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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을 없애고 담임제도를 없애면 교사가 행복해질까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7. 8. 24. 18:21


“교육청을 없애고 담임제도를 없애면

교사가 행복해질까요?”

[나의 자유학기제] 조진형 대전교육청 장학사



‘교장에게 수업을 양보한다, 교육청을 없애자, 낮잠시간 20분, 수업시간 단축, 샤워실·족욕실 설치, 담임제도를 없애자, 교장선생님을 교육청에 파견 보낸다, 체벌을 5대까지 허용, 급식을 맛있게 한다, 수학여행·수련회를 없애야, 안전교육은 안전요원이, 실습비 늘려야, 자유학기 강사 충분히 활용, 동아리를 외부기관에서, 경찰을 학교에 상주화, 교사 휴게실을 잘 꾸며준다면, 선진교육 연수….’

‘교사가 학교에서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질문에 대한 선생님들의 대답이다. 2017년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 마지막 날인 8월11일 오후 1시 조진형 대전교육청 장학사는 지난 8일 대전교육청의 메이커연수 중 있었던 디자인씽킹 수업 중 일화를 소개했다.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이 각자 포스트잇에 써서 제출한 내용을 일일이 소개한 조 장학사는 “이 모든 이야기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행복의 조건을 외부에서 찾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행복은 내부에 있는 것”임을 강조했다.

수업콘서트가 열리는 3일 동안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20분 동안 소금 강의실에서 대전교육청의 운영사례를 소개해 온 조 장학사는‘행복한 학교, 희망의 대전교육’이라는 대전교육청의 비전을 소개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행복은 현재에 대한 것, 희망은 미래에 관한 준비와 도전을 의미합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이 담보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보수적인 지역인 대전에도 ‘창의인재씨앗학교’라는 이름의 혁신학교가 있습니다. 혁신학교를 운영하는 목적 역시‘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현재를 행복하게 보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현재 10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5곳을 추가모집 중입니다. 최종적으로 20개 학교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조 장학사는 교육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언급하며 고교 교사들 뿐만 아니라 중학교 교육과정, 자유학기제를 담당하는 교사도 수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 제도가 바뀔 때마다 학교 현장의 수업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2021학년도 개편안에 따르면 수능이 절대평가로 바뀌게 될 것이고, 모든 학기에서 자유학기 수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1993년 수능제도가 시작된 이래로 정권의 정치성향에 따라 시험 난이도가 달라져왔음을 지적했다. 진보정권에서는 만점자가 쏟아져 나올 정도로 쉬웠고, 보수정권에서는 ‘불수능’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학기제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조 장학사는 강조한다. 보수 진보정권 모두 찬성하고 확산되길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나 덴마크의 ‘애프터스쿨’, 영국의 ‘갭이어(Gap year)’를 모티브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우리도 교육부에서 자유학년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만큼 제도 안착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역에는 21만명의 학생과 14,000명의 교사가 있다. 88개 중학교 중 86개 학교가 1학년 2학기에, 2개 학교는 2학년 1학기에 자유학기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11개 학교만 1학기에 운영하고 있다. 자유학기제는 점차 확대 추세이지만 대부분의 진로체험 수업이 2학기에 집중돼 있어 관련 기관과 학교들이 1학기에도 진로체험 설계를 해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대전교육청이 2016년 실시한 자유학기 지원 프로그램으로 △교원 수업개선 연수, △교사 수업공동체 운영, △컨설팅 및 장학자료 지원, △학교-체험처 진로탐색활동 매칭, △교사 수업성과 공유·학생 자유학기활동 공유, △메이커 교육 등이 있다.
 

조 장학사는 이 중 ‘교사 수업공동체 운영’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업공동체 활동을 통해 교사들이 서로 수업을 공유하는 것이 자유학기 수업의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왜 수업을 공유해야 하는지 아시나요? 가끔 융합수업에 참관해보면 ‘융합 흉내내기’에 그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어느 교육학자가 ‘통합을 하더라도 각 교과의 특성이 그대로 살아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른 교과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 와서 검증 없이 적용하다 보면 자칫 수업의 오류가 생깁니다. 이런 수업의 오류를 걸러내려면 반드시 옆에 있는 선생님께 자신의 수업을 공유하고 조언을 얻어서 걸러내야 합니다. 좀 더 높은 수준의 통합을 위해 선생님들은 자신의 수업을 오픈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조 장학사는 젊은 교사들을 향한 당부의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임용고사가 되고 나면 인생의 목표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젊은 교사들이 종종 있습니다. 국가공무원이기 때문에 월급도 착착 나오고 아무도 안 건드린다고 생각하죠. 교직에 입직함과 동시에 목표가 완성된다면 나머지 20대부터 60대까지 긴 시간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합니까? 교사의 목표가 승진하는 것일까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 삶에 대해 무책임한 것입니다. 저는 60대가 돼서도 아이들과 소통하는 담임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볼륨감을 갖고 상담해주는 학년부장으로 교직을 보내고 싶습니다.”

     

글_ 김은혜 에디터

출처_ 꿈트리 Vol.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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