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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단 한명의 학생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6. 23. 06:00

이른바 "알몸 졸업식"의 충격으로 올해 졸업식에서는 학교마다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졸업식을 기획하고 학생들의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 있는 축제를 열기도 하면서 형식적인 졸업식을 벗어나 학생들의 일탈 행동을 막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졸업식 당일 변화를 주고 경찰병력을 투입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늘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을 '억지로 막는' 방법이 아닌 '스스로 느끼고 변화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한 핵심이라고 봅니다.  
 
요즘 뉴스나 주변에 들려오는 말로는 학생들이 심각한 행동을 해도 선생님들께서 그냥 '모른척'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그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학교가 단지 지식을 전해주는 역할 이외에 진정한 '교육'의 목표를 이룰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탈 학생들을 이끌어 주는 U-턴팀
 

그럼 이런 일탈 학생들을 학교나 선생님들이 이끌어 주는 방법은 없을까요?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일탈 가능 학생들을 지도하는 덕소중학교의 "U-턴팀 프로그램"을 취재해봤습니다. 먼저, 이 학교에서 U-턴팀을 운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여쭈어보았습니다.
 

전명자 선생님 (덕소중학교 교감)

 

졸업식을 앞두고 일탈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소외되지 않고 주인공으로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솔직히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너무 말썽을 피우고 힘들게 하는 경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졸업하고나면 끝이니까 나몰라라 하고 슬쩍 모른척 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본인의 잘못도 있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가정적인 상황이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의 인생을 위해서 우리가 포기해서는 안 되겠다, 끝까지 노력을 해서 학교의 품 안에서 최선을 다해보자, 그러면 저 아이들의 생각이 변하고 인생도 바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U-턴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전명자 덕소중 교감선생님


U자를 살펴보면 깊은 수렁이 보입니다. 열악한 가정환경이나 친구 등 여러가지 이유로 학생이 그 안에 빠졌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안에서 허우적대는 아이를 끌어내기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곳에서 아이를 끌어내고 더 나아가 리더가 되게 하자는 마음으로 출구 프로그램인 'U-턴팀' 계획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학기가 시작되고 학생들과 자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더 훌륭한 사람으로 지금 당장은 되기 어렵겠지만, 매일 어제와 달라진 모습을 발견하고 예전의 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찾아보자고 독려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멘토 선생님과 함께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장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학교를 밥먹듯이 빠지고 일탈행동을 했던 학생들은 이제 학교로 돌아와 즐거운 졸업식과 함께 예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새출발을 하게 되었고 선생님들은 그런 학생들을 지켜보며 큰 보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할 수 없다! 
 

덕소중학교의 U-턴팀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1:1 희망 멘토교사 결연
일탈우려 대상자로 선정된 학생들에게 희망하는 멘토교사를 신청하도록 합니다. 학생들은 평소에 대화가 통했던 선생님이나 본인이 좋아하는 과목의 선생님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멘토-멘티 1:1 결연식


이렇게 선택한 멘토선생님과의 결연식을 갖고 멘토와 멘티는 서로의 다짐에 서약하며 앞으로의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선언합니다. 
 

멘티 & 멘토의 다짐 서약


2 30일 변화일기 작성 및 꿈 찾아가기
이제 '셀프체인지 30일 프로젝트' 변화일기 작성을 시작합니다. 
 
노트에 하루 하루 다른 내용의 일기를 적어가는데요, '만약 독서휴가를 간다면 가지고 싶은 책과 이유는?' '로또에 1등으로 당첨된다면?' '저녁 만찬에 초대하고 싶은 위대한 인물이 있다면? 그 이유는?' 등의 다양한 질문들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예전의 나보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점'과 '아직 실천하고 있지 못한 점'을 적게 해서 현재 상황에 대한 자기점검을 하도록 했습니다.

변화일기 첫째날 (좌) / 변화일기 둘째날 (우)


 U-턴팀 중 한 학생의 30일 변화일기를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중 인상깊었던 6일의 내용을 담았는데요, 매일 멘토 선생님께서 적어주시는 말씀이 감동적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돌아보며 또 앞으로의 인생을 생각하며 멘토 선생님의 조언을 새기며 학생들은 변화해갔습니다.

Q 지금까지 사는 동안 제일 자랑스러웠던 일은?

지하철역에서 노숙자 분을 도와드렸다. 마음 먹고 공부했더니 교과우수상 탔다! ㅋㅋ

 

M 멘토 선생님의 말씀

교과우수상은 상위 5%의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상이야. 평생 교과우수상을 못 받아보는 학생들이 더 많아. 그만큼 넌 대단한거야! 힘내자! 


Q 예전의 나보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점은?

컴퓨터 사용시간이 3시간 → 2시간으로 줄었다. 공부는 1시간 이상 하고 있다.

 

Q 아직 실천하고 있지 못한 점은?

금연이 아직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

 

M 멘토 선생님의 말씀

금연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 교우관계도, 공부도, 시간 활용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구나. 진심으로 **이가 자랑스럽다. **이 화이팅!

 

Q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내가 전에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일에 젖어있었는지 알게 된 것. 또 앞으로 내가 발전하고 바뀌어가는 것을 알아가게 되는 것.
 

