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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의 청소 프로젝트

대한민국 교육부 2018. 2. 3. 09:00

 

최대 규모의 청소 프로젝트

대한해협 쓰레기, 올해 치울 수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작은 카약 한 대가 일본 대마도를 떠나 부산으로 출발한 적이 있다. 카약에 타고 있던 2명의 사람들은 해양 환경오염에 관심이 많은 마이클 리드와 카약가이드인 하라 코지였다.




해상쓰레기 문제는 이제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 연합뉴스




이들이 작은 카약에 온 몸을 맡긴 채 대한해협의 거친 파도와 맞선 이유는 날로 심각해져가는 해상 쓰레기 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환경운동가로서 전 세계 바다가 얼마나 오염이 됐는지를 조사하고 다니는 마이클 리드는 “조사 결과 대한해협에 떠있는 해상쓰레기의 70%는 일본에서 나왔고 나머지 30%는 한국과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전하며 “대한해협을 비롯한 아시아 바다의 해상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북아 세 나라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해상 쓰레기 문제


카약을 탄 채 전 세계 해양의 오염 실태를 조사하러 다니는 마이클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이미 전 세계 대다수의 사람들은 해상 쓰레기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다만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일어나는 문제다 보니 그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해양 전문가들은 해상 쓰레기 문제를 인류가 직면한 재앙의 서막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시급하고도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 전문가들은 해상 쓰레기의 대부분이 썩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는 점을 들고 있다.


바다에 떠있는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들에게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갈매기나 상어의 경우 플라스틱을 음식으로 착각해서 이를 삼켰다가 위장이 천공되거나 폐색증에 걸려 죽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해류의 흐름을 이용하여 해상 쓰레기를 치우는 방식이 개발 중이다 ⓒ Ocean Cleanup




미 국립과학아카데미(NASciences)도 90%의 바닷새들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여 섭취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결국에는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어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미 해양대기청(NOAA)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태평양의 거대 쓰레기 조각들(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이라 불리는 남한만한 면적의 쓰레기 섬들이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를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서양과 인도양에도 거대한 쓰레기 섬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처럼 쓰레기가 모였다가 흩어지는 경우를 반복하는 이유는 원형으로 순환하는 해류와 바람의 영향 때문이다.




다음 계획은 대한해협에 떠있는 해상 쓰레기를 치우는 것


현재 해상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하는 인물은 거물 정치인도 아니고 재벌도 아닌 23세의 젊은이다. 어린 나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비영리 환경단체를 이끌면서 세계적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는 어엿한 환경 운동가다.


보얀 슬랫(Boyan Slat)이란 이름의 이 젊은이는 어릴 때부터 해양오염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약관의 나이에 해상 쓰레기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환경정화 프로젝트인 ‘오션클린업(Ocean Clean up)’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오션클린업은 해상 쓰레기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바다에 길이 100km, 높이 3m의 V자 형태 울타리를 만들어 부유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한꺼번에 수거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의 해상 쓰레기 제거 방식은 바다 위에 부유하는 쓰레기를 선박으로 쫓아다니면서 수거하는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오션클린업 프로젝트의 경우는 쓰레기가 모여 있는 장소에서 수거하기 때문에 비용과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무거운 플라스틱이나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들까지 거둬들일 수는 없지만, 현재 부유 중인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기만 해도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오션클린업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청소’ 프로젝트라고도 불린다.




해류의 흐름을 이용한 오션 클린업 프로젝트의 원리 ⓒ Ocean Cleanup




이처럼 특별한 장치 없이도 울타리만 설치해 놓으면 해상 쓰레기가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이유는 해류가 일으키는 ‘소용돌이(gyre)’ 현상 때문이다.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만 도는 해류의 원리를 이용한 것인데, 바다 중에서도 어떤 특정한 장소의 길목에 울타리를 설치해 놓으면 부유하는 쓰레기를 한 곳에 모을 수 있다는 것이 슬랫 대표의 설명이다.


오션클린업 프로젝트는 거름막을 가진 부유식 울타리가 해류의 흐름에 따라 수동적 방식으로 쓰레기를 걸러내는 형태로 운영될 예정인데, 현재는 북해에서 100m 길이의 프로토타입 울타리를 테스트하고 있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오션클린업을 설치했을 경우 10년 이내에 태평양 쓰레기 섬의 절반을 청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배를 이용하여 쓰레기를 수거하는 방식과 비교한다면 비용은 1/33 수준이며 속도는 거의 8000배가 더 빠르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이 같은 해상 쓰레기 수거 방식이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슬랫 대표의 다음 계획 때문이다. 그는 “현재 북해에서 테스트 중인 거름막 울타리들이 제기능을 발휘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다면, 2018년에는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에 2km 정도 길이의 대형 울타리를 설치하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해나 대한해협 모두 악조건을 테스트하기에 적합한 수역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오션클린업의 상용화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글_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출처_ 사이언스올 사이언스타임즈

저작권자 2018.01.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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