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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으로 수업에 창의적 배를 띄우자

대한민국 교육부 2017. 10. 19. 19:38

‘지능정보사회, 감각기능을 깨워라’라는 주제로 중앙대학교에서 제92회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이 열린다는 공문을 보게 되었다. ‘뉴로 마케팅 (neuro marketing)’이라고 하여, 뇌를 통한 신경과학을 디자인, 광고와 같은 마케팅에 반영하거나, 정치 및 심리분야와 연계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미디어나 책을 통해 접했었다. 그러나 교육과 연계한 뇌과학이라는 주제는 다소 생소하였고, 이러한 최신과학이 교육과 관련하여 어떻게 전개가 될지 궁금하였다. 특히 뇌과학을 통해서 ‘창의성’에 접근한다는 워크숍의 주제를 보고, 바로 신청하게 되었다.


1부는 ‘맛’과 창의성이라는 주제로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의 강의로 시작되었다. 황교익 칼럼니스트는 창의성이라는 다소 막연할 수 있는 개념을 명쾌하게 정의하였다. “창의적인 인간은 쾌락적인 인간이다! 호기심은 즐거움을 기반으로 하고, 이를 통해 느끼는 강렬한 행복이 쾌락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다.” 이성으로 억누르는 것이 아닌, 오감을 통한 감각에서 비롯된 쾌락의 추구가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며, 내부의 창의성을 발휘하게 한다는 것이다. ‘요리’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았다. “재료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행위이다!” 분질 감자와 점질 감자의 성질에 맞게 알맞게 요리를 해야 맛있는 찜, 조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즉, 어떠한 요리를 할 것인지에 따라 재료를 적절하게 선택하는 섬세한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 뛰어난 요리사라고 주장하였다.


교육 역시 개개인이 지닌 기질을 섬세하게 판별하고, 이들이 지닌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과정일 것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학습자를 이해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고, 이러한 이해가 선결되었을 때, 창의성, 인성, 행복과 같은 교육의 쟁점들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2부 워크숍에 들어갔다.

 인간 뇌의 특별함


2부 워크숍은 ‘뇌를 잘 아는 교사, 뇌를 잘 쓰는 학생’이라는 주제로 유엔협의지위기구 한국뇌과학연구원의 안승찬 연구원님의 강의로 진행 되었다. 먼저 강의는 하얀 A4용지 한 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어떻게 인간의 뇌에 A4용지 4장이 들어갈 수 있을까요?” 라는 발문에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 때 한 선생님께서, “A4용지를 구기면 될 것 같아요!”라고 답변하였다. 그러자 강사님은 그 A4용지를 동그랗게 구기며, 인간의 뇌가 지니고 있는 구조적 모양에 대한 소개를 시작하였다. 흥미로운 것은 침팬지의 뇌는 A4 한 장, 원숭이는 엽서크기, 그리고 쥐는 우표크기의 대뇌피질 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이 지닌 뇌의 구조적 복잡함과 그 특별함에 대한 의문과 함께 흥미를 느끼며 강의를 따라갔다.


인간의 뇌는 감정, 생각, 행동의 중추기능으로 무게는 체중의 2.5%에 불과하지만, 혈액은 전체의 20~30%를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 몸의 근육 무게는 몸무게의 50%에 해당하지만, 둘은 500Kcal를 소모하며 같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세포끼리의 정보교환을 통하여 작동한다. 즉 우리의 마음은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를 통한 전기적 신호전달, 신경전달물질을 통한 화학적 신호전달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시냅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들기도 하는 가소성을 가진다고 한다. 이러한 뇌가 지닌 특징은 경험을 통해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며, 교육을 통해서 뇌의 발달, 즉 능력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해주었다.




