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팩토리 :: 남극에 가면 ‘오래된 지구’가 보인다!
 


남극에 가면 ‘오래된 지구’가 보인다!



지구에 있는 거의 모든 얼음이 모여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남극북극입니다. 바람소리마저 차갑고, 세상을 모두 덮칠 것 같은 눈보라가 부는 곳이죠. 똑같은 지구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추워 우리에게 알려진 게 적은 ‘신비의 땅’입니다. 그런데 남극과 북극은 왜 이렇게 추운 것일까요?
 
극지방이 추운 이유는 땅이 태양과 이루는 각도에 있습니다. 적도 지방과 비교하면 극지방은 태양이 높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태양과 땅이 이루는 각도가 작기 때문입니다. 적도에서 한낮이 되면 해가 머리 바로 위에 높이 뜨지만, 극지방에서는 한낮에도 해가 낮은 곳에 뜹니다.
 
다시 말해 적도 지방은 태양이 머리 바로 위에 떠서 햇빛을 많이 받고 날씨가 더워집니다. 반면 극지방은 아침이나 저녁처럼 태양이 비스듬하게 비춰서 태양빛이 넓게 퍼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일정한 면적에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의 양이 적어서 추워지는 거죠.
 
똑같은 극지방이라도 남극이 북극보다 훨씬 더 춥습니다. 그 이유는 남극이 대륙이기 때문입니다. 북극의 한가운데는 바다가 있지만, 남극에는 넓은 육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다는 데워지고 식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육지는 햇빛에 따라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내려갑니다.
 
게다가 남극대륙에 있는 두꺼운 얼음은 햇빛을 반사해 육지가 햇빛을 흡수하는 걸 막습니다.시속 325km의 강한 바람, ‘블리자드’가 불어서 남극 대륙을 더 춥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추운 환경은 ‘고대 기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도움이 됩니다. 남극의 얼음 속에 고대 기후의 흔적들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남극의 얼음에 남아 있는 흔적은 바로 ‘고대 지구의 공기’입니다. 남극의 얼음을 물에 넣고 귀를 기울여 보면 탄산음료에서처럼 톡톡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얼음 속에 들어 있는 공기 방울이 터지는 소리인데요. 아주 오래된 얼음은 20%보다 적은 공기가 들어 있고, 최근에 만들어졌을수록 공기의 양이 많습니다.
 
얼음 속 공기는 남극에서 오랫동안 눈이 쌓이고 압축되는 과정에서 들어간 것입니다. 눈과 공기가 뒤섞인 채 얼음이 만들어졌고, 아래에 깔리게 된 것이죠. 이 공기는 지금의 공기와 다릅니다. 눈이 쌓이던 당시에 지구에 있었던 아주 오래된 공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오래된 공기가 어떤 성분으로 이뤄졌는지 연구하면 당시 환경과 기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얼음은 해마다 차곡차곡 쌓이므로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오래된 것입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남극의 얼음에 깊숙한 구멍을 뚫어 얼음을 구합니다. 이렇게 얻은 긴 원통 모양의 얼음 조각을 ‘아이스 코어’라고 합니다. 아이스 코어는 오래 전 지구의 공기에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있었는지, 기후가 어땠는지 등에 대해 알려줍니다.
 
남극에서 가장 추운 연구기지인 러시아 보스토크 기지는 백두산보다 더 높은 곳(해발 3,488m)에 있습니다. 이 아래에는 두께가 무려 3,800m 정도 되는 얼음이 깔려 있습니다. 이곳 지하 3623m에서 캐낸 얼음은 약 42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 얼음 속 공기를 조사하면 42만여 년 전 지구의 공기와 기후에 대해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지구의 역사를 밝히는 과학자들에게도 남극은 고마운 장소입니다. 남극에서 운석을 찾기 쉽기 때문입니다. 운석은 우주에서 떠돌던 암석인데, 지구 대기에 타지 않고 떨어진 것들을 조사하면 46억 년 전의 태양계나 지구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남극은 하얀 얼음으로 덮여있어서 운석이 눈에 잘 띄고, 얼음에 밀려서 산 아래 한 쪽에 몰려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수집한 운석의 3분의 2 정도가 남극에서 발견됐습니다. 우리나라도 2006년부터 남극에서 운석을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수많은 운석을 찾았습니다.
 
이처럼 남극에는 오래 전 지구에 대해 알 수 있는 많은 단서가 있습니다. 얼음에는 오래 전 지구의 기후를 알아낼 열쇠가 있고, 운석은 태양계와 지구가 초기에 어땠는지 연구할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아무리 춥고 험하다고 해도 남극으로 떠납니다. 호기심과 도전정신은 남극 추위가 꺾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남극 뿐만 아니라, 우주공간에 있는 얼음도 외계생명체에 대한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얻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생명체가 살아가려면 물이 있어야 하고, 우주에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르는 흔적을 찾기 위해서는 물 또는 물이 얼어붙은 흔적을 찾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물이 있을지도 모르는 최대 후보는 바로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가니메데라고 해요. 이 위성에서 생명의 흔적을 발견하기위해 이 위성에 보낼 착륙선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 착륙선은 이 위성들을 뒤덮고 있는 두께 20km가 넘는 얼음을 뚫고 액체의 바다에 관측장비를 넣어 우주공간에서의 생명체의 기원에 대해 탐사하게 됩니다.
 
차가운 얼음 위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연구하길 빕니다. 그리고 그들이 찾은 ‘오래된 지구’의 모습을 기다려 봅니다.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카리스쿨’(www.karischool.re.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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