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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니는 컴퓨터’ 운전기사·자동차보험 사라지게 할 무인자동차

대한민국 교육부 2017. 7. 14. 18:02

 

 

 

‘타고 다니는 컴퓨터’

운전기사·자동차보험 사라지게 할

[미래 세계의 변화 ⑥] 무인자동차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꿀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으로서 이번 시간에는 ‘무인자동차(driveless car)’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무인자동차는 말 그대로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자동차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운전자의 지속적인 조작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때문에 무인자동차는 ‘자율주행차’로 불리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왜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는 자동차가 왜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얘기하는 걸까요? 그냥 신기한 자동차 정도로 취급될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그 이유는 바로 무인자동차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특징, 즉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 △더 저렴하면서 강력해진 센서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등이 모두 구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거의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구글의 무인자동차 기술을 살펴볼까요? 우선 전기차 기반이기 때문에 가솔린, 디젤과 같은 내연기관이 없습니다. 이건 크기와 용도만 좀 다를 뿐 자동차가 컴퓨터가 됨을 의미합니다. 지금 사람들은 컴퓨터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메인보드, CPU, 하드디스크,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 각각의 부품을 낱개로 구입해 나만의 컴퓨터를 조립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동차도 내연기관이 전기 배터리로 대체가 되면 컴퓨터처럼 직접 조립할 수 있을 정도로 제조가 쉬워집니다. 연료를 폭발시키듯 태워서 동력을 얻으려면 여러 가지 안전장치가 필수적이겠지만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자동차는 스마트폰에 배터리를 갈아 끼우듯 엔진의 설치나 교환도 매우 쉬워집니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IT 제품이 되는 것이죠.

컴퓨터나 스마트폰에는 운영체제(OS), 즉 소프트웨어가 중요합니다. 자동차도 IT 제품이 되면서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큰 경쟁력을 갖게 됐습니다. 이들 기업은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의 차량용 OS를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단순한 내비게이션 기능에서 벗어나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차량을 스스로 통제하는 기술을 선보인 것이죠. 자율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소프트웨어를 향상시킨 겁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도대체 어떻게 구현되는 것일까요? 구글이 시범 운영 중인 무인자동차는 운행 중 64개의 빔 레이저를 쏘며 3D 지도를 생성한다고 합니다. 차량 주변 10센티미터 이내를 정밀하게 분석해 낸다고 하네요. 여기에 GPS 기술을 접목,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끊임없이 비교해 방향을 조정합니다. 광학 센서와 초음파 센서, 주행 직진성 보정 센서 등 각종 센서도 동원됩니다. 카메라는 사람의 눈을 대신하고 레이저 스캐너는 주변의 차량과 사물, 교통신호 등을 식별해냅니다. 차량의 운영체제(OS)는 각종 센서와 기기들로부터 들어오는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방향, 속도 등 차량 운행에 필요한 주요 사항을 스스로 결정합니다. 이런 기술들이 종합돼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자율주행이 완성되는 것이죠. 이는 마치 로봇청소기가 각종 센서를 활용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장애물을 피해가며 스스로 청소를 하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이처럼 무인자동차의 작동원리를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특징, 즉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모두 결합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신 운전대는 없습니다. 브레이크나 액셀러레이터 같은 페달도 없습니다. 사람은 그저 켜고 끄는 버튼만 조작하면 됩니다. 이런 자동차가 늦어도 3~4년 안에 상용화된다고 합니다. 이미 시험운행은 네바다,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미시간 주 등 미국 곳곳에서 이뤄졌다고 하네요. 

구글의 경쟁사인 아이폰의 애플도 비밀리에 무인자동차 생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혁신의 상징’ 아이폰처럼 스티브 잡스의 꿈이었던 ‘세상에 하나뿐인 새로운 자동차’를 2020년쯤에 세상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구글과 애플뿐만 아니라 GM, 바이두, 벤츠, BMW 등 내로라하는 완성차 및 IT 기업들이 무인차 생산에 사활을 걸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무인자동차는 세상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요? 먼저 직접적인 효과를 살펴보겠습니다. 

