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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간 벽 허문 융합수업, 아이들 강점 ‘확’

대한민국 교육부 2017. 7. 5. 21:36




교과간 벽 허문 융합수업, 아이들 강점 ‘확’

[우리교실 최고] 세종 아름중학교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 ‘데미안’에 나오는 구절이다. 세종시 아름중학교의 융합수업 교사연구회 이름이 ‘데미안’이 된 배경이기도 하다. 

정선화 부장교사(역사)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알이라는 틀을 깨고 나와야 하는 것처럼, 기존의 교사 중심 수업, 형식적·폐쇄적 수업에 갇히지 말고 교사로서 끊임없이 각성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015년 10명의 교사들이 모여 처음 결성한 이 연구회는 지난해 2기 교사 9명이 활동을 펼쳤고, 올해 3기 구성을 앞두고 있다. 공립학교인 탓에 매년 멤버 구성에 변화가 있지만, 젊은 교사들을 중심으로 수업 연구에 열정이 넘치는 모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름중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지향하는 ‘데미안’은 파격적인 융합수업 모델 개발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자유학기제를 맞은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 간 벽을 허문 수업을 실시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융합수업은 국어·수학·과학·사회·음악·도덕·역사 등 다양한 과목의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교과 과정을 새롭게 구성해 주제 중심, 학생 활동 중심 수업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10월 운영한 ‘6차산업 미래를 말하다’ 주제 수업에서 1교시는 사회 담당 교사가 6차산업에 대한 개념 정리를 하고, 2교시는 도덕 교사가 산업과 자연, 환경에 대한 가치관 정립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어 3교시에 국어 교사의 지도로 6차 산업에 해당하는 사업 구상 및 홍보자료 만들기 모둠 수업을 진행하고, 4교시에는 3교시에 각 모둠이 발표한 내용과 학생들의 투표 결과를 가지고 통계를 내는 수학 수업이 이뤄졌다. 각 교과 교사들이 함께 작성한 통합 교육 과정 틀을 통해 팀티칭을 하는 것이다. 

또 한 차시 수업 내에서 두 교사가 함께 수업을 꾸려가는 코티칭도 시도하고 있다. 지진이 일어나는 과학 원리를 공부하면서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지진 발생 기록과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대해 함께 알아보는 식이다. 또는 국어 수업에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학생들이 소설의 뒷이야기를 상상해보고 이를 스마트패드로 프로그래밍해 발표하는 방식의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 교실에서 두 교사가 협력해야 하는 코티칭 수업은 교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데미안’ 교사들은 융합수업을 위해 자신의 수업을 적극적으로 오픈하고 협의했다. 

기존의 교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수업이니만큼 장소도 교실을 벗어날 때가 많다. 개방된 라운지 형태의 아름스퀘어나 아름씽크웰, 도서관 등 다양한 공간을 보유한 학교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최근 공사가 완료된 교내 카페도 화이트보드와 프로젝터가 구비돼 있어 얼마든지 수업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 부장교사는 “사각형의 교실을 나오면 학생들의 사고도 더 유연해지는 것 같다. 융합수업의 특성상 아이들의 활동이 많고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교실 밖 공간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미안 교사들의 이 같은 노력은 아이들의 성장이라는 결실로 나타난다. 이세리 교사(국어)는 “사회 비판적인 시각의 글을 교과서 밖에서 가져와 융합수업에 활용했는데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대답이 나오는 걸 보면서 수업 수준을 상향 조정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또 “융합수업의 가장 큰 강점은 아이들에 대한 재발견이다. 지필시험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융합수업에서는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는 아이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획일적인 평가 기준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학생들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일은 데미안 교사들의 보람이자 즐거움이다. 

획일적인 평가 기준이 없다 해서 융합수업에 평가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기존의 지필시험이 계량화된 양적 평가였다면 융합수업에서는 질적 평가를 한다. 발표나 글, 수업 내 활동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학생의 성취도를 교사가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이러한 질적 평가를 위해서는 그만큼 학생들에게 많은 활동을 시키고 다방면으로 살펴봐야 한다. 지필고사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자유학기제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데미안’ 교사들은 학생들뿐 아니라 자신들도 성장하는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신의 수업에 대해 성찰하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된다는 얘기다. 긴 시간 동안의 사전 준비와 끊임없는 협의가 필요한 융합수업은 교사로서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장수지 교사(과학)는 “수업을 준비하면서 힘든 점도 있지만 스스로도 공부가 되고 새롭게 알게 되는 내용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또 동료 교사들과 함께 의논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자가 된다. 이들은 “혼자 했다면 못 해냈을 수업들”이라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어려운 점도 있다. 수업 준비 외에 잡다한 행정업무가 많은 상황에서 융합수업을 위해 따로 시간을 할애하는 일은 더욱 버거울 수밖에 없다. 또 자유학기제라는 제도 자체와 수업의 방식이 새로운 것이다 보니 자료나 정보가 부족하다. 수업을 치밀하게 설계했는데도 막상 현장에서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학생들의 반응이 예상을 벗어날 때도 있다. 같은 내용을 가지고도 매 수업이 끝날 때마다 수정 및 보완을 반복한다. 

그러나 ‘데미안’ 교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와 융합수업이 더욱 확산되고 정착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아름중 내에서도 앞으로 더 다양한 수업 연구 공동체들이 생겨나고, 새로운 방식의 수업이 다른 학년에서도 시도됐으면 하는 것이다. 나아가 다른 학교들에도 이 같은 문화가 파급돼 아름중의 융합수업처럼 각 학교의 특색이 생겨났으면 한다는 소망이다. 
 



정 부장교사는 “막상 자유학기제를 경험해본 교사들은 1학년 담당을 기피하기보다 오히려 재밌어한다. 자유학기제 확산을 위해서는 수업을 바꿔보겠다는 교사들의 의지와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_ 최은혜 객원에디터

출처_ 꿈트리 Vol.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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