뇌 속의 풍경

실제로 단조로운 경험을 한 뇌세포의 연결은 단순하였지만, 풍부한 경험을 한 뇌세포의 연결을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였다. 런던의 모든 길을 알고 있는 베테랑 택시기사의 뇌를 MRI로 촬영한 결과 일반인에 비해 기억에 중요역할을 하는 해마의 특정부위가 더 크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으며 이는 지속적인 시공간적 학습이 뇌를 발달시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저글링 훈련 후에는 대뇌 회색질의 밀도가 증가된 결과를 통해 신경세포가 더 활발해지고 복잡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박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지행동 치료 후에 뇌 스캔결과 강박장애 회로의 핵심인 안와전두피질에서의 활동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인지전략, 사고훈련이 뇌의 활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고패턴, 사고의 변화가 뇌의 물리적 변화를 가져오고, 결과적으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뇌의 근육을 키우라!’라는 말처럼 근육을 단련하듯이 뇌를 단련하여 더욱 건강하고 바른 사고를 하는 개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사님은 ‘동물은 유전자 대로 살지만 인간은 유전자를 벗어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이 지닌 특별함과 위대함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을 후천적으로 극복, 개발하려는 의지와 노력일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뇌는 생명의 중추인 뇌간, 감정을 주로 담당하는 구피질, 사고의 근원이 되는 신피질로 나누어질 수 있다고 하였다. 소뇌는 움직임, 운동,평형감각을 담당하며 사고, 판단, 기억과 같은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데, 이 부위는 특히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발달하며, 유전자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육체운동을 통해서 발달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기는 전두엽보다 대뇌변 연계가 더욱 발달한 상태로 이러한 발달 특성 차이는 사고보다 감정이 앞서 위험한 행동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1950년 캐나다의 신경외과 의사 팬필드 (Panfield)는 신체 각 부위를 지배하고 있는 ‘신경세포 양’의 비율을 몸의 면적으로 나타내며, 다양한 신체 기관의 움직임, 운동, 다른 방향의 사고를 통한 뇌 훈련의 필요성을 시사하였다. 이러한 인간 뇌의 구조와 발달을 이해하는 것은 유아기, 청소년기 학생들의 인지와 사고 과정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좌뇌와 우뇌


인간의 시각정보처리 영역은 오른쪽 시야는 좌반구로 입력되고, 왼쪽 시야는 우반구로 입력이 된다고 한다. 이는 분리뇌 환자를 연구한 다양한 실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복합자극 실험에서는 분리 뇌환자에게 무엇을 보았는지를 질문하였더니, ‘남자’를 보았다고 대답하였고, 보았던 그림을 선택하라고 하면 ‘여자’사진을 선택하였다. 즉, 말로 답하기를 요구하는 질문에는 언어중추가 있는 좌반구가 보았던 그림을 보았다고 답하는 반면, 그림을 보고 손가락으로 선택하여 가리키기를 요구하는 질문에는 공간지각 등을 담당하는 우반구가 보았던 그림이 선택되었다. 절단된 뇌량이 좌우 뇌의 특정 기능을 보여줄 수 있게 한 실험이었다. 또한 P.S. 사례에서는 좌반구에 닭발을 우반구에는 설경을 투사하였다. 그림들 중에서 그가 금방 무슨 그림을 보았는지 선택하라고 지시하였다. 이 때 오른손으로는 닭이 그려진 그림을, 왼손으로는 눈삽을 집었다. 이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더니 닭발은 닭과 짝이 맞고, 닭똥을 깨끗이 치우려면 삽이 필요하다고 대답하였다. 또한, W.J. 사례에서는 오른손으로는 도면에 맞춰 붉은 블록과 흰 블록을 배열하지 못하지만, 우뇌와 연결된 왼손으로는 과제를 완성하였다. 이 사례는 왼쪽 반구는 언어처리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고, 오른쪽 반구는 시각-구성 과제 (공간능력)들에 있어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을 나타내었다.


좌, 우뇌 어느 쪽인가가 손상된 사람에게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도록 하였을 때, 좌뇌에 손상을 입은 사람이 그린 그림에서는 윤곽은 정확하지 않지만 세부사항을 무시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우뇌에 손상을 입은 사람의 그림에서는 세부는 반영되고 있지만 윤곽은 엉망진창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온전한 사람의 좌 우뇌 활동성 연구에서는 작은 D로 이루어진 커다란 글자 L을 인식하는 연구에서 ‘L’ 이라는 문자로 의식할 때는 우뇌가 활성화 되지만, ‘D’라는 문자로 의식을 집중시키면 좌뇌가 활성화되는 것이 확인될 수 있었다. 이러한 실험들을 통해 좌뇌는 언어적, 분석적, 논리적, 계열적, 숫자를 조작하는 기능이 있으며, 우뇌는 비언어적, 전체적, 시·공간적, 직관적, 형태적 기능을 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를 발견한 스페리박사는 분리뇌 연구를 통하여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는 그동안 암흑에 가려져 있는 뇌의 내부세계를 보여주는데 큰 공헌을 하였고, 양쪽 대뇌반구의 특수성을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을 열었으며, 더 높은 차원에서의 뇌기능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데 큰 의의가 있었다.



