 읽고 읽고 또 읽기를 강조하죠.


무엇보다 자신이 세운 가설이 결론과 맞지 않더라도 좋다고 합니다. 이 연구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가 더 중요한 만큼 결과에 끼워맞추기 위해 세웠던 가설을 바꾸는 일은 없기를 권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과학적 체험 절차로 너무도 당연한 부분이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죠.


▲ 한 초등학교의 경우 겨울 방학을 이용해 여유있게 진행하고 있어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출처: 직접촬영)


사이언스 페어를 위해 참가 희망 학생들에게 배부된 안내서의 맨마지막 페이지는 학생을 지도하는 학부모에 대한 조언입니다. 학생의 관찰을 격려하고 잘 들어주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함께 동물원, 과학관 등을 다녀보라고 합니다. 주위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직업인도 연결을 해주면 아이의 체험 영역이 더 넓어질 거라는 권유도 함께 적혀있죠.


가족과 함께 축제처럼 즐기는 사이언스 페어 현장

포스터나 간단한 실험 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이를 가족들과 함께 공유하는 축제와도 같은 자리를 학교 측이 저녁 시간에 마련해줍니다. 참가한 모든 학생들의 전시작품에는 이미 메달이 걸려있어 학생들은 성취감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시상식을 겸한 전시회는 마치 축제와도 같은 분위기인데요, 수상을 하는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무대에 오르고 또 자기 학년 시상 차례가 되면 박수를 치며 기대합니다.


▲ 캘리포니아 주 한 초등학교의 사이언스 페어는 온가족 축제로 진행된다(출처: 직접촬영)


한 초등학교의 올해 사이언스 페어는 23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습니다. 실험 주제들도 흥미진진했죠. 유치원생 중에는 동전을 깨끗하게 만드는 방법 실험, 달걀로 만드는 천연 탱탱볼, 검정색에는 정말 검정색만 들어있을까?, 돌의 종류 등이 있었고 고학년들은 어떤 야구 배트가 더 멀리 공을 칠까? 차가운 소다수를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어떤 액체가 식물에 가장 유익할까? 가장 완벽한 농구 골대 만들기, 껌에 대한 궁금증 등 다양한 분야의 실험에 도전했습니다.


온가족 학교 축제로 열리는 사이언스 페어는 현장에 가족과 함께 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남보다 기발하고 뛰어난 제작물을 제출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평소 지녔던 소소한 호기심들을 풀어보는 과정을 체험한 학생들. 자신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이 자리가 학생들에게는 큰 동기 부여와 더불어 자율적 도전과 성취를 향한 디딤돌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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