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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반의 '1인 맞춤형 교육 시대' 열릴까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올해 5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습니다. 자신이 이끄는 버크셔해더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한 약 3만 명의 주주들 앞에서 “내가 어리석었다”고 공개 고백을 한 것이죠.
그는 “구글의 탁월함을 미리 알아채지 못했다”며 “기회가 있었을 때 기술주를 더 많이 샀어야 했다”고 후회했습니다. 구글 주식을 매입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모두 날려버렸다며 아쉬워한 것이죠. 버핏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을 사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너무 멍청했다”며 투자자들에게 후회의 뜻을 전했습니다.
구글과 아마존은 미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IT 기업입니다. 페이스북, 넷플릭스와 더불어 ‘FANG’이라는 애칭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은 활황세인데요, ‘S&P 500 IT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 상승세는 미국의 간판 기술주인 ‘FANG’이 주도했습니다. 버핏이 땅을 치며 후회할 만한 성장세이죠.
이들 기업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많은 스타트업 인재들이 IT 분야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에서도 뜻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다수 소개된 알트스쿨(Alt School)이 대표적인 사례죠. 구글 임원 출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알트 스쿨은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등지에서 유아부터 중학생까지 아우르는 8개의 사립 실험학교(lab school)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IT 기술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로부터 약 2000억원을 투자받았죠.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부부는 물론이고, 애플의 전설이 된 스티브 잡스의 아내로렌 파월 잡스, 피에르 오미디야르 이베이 창업자 등이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가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교육 모델은 ‘1인 맞춤형 수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칠판 앞에서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교사의 모습은 찾기 어렵죠. 공통의 커리큘럼이 있지 않고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수준을 고려한 수업이 진행됩니다.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질문이나 과제를 던지고, 해답은 학생들이 스스로 찾고, 배우고, 익혀서 발표한다고 하네요. 이런 개인화 학습이 가능해진 것은 전용 소프트웨어가 있기에 가능합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과 스마트폰 앱 등으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실시간으로 학습 상황을 체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이죠.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CEO도 대안형 공립학교인 ‘서밋 스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서밋 스쿨 역시 ‘1인 맞춤형 온라인 교육 플랫폼’ 운영으로 개인에 최적화된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하네요. 주커버그 CEO는 직접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고 있기도 합니다. 서밋 스쿨이 주로 고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면 2013년 건립된 스티브 잡스 스쿨은 초등 미래학교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똑같은 나이의 학생들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로 한 반이 구성돼 제각각 개인화된 수업을 받을 수 있다네요. 이 또한 ‘개인화 수업’에 최적화된 모델입니다. ‘FANG’의 일원인 넷플릭스는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이 포함된 수학 교육 프로그램에 1100만 달러를 투자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미국 학생 2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한 반 20~30명의 학생이 모두 제각각 흥미와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다면 성적을 비교당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만의 진도로 나만의 학습단계가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학생과 비교당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러니 자연스럽게 성적 스트레스와 낙오자가 사라집니다.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교육 실험은 국내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부 문화가 발달한 미국 사회와 우리나라 사회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어찌됐든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급격한 사회변화에 발맞춰 교육 시스템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국내외 전문가들 간 이견이 없는 듯 합니다.
교육은 한 사람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기에 신제품 개발처럼 아이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모색은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미래 세계의 변화에 걸맞는 혁신적인 시도는 지속돼야겠죠.
‘FANG’에 버금가는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 기라성같은 기업들이 있을 겁니다. 이들은 모두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도하는 교육기부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죠.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교육개혁을 위해 적극 발벗고 나서고 있듯이 우리나라 IT 기업들도 ‘교육기부’라는 훌륭한 틀을 잘 활용해 다양한 교육혁신 사례를 창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_ 에듀드림 웹진 Vol.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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