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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 최고 평가받은 선생님들 만나보니

대한민국 교육부 2010. 7. 9. 15:20
2009 교원능력개발평가 시범학교에서 최고 평가받은 교사들을 만나보니

교원능력개발평가 시범ㆍ선도학교로 활동한 초ㆍ중ㆍ고교에서 학생ㆍ학부모 만족도 조사와 동료교사 평가 점수가 높았던 선생님들을 만났다. '수업의 달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교재 연구를 열심히 하고 학생 눈높이에 맞춰 가르친다는 것이다. 충남 천안시 안서초교 김미영 교사, 서울사대부설여중 홍수연 국어교사, 서울 대원국제중 한양욱 국어교사, 충남 부여시 전자고 이동재 과학교사가 어떻게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는지 그 노하우를 들어봤다.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교사들의 공통점은 교재연구를 열심히 하고 학생 눈높이에 맞춰 가르친다는 것이다. 사진은 한덕주 서울사대부설여중 과학교사와 학생들의 모습



#1 학부모와 소통하는 '친절한 선생님' 
김미영 안서초교(충남 천안) 교사

"교과서는 바이블이 아닙니다. 교과서를 가르치는 일상적인 수업은 하지 않아요. 그래서 수업이 파괴적이라는 평을 듣곤 해요."

충남 천안시 안서초교 김미영 교사(34)는 "교과서를, 교과서만 가르쳐선 안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김 교사는 수업 준비를 철저히 하고, 흥미 있는 자료를 제작한다는 평을 받았다. "수학 교과의 '시간 알아보기'단원을 가르칠 때, 작은 모형 시계 대신 집에 있는 큰 벽시계를 떼어내 가져갔어요. 유리를 빼내고 시침, 분침, 초침을 손으로 직접 돌린 후 학생들에게 시침을 돌려 보게 했어요. 평소 짝 활동, 모둠 활동, 퍼즐게임 등도 자주 합니다."

시를 읽고 경험을 이야기하는 고학년 국어수업의 일화다. 당시 제재시는 '방아 찧기'. 하지만 절굿공이로 방아를 찧어본 적이 없는 학생들에게서 경험이 나올 리 없었다. 제재시를 '감자'로 바꿨다. 흙이 묻어 있는 감자를 캐내 모둠별로 여러 개 나눠줬다. 손으로 감자를 만져 보고, 냄새를 맡고, 잘라 보았다. 직접체험을 하니 수업이 술술 풀렸다. 학생들에 대한 보상으로 교사가 삶아 온 감자를 나눠줬다. 

김 교사는 무표정한 이미지가 시트콤 주인공 '프란체스카'와 닮아 '프란체스카 교사'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하지만, 학부모들에겐 '친절한 선생님'이다. "학부모들과 연락을 자주 주고받아요. 문자메시지로 아이들 학교생활을 알려주고, 안부를 묻습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들의 호응이 높습니다."

김 교사는 "요즘 선생님들은 교과서를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을 만큼 바쁘다."면서도 "그래도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면 재미있는 수업을 할 수 있다."며 웃었다. 


 
#2 다양한 생활 속 예시로 '눈높이'수업 이뤄 
홍수연 서울사대부설여중 교사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수업을 한 게 비결 아닐까요."

서울사대부설여중 홍수연 국어교사(40)는 어려운 교과서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는 평을 듣는다. "국어 어휘나 문법이 어렵고 생경해서 학생들이 잘 몰라요. 수업 시간에 학생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생활 속 예시를 많이 들어요. 예를 들면 청마 유치환 시인의 '깃발'이란 시는 관념적이죠. 우리가 고교 때 배운 시니까 중학생에겐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텍스트를 연구하면서 '어떻게 수업할까'고민했어요."

이 시에 '노스탤지어'라는 어휘가 나온다.  홍 교사는 '고향을 몹시 그리워하는 마음'이라는 국어사전 뜻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향수병'이란 어휘로 접근해 알려줬다. 학생들이 아는 것에서 낯선 것으로 접근하는 게 그의 수업 방식이다. 