 


신체활동의 뇌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을 통해 우측 신체는 좌뇌와 연결되어 있고, 왼쪽 신체는 우뇌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즉, 신체를 자극하게 되면 이는 뇌에 자극을 주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신체의 패턴변화는 뇌 패턴 변화에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쓰지 않는 근육을 의식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뇌 사용의 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같은 만화를 보아도, 웃는 표정을 하면서 본 사람들이 ‘더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신체 근육의 긴장이 감정, 정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신경교세포가 많이 감길수록 뉴런의 신경전달, 정보 전달의 속도가 빨라지게 되는데, 운동을 통하여 이러한 교세포의 발달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특히 뇌세포의 감소가 많아지는 중년 이후에는 뇌 발달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한다.


뇌에 영향을 미치는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배운 후 뇌 발달을 위하여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자극하는 좌우 교차 체조를 배웠다. 또한 한 가지 감각을 차단하여 다른 감각을 활성화시키는, 눈을 감고 밧줄 위를 걷는 활동을 통해 소뇌에 자극을 주는 활동을 하였고, 손동작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비대칭적 동작을 통해 기억력, 주의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을 자극하도록 하였다. 무언가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자극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자극만 선별하는 시각 주의력이 필요하고 하였다. 집중하고자 하는 대상을 따라 시선이 움직이는 것을 훈련하면서 시각 집중력과 운동을 통한 의식적인 집중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감각, 운동이 결합한 활동, 공간 지각력과 시각적인 변별력을 촉진시켜 방향이나 공간에 대한 감각을 증진시고, 두 눈의 협응 능력과 손과 눈의 협응 능력을 통해 쓰기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활동을 직접 해보았다. 또한 기쁨, 의욕과 관련된 도파민, 행복한 기분과 관련된 세로토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함께 배웠다.



 

주의집중의 뇌

 

인간의 뇌는 한 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 중요한 자극이나 정보만을 선택하여 처리하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주의를 기울일수록 특정 정보에 뇌가 더욱 크게 반응하는 것을 실험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목표물에 시선을 집중했을 때는 주변이 흐릿하게 보이기도 하고, 내가 목표한 소리 이외의 것들은 잘 들리지 않는 현상에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강사님은 칙센트미하이 (Mihaly Csikszentmihalyi) 학자의 ‘flow(몰입)’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주의집중의 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몰입이란 행위에 깊게 몰입하여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서는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어버리게 될 때의 심리적 상태이다. 명확한 목표가 주어져 있고, 활동의 효과를 곧바로 확인 할 수 있으며, 과제의 난이도와 실력이 알맞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누구나 어떤 활동에서도 몰입을 맛보면서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똑같이 하는 청소를 ‘운동’으로 여긴 집단과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은 집단을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즉, 내가 하는 활동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면 뇌의 생리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뇌파연구 결과 창조적 발견과 발상은 뇌의 네트워크 연결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창조적인 발상은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습득되어 온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한 몰입과 함께, 좌우 뇌가 활발한 상호작용을 이루었을 때 생산적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강사님은 간디의 자서전 속 어록을 소개하며 이러한 뇌과학의 결과들을 통해 교육과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해주었다. 간디가 말한 성찰과 내면의 울림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상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사고를 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자신의 내면에 귀를 여는 방법은 나의 감각, 사고를 살피고 자기 자신에 대해 이해를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미 답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그 답이 드러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교사의 역할임을 역설하였다. 순간 1부에서 들었던 ‘맛과 창의성’ 강연 내용이 떠올랐다. 감각을 통한 행복의 추구가 내부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과정이라는 것, 이 모든 내용들이 하나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았다. 또한 각각의 재료처럼 인간 개개인이 지닌 뇌의 구조와 모양과 성질 모두 다양하다는 것이 뇌과학적 접근을 통해 좀 더 분명하게 인식되었다.

특히 청소년, 아동의 두뇌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을 통해 기존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좀 더 뇌 친화적인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학교에서 대다수의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에게는 그 시간을 자신의 특성과 흥미에 따라 유용하고, 의미 있게 보내는 것이 뇌를 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일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뇌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의 창의적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교수학습과 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나 역시, 좋은 강연과 즐거운 활동 덕분에 이 포럼의 현장에 몰입할 수 있었던 유익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글_ 이유진 (서울화일초등학교)

출처_ 크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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