Q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보다 안 쓰던 일기를 써야한다는 점. 설문에 하나하나 답하기도 좀 힘들다. 하지만 이것도 추억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Q 나의 멘토 선생님은 어떠한가요?

방학 중에도 전화 많이 해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조언을 아낌없이 해주신다. 나의 장래 희망인 체육선생님이 나의 멘토라는 것이 너무 좋다. ***선생님을 절대로 잊지 못할 거다.

 

M 멘토 선생님의 말씀

선생님이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가 될 거라는 말은 정말 기분 좋은 말이더구나. **이가 선생님에게 애정어린 관심을 보여준 것처럼 **이도 선생님에게 잊지 못할 멘티라는 것을 알아주길.. 긍정적으로 변모해 하는 **이의 멘토라는 것이 참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Q 길을 걷다가 100만원을 주웠다.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이런 경험이 있다. **이랑 독서실 화장실에서 지갑을 주웠는데 그 안에 5만원 지폐가 엄청 많았다. 욕심도 생겼지만 우리는 그 지갑을 파출소에 갖다드렸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기면 주인을 찾아줄 것이다.

 

M 멘토 선생님의 말씀

선생님이 생각했던 것보다 **이는 훨씬 더 놀랍고 멋진 녀석이구나! 그런 양심과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무엇을 하든 성공할거야. 양심청년 **이 화이팅!



Q 개학이다!

오늘 개학을 했다. 애들 머리가 가관이었지만 보고 싶었던 친구들을 보니 좋았고 선생님들을 보니까 너무 반가웠다. 공부를 1시간 이상 하고있고 기상시간 8시 50분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예전보다 잘하고 있는 점이지만 마지막까지 금연을 실천하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M 멘토 선생님의 말씀

고등학교에도 '그린마일리지'가 있어. 그 중에서 흡연은 꽤 치명적인 벌점을 주게 될거야. 공부를 잘해도 상벌점 관리가 되지 않으면 두고두고 **이에게 문제를 안길거야. 올 한 해 **이가 열심히 노력해서 꼭 금연에 성공하길 바란다. **아,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졸업식의 빛나는 주인공 되기  
 

자! 졸업식 날이 되었습니다. 이제 졸업식에 아예 나오지 않거나 구석에 앉아 지루한 졸업식이 빨리 끝나기만 바라고 있는 그런 학생들이 아닙니다. 즐거운 축제로 변한 졸업식에서 U-턴팀의 학생들은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일탈을 넘어 리더로 성장하기
 

이제 U-턴팀 학생들은 단순히 일탈을 벗어난 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지도교사와 함께 일탈 위험지역을 순회하며 계도활동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일탈을 넘어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우게 되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U-턴팀 학생들을 만나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습니다.
 
Q1 U턴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본인의 어떤 면이 바뀌었나요?

- 학교를 빠지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U턴팀을 하기 전에는 선생님들도 신경 안 쓰고 내버려두었으니까 저도 그냥 학교 밖에서 방황하고 학교도 툭하면 빠지고 그랬어요. 그런데 선생님들이 편하게 해주시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좋으니 학교를 빠지지 말라고 하시니까 밖에서 돌아다니지 않고 일단 학교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루만 더 결석하면 학교에서 쫓겨나는 거였는데 U턴팀 하고나서는 하루도 안 빠졌어요. 담배도 끊었어요.


Q2 멘토 선생님과의 1:1 결연은 도움이 되었나요?

어딜 가나 무시 당하고 누구도 말을 잘 안 들어주고 그랬는데, 멘토 선생님들은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들어주시고 그래서 좋았어요.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제 속의 말들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저를 많이 아끼신다고 느꼈습니다. 전 졸업하고나서도 평생 선생님을 잊지 못할 겁니다.

 
Q3 다른 학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추천하고 싶나요?

꼭 추천하고 싶어요. 전 제가 어떻게 바뀌었나를 잘 아니까요.  제가 했던 경험을 다른 학생들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Q
4
 
누구보다 체벌을 많이 받았을텐데 체벌금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모두가 다) 체벌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솔모기자는 이 대답에 많이 놀랐어요. 당연히 없애야 한다고 말할 줄 알았거든요.) 심하게 나쁜 짓을 하면 혼나야 합니다. 단, 때리지 말고 차라리 벌을 주는 편이 나아요. 신체적인 체벌은 기분이 나쁘고 자존심도 상하고 반성은 커녕 반감만 커지거든요. 차라리 청소를 힘들게 시킨다거나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하면서 이 학생들이 정말 예전의 '일탈학생'이었었나 의심이 될 정도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졸업식이 진행되는 동안 환하게 웃는 모습도 종종 보였습니다.
  
졸업 후 마이스터고에 진학한다는 학생이 마지막으로 해준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제 질문은 'U턴팀 같은 일탈 학생 지도 프로그램을 시작하려는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였는데요, 이렇게 대답해주었습니다.
 
"선생님을 믿고 한 번 따라가보세요!"
 
이렇게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고 이끌어주려는 고마운 선생님들의 노력이 있기에 우리 교육에 밝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학생들을 위해 묵묵히 애쓰시는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과 함께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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