서울사대 국어교육과를 마친 후 1993년 교단에 나온 홍 교사는 2005∼2007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교육학 석사(읽기교육 전공) 학위를 받았다. 홍 교사는 "아이들 입장에서 소통하려고 애쓴다."며 "사춘기에 접어든 중1년생 딸을 키우니까 여학생들을 잘 이해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5월 교생 실습 때면 늘 당부하는 말이 있어요. 국어교사는 세상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고요. 바쁘게, 적극적으로 살라는 주문이죠. 사랑도 하고, 국내외 여행도 많이 다니고, 사람들도 만나고, 책도 읽으라고 권유합니다."    


홍 교사는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조용히 젖어드는 순간이 있다"고 했다. "특히 문학작품에선 사례를 많이 들수록 학생들을 수업에 끌어들일 수 있어요. 아이들은 교사가 직접 겪은 경험을 얘기해줄 때 반응이 뜨거워요. 물론 교과와 관련된 경험을 얘기해야겠죠?(웃음)"



#3 학생들에게 내는 유일한 숙제 '질문 준비'
한양욱 대원국제중 교사

"수업은 종합선물세트여야 합니다. 달콤한 초콜릿 맛도 나고, 담백한 스낵 맛도 나야 합니다."

서울 대원국제중 한양욱 국어교사(44)는 이같이 잘라 말했다. 한 교사는 "문학시간에는 감동에 초점을 맞추고, 논설문 시간엔 글을 읽는 힘을 증폭시킬 수 있는 논리적인 계산을 한 후 수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사는 교과서 본문을 읽으면서 수업하지 않는다. 숙제도 내주지 않는다. 단, 학생들은 수업 전 배울 부분을 읽고 자신이 질문할 내용을 준비해야 한다. 한 교사는 "수업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지적 호기심을 느끼도록 동기유발이 된다면 수업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수업 목표라는 바다로 달려간다."고 말했다. 

"연극, 응원, 레크레이션 강사 활동을 해서 활달한 성격입니다. 험악한 표정에 낮고 날카로운 톤으로 학생을 지적하면 처음엔 울먹이는 학생도 있어요(웃음). 지금은 학생들이 그런 표정을 지으며 날 째려본답니다." 

그는 "자기 색깔과 향기에 맞는 매력적인 수업을 개발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학생들이 교과 교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으면 자연스럽게 학부모 신뢰도 높아진다."며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교과활동과 상담활동을 함께 한다."고 조언했다. "동료교사들과 교육기자재 활용에 관한 토론도 많이 합니다. 늘 수업을 공개하고 다른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고민을 함께 나눕니다."

 

#4 직접 편집한 '과학 영상물'수업에 적용  
이동재 전자고(충남 부여) 교사

충남 부여시 전자고 이동재 과학교사(56)는 어렵과 딱딱한 과학을 귀에 쏙쏙 들어오게 가르쳐준다. 비결은 과학 영상물에 있었다. 학습 의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과학 영상물을 수업에 도입했다. 이 교사는 "전문계고 학생들은 인문교과 공부를 끈질기게 파고드는 경향이 부족하다."며 "과학 영상물을 편집해 수업에 응용했더니 학생들이 과학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자료 제작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교육방송 VOD나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을 녹화해 필요한 부분을 편집한 후 수업에 활용한다. 예컨대 파동의 크기를 설명할 땐 모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파장이 긴 너울성 파도의 위험성을 빔프로젝터로 보여준다. 이 교사는 영상물을 편집한 파일을 492개나 갖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하기 싫을 땐 계속해서 과학 동영상을 보여 달라고 조르네요(웃음). TV 카드를 이용한 녹화나 인코더 프로그램을 통한 편집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들도 있어요."

생활지도를 할 땐 학생들의 취미나 호기심에 맞는 대화하려고 애쓴다. UCC에 관심 있는 학생은 UCC 구성이나 제작과정에 관해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민을 나누게 된다. 

'35년차 교사'인 그는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새로운 수업 방법을 꾸준히 개발하고, 수업 자료를 충분히 갖춰 언제나 준비된 수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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