무인자동차는 차량 운행의 안정성을 높여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통사고는 운전자의 부주의나 과실에 의해 발생합니다. 하지만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무인자동차는 교통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극히 낮습니다. 실제로 여러 IT 기업들의 시범 운행 데이터를 보면 사고 발생률이 1% 미만으로 매우 낮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이유도 무인자동차의 잘못이기보다 상대 유인자동차의 과실에 의한 사고가 대부분이었다고 하네요. 미국의 한 전문기관은 무인자동차가 교통사고를 감소시켜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5조6000억 달러(약 6700조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무인자동차는 에너지 소비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교통사고가 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자동차 차체를 굳이 무겁고 단단한 소재를 쓸 필요가 없게 됩니다. 가벼운 자동차는 에너지 효율성도 높습니다. 자율주행 기능은 교통정체를 최소화하고 최적의 이동 경로를 제공하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연료를 낭비할 일도 줄어듭니다.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환경오염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죠.

교통사고 감소, 에너지 소비 감소, 환경오염 감소라는 직접적인 효과 외에 보다 혁명적인 효과도 예상됩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는 “무인자동차 흐름을 주도하는 기업이 미래 유통과 물류산업을 장악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무인자동차 이전의 시대는 사람이 이동해서 물건을 사는 시스템이 주류인 반면, 무인자동차 시대에는 물건이 사람을 찾아오는 시스템이 주류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은 크게 이동하지 않고 물건만 자동으로 움직이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거죠. 물건이 무인자동차로 집 근처 물류센터로 배달되고, 물류센터에서는 드론으로 집까지 물건을 배송해 줄 겁니다. 사람들의 이동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다면 자동차를 직접 소유할 필요성도 크게 느끼지 못할 겁니다. 차량 공유 시대가 더 진화해 모든 무인자동차가 대중교통이 되는 ‘차량 무소유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큰 것이죠. 이는 이동과 물류에 관한 현재의 상식을 완전히 파괴하는 흐름입니다.

더 나아가 무인자동차는 도시 효율화와 청정 도시 구축과 직결돼 있기도 합니다. 자동차가 IT기기화 되면 운송 기능 외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고정관념을 깨고 앞으로는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이동하는 단말기로 인식해야 하는 것이죠. 무인자동차가 수집하고 전송하는 모든 데이터는 사람이나 사물의 움직임을 효율화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도시 공간의 30% 이상은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무인자동차가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해 준다면 주차장 비중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겁니다. 

무인자동차들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파악된다면 교통정체도 크게 줄어들 겁니다. 길거리에서 멈춰 서서 시간낭비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죠. 무인자동차는 디지털 기술의 특성상 철도나 항공 등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에도 큰 이점이 있습니다. 이는 도시의 에너지 활용, 환경 보호 등 효율화 사업과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대중교통이 무인자동차로 대체되고 가장 효율적인 이동경로를 제공해 준다면 사람들은 굳이 ‘내 차(my car)’를 소유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못 느낄 겁니다. 바로 공유경제와 연결됩니다. 우버 등 선도업체들은 이미 새로운 플랫폼으로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무인자동차는 운전기사와 주차장뿐만 아니라 톨게이트, 16차선 도로 등도 없앨 가능성이 큽니다. 도시 인프라가 확 달라지는 것이죠. 자동차 사고가 급감하면 자동차보험의 내용도 달라질 겁니다. 아마 궁극적으로는 자동차보험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소비자 한 명, 한 명 모두에게 자동차를 판매해 이윤을 남겨온 완성차 업체들은 이제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기존 시스템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유발하고 변화의 속도 또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니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으로 ‘무인자동차’는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

물론 무인자동차는 새로운 문제들도 야기할 겁니다. 택시운전사, 버스운전사 등 운전과 관련된 직업들이 대거 사라지겠죠. 자동차 생산 및 유통, 보험과 관련된 직업들도 매우 큰 변화를 감내해야 할 것입니다. 무인자동차는 하나의 IT 기기이기 때문에 외부 해킹에 취약할 수도 있습니다. 무인자동차에서 사고가 난다면 운전자의 책임인지, 시스템의 책임인지 책임 소재도 불분명합니다. 이런 많은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무인자동차를 피할 수 없는 기술의 흐름이라고 내다봅니다. ‘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란 책을 쓴 이즈미다 료스케 애널리스트의 말을 들어보시죠.

“무인자동차 개발은 자동차 산업의 게임 룰을 바꾸는 파괴적인 혁신이다. 구글은 무인자동차로 전 세계 모든 도시를 장악할지도 모른다. 무인자동차는 자동차와 교통뿐만 아니라 금융, 통신, 에너지 등 사회 시스템에 총체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구글에 버금가는 무인자동차 기술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글_ 최중혁 에디터

출처_ 꿈트리 Vol.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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