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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학생이 원하는 직업 vs 학부모가 원하는 직업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 18. 07:00


며칠 전 교과부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의뢰하여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배치된 고등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1년 학교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습니다.
 
예비 고1인 저에게는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한참 고민하고 있는 시기라 그런지 굉장히 관심이 가는 내용이었는데요, 뜻밖에도 고등학생이 선호하는 직업 압도적 1위는 '교사'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안정적'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교권이 바닥에 추락했다고 연일 언론에 기사화되고 있는 요즘 분위기에서도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교사를 선호직업으로 선택한 것은 그만큼 미래의 삶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학부모가 원하는 직업 1위는 공무원이었으며 그다음 근소한 차이로 '교사'가 차지했습니다. 학생들의 생각과 차이는 있으나 '안정적 직업'에 대한 선호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에 대한 선호도는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1. 학생, 학부모 모두 안정적 직업 원해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교사(11%), 공무원(4.2%), 경찰관(4.1%), 간호사(3.9%), 회사원(3.6%) 기업 CEO(3.4%), 의사(3.2%), 요리사(2.3%) 사회복지사(2.2%), 생명과학연구원(2.0%) 등의 순이었습니다.
 

(↑ 학생이 희망하는 직업 / 2011년 학교 진로교육 현황조사)


 
학부모가 선호하는 직업은 공무원(17.8%), 교사(16.9%), 의사(6.8%), 간호사(4.8%), 자녀의견 우선(4.4%), 경찰관(3.7%), 회사원(2.9%) 판사 및 검사(2.0%), 직업군인(1.9%), 한의사(1.7%) 등의 순이었습니다.
 

(↑ 학부모가 희망하는 자녀의 직업 / 2011년 학교 진로교육 현황조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도 성장이 불투명하고 계속되는 고용불안에 대한 걱정 때문일까요. 학생과 학부모가 공통으로 원한 것은 안정적인 직업이었습니다. 순위는 바뀌었지만 모두 1위와 2위로 교사와 공무원을 선호했다는 것이 이런 분위기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학생 선호직업에서 요리사, 사회복지사, 생명과학연구원 등이 순위에 들어간 점이 독특한데요, 세월이 바뀌면서 전통적 가치관보다는 자신의 관심 분야를 중시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사가 선호직업에 포함된 것은 봉사와 나눔이 인성교육의 주요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학생들의 눈에도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로 비추어졌기 때문이 아닐까요. 바람직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소질과 적성을 최우선으로 고려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고려하는 요인으로 소질과 적성(57.1%)을 압도적으로 많이 꼽았습니다. 그다음으로 학업성적(29.0%), 높은 소득(6.7%), 부모님의 희망(4.2%) 등이 순위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블로그에 학생들이 올린 덧글에는 '소질과 적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진로를 결정한다면서 희망 직업 1위가 교사, 2위가 공무원으로 나왔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소질과 적성에 따라 진로를 결정하고 싶었으나 결국 '안정된 삶'을 위해 더 중요한 요소를 포기한 것이 아니겠느냐', '우리의 슬픈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라는 반응이었습니다. 학업성적이 29.0%로 2위를 차지했다는 것 역시 '부정하고 싶지만 성적에 따라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 희망 진로 목표를 정하는 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요인 / 학생)


 
학부모가 자녀의 진로 방향 설정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1위는 학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질과 적성'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고려 요인에는 학생들의 생각과 차이가 많이 있었는데요, '높은 소득'을 제외하면 일치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 몇몇 학생들은 '부모님은 자식의 소질과 적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진로를 생각한다고 대답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도 결국 비전이 없다거나 그런 직업으로는 먹고 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결국 부모님께서 원하는 직업으로 유도하신다. 이런 문제로 부모님과 언쟁을 하고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도 많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자녀의 진로선택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인 / 학부모)


 

3. 진로교육이 필요하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진로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 진로교사가 필요하다는 것에 절대적으로 공감했으며(학부모 86.9% / 학생 83.6%), 학생과 진로교사와의 상담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났습니다(75.5%). 또 학부모의 76.8%가 자녀의 진로결정에 진로교사의 상담이 도움되었다고 대답했습니다.
 
진로 고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학교 교육활동으로 학생들은 적성검사(55.6%)와 진로상담(16.9%), 창체 진로활동(15.7%), 진학상담(15.6%) 등을 꼽았으며(복수응답) 희망하는 진로교육 활동으로 직업체험(54.4%), 진학상담(36.6%), 적성검사(32.0%), 진로상담(31.9%) 순의 답변을 했습니다.
 
위에 나온 조사 결과 이외에도 진로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는 바로 '학부모들의 직업에 대한 인식 정도'가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현존하는 직업 중 알고 있는 직업의 개수'에 관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학부모의 직업인지도 / 2011년 학교 진로교육 현황조사)


 
자녀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소질과 적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면서 정작 거기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다면 부모님의 역할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문 진로진학상담교사들이 적성검사나 면담을 통해 학생이 원하는 적성과 소질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주도록 도와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에는 변명이 보인다


인생을 먼저 살아온 선배로서, 부모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학생들은 진로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주저 없이 '부모(43.3%)'를 1위로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니 '안정된 직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하셨을 것이고, 그래서 자녀를 사랑하고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소질과 적성보다 안정된 삶 쪽에 더 무게를 두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는 만큼 직업 역시 더 다양화 세분화 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시고, 적극적인 진로진학상담과 함께 직업관련 전문 사이트도 참고하시면서, 아이들이 즐거움과 보람을 가질 수 있는 평생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에는 변명이 보인다'
 
제가 아는 유일한 필리핀 속담입니다. 사는 땅이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생각하는 것은 비슷한가 봅니다. 아무리 미래의 전망 밝은 직업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적성과 맞지 않다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고,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직업이라도 본인이 즐거움을 느끼고 열정을 가진다면 최고의 직업이 될 수 있으며 성공도 따라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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