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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학급상담

대한민국 교육부 2016. 5. 16. 13:01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학급상담




처음 교직에 나왔을 무렵 나는 무척 무서운 교사였다. 아이들에게 ‘바른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신념과 열정으로 내가 생각하기에 잘못된 행동은 하나도 넘기지 않고 고치려했고 자연히 엄격하고 무서운 교사가 되었다. 열정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과의 관계는 왠지 모를 서먹함과 거리감이 느껴졌고 교사 경력이 더해질수록 뭔가 공허하고 외로운 마음이 들었다. 점점 교사라는 직업에 힘에 부치게 되었을 즈음에 상담을 알게 되었고 상담을 통해 나 자신부터 바뀌어 갔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어떻게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학급운영에서 자연스럽게 상담을 접목하고 있었다. 어떻게 상담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게 되었는지 나누고자 한다.


아이들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 소통의 시작!

아이들과 소통을 잘 못하던 나는 먼저 아이들이 이야기를 하면 얼굴을 보고 듣는 연습부터 했다. 그냥 웃어주고 ‘그래, 그래’라는 말을 중간에 넣고 고개도 끄덕여주었다. 그 한 가지만 했는데도 아이들이 점점 내 곁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다가오는 아이와 이야기를 하면서 중간 중간 ‘힘들었겠네’, ‘속상했겠다’라는 감정을 한마디씩 하였는데 어떤 아이는 그 말이 가만히 멈추더니 우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냥 들어주고 공감하는 말 한마디만 했는데도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마치는 시간에는 다함께 ‘차렷, 경례’로 인사하는 것을 하지 않고 한 명씩 눈을 마주치고 악수하며 오늘 하루 어떠했는지 간단한 대화를 하였다. 하루 종일 있어도 이야기 한 번 나누지 못한 아이와도, 마음이 불편했던 아이와도, 기분이 좋아 생글생글 웃는 아이들과도 집에 보낼 때 마음을 나누었다.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 이야기 잘 들어주어야지’라고 가르쳤지만 정작 나는 늘 바빠서 아이들이 오면 얼굴도 보지 않았고 주로 내 말 하기 바빴다. 소통의 시작은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그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진정한 소통이 되었다.


공감대화카드로 쉽게 상담하기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면서 좋은 관계를 형성했지만 나의 도움이 조금 더 필요한 아이들이 있었다. 감정을 조절 못하는 아이, 친구들과 다툼이 많은 아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등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하는 아이들은 따로 시간을 내어 상담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과 상담을 할 때 자기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아이보다는 말을 잘 하지 않거나 ‘몰라요’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이 쉽게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더 효율적으로 상담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였고 그래서 공감대화카드라는 도구를 만들게 되었다. 공감대화카드는 감정 단어(68개), 바람문장(59개)을 중심으로 감정단어는 상황 그림을, 바람카드는 질문형 문장으로 구성하여 카드로 만든 소통과 상담을 위한 도구이다. 공감대화카드를 활용하여 쉽게 상담하는 과정은 감정카드로 마음을 열고 바람카드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아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행동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이 스스로 찾도록 했다. 말이 없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도 자신의 감정을 카드로 찾아서 이야기하는 것은 쉽게 했고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상담이 진행되었다.







놀면서 자기를 성장시키는 놀이집단상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놀이이다. 학급에서 놀이는 잠시 환기용으로 사용될 때가 많지만 놀이를 통해 상담적인 요소를 가미하면 훌륭한 배움이 일어나게 된다. 놀이를 하게 되면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한 상호작용에서 아이들이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나눔으로써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놀이는 시중에 책도 많고 인터넷에도 많이 공개가 되어 있다. 활동 중심 놀이를 하고 놀이를 마치고 난 후 아이들과 둘러앉아 ‘서로 활동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니?’,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니?’, ‘친구들과 활동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점은 없었니?’ 등의 질문을 하면서 아이들이 즐거웠던 활동 속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 친구들의 모습을 보게 한다. 교사가 의도한 것 이상으로 아이들은 훨씬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다. 특히, 학기 초부터 놀이집단상담을 통해 말보다는 활동으로 움직이다보면 어느새 아이들은 마음을 열고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몸이 자유로워지고 편해지면 마음도 풀ㄹ어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과 소통을 시작한 지도 십년이 넘었다. 무섭고 엄하기만 해서 아이들과 소통도 관계도 좋지 않아 교사에 대한 회의를 느끼던 내가 상담을 알게 되면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아이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며 마음을 나누는 행복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의 성장을 도우며 내가 더 성장하고 배우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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