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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교사의 교생실습 이야기 본문
최근 국민요정 피겨 선수 “김연아” 선수가 교생을 나가서 더욱더 화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교생실습입니다. 사실 학교 현장에 있고, 교생시범학교에 근무하다 보니 올해는 정말 많은 교생을 만나고, 많은 교생의 수업을 볼 수 있었던 저에게도 행운의 해입니다. 사실 외부인에게는 “교생” 하면 낭만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직에 있는 사람에게 교생은 “낭만”보다는 치열한 사회생활의 시작으로 보일 수도 있고,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일입니다. 교생을 거쳐 교사가 된 지금. 교직이라는 곳 안에서 들여다보는 교생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두려움으로 시작한 첫 교생
물론 아이를 좋아해서 시작한 교대 생활이지만 “가르친다.” “아이를 대한다.”는 것에 최초의 시작이 바로 교생입니다. 그전에는 과외 등 1:1로만 만나는 아이들을 단체로 만나서 누군가 앞에 교사로 선다는 것의 시작이 바로 교생이죠. 초등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목적대인 교대는 사범대보다 교생실습을 자주 나갑니다. 저 같은 경우는 4번의 교생실습을 경험했습니다. 사범대에 다닌 친구는 대학 4학년 때 한 달 동안 실습을 나가더라고요. 교대의 경우 처음 2학년 때는 일주일간 참관만 하는 교생실습을 하고, 그 다음 학기에 교생을 나갈 때는 직접 수업을 합니다. 마지막 4학년 때는 담임 역할까지 해 보는 교생실습을 하게 됩니다. 처음 참관 교생실습은 그래도 재미있게 다녔는데, 수업하는 교생실습에 나가서는 너무 긴장해서 첫 수업을 어찌 마쳤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교생실습이 끝나고 긴장이 풀리면서 주말에 20시간을 내리 잤던 기억도 납니다.
교생 시범학교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실제로 중학교 교사인 제 친구에게 물어보니 중고등학교 교사를 하는 사범대는 학교에서 교생 실습을 나갈 중·고등학교를 선정해 주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집 근처 중 고등학교에 교생이 직접 찾아가 부탁을 해서 그곳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초등학교는 “교생실습 시범학교”로 정해진 학교에 정해진 인원수의 교생이 배정됩니다. 한 5개 정도의 학교 이름이 나오면 전산시스템으로 1지망에서 5지망 순으로 원하는 학교를 적습니다. 그러면 많은 수가 희망한 학교는 운이 나쁘면 떨어져서 먼 학교로 배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한번은 1시간 반 거리의 학교로 배정을 받아서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교생시범학교는 각 지역 교육청에서 학교의 위치와 교사들의 역량 등을 고려해 교생을 지도할 우수한 학교를 선정하는 것입니다. 교대 부설초등학교는 교생실습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학교로 교대 옆에 있습니다. 매 실습기간 정해진 인원수를 받아서 다른 시범학교들과 함께 교생실습을 주도하죠.
잊을 수 없는 담당 선생님
교생들에게는 담당 선생님이 계십니다. 아이들에게는 담임선생님과 마찬가지죠. 저도 잊을 수 없는 담당 선생님이 계십니다. 2002년 여의도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계신 제 담당 선생님이셨습니다. 수학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남자 선생님으로부터 다양한 수학 교수법을 배울 수 있어서 행운이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지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개발해라.”고 조언 해 주셨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는 물론 모든 과목을 다 가르쳐야 하고, 아이를 전인으로 키워야 한다. 하지만 6년간 아이는 다양한 선생님을 만난다. 수학을 잘하는 선생님, 음악을 잘하는 선생님, 미술을 잘하는 선생님 등 다양한 선생님을 통해서 전문적으로 배우는 분야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많은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익히고, 다양한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후 저는 여전히 저의 전문적 재능을 찾고 있지만, 아직도 이 작업은 진행 중입니다. 물론 퇴직할 때까지 계속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선생님에 저에게 전해주신 그 열정은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첫날 사전 모임에서 자신이 교사가 된 이유와 자신이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해 준 선생님도 기억에 납니다. “저는 어린 시절 초임 발령받은 선생님 반의 학생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처녀 선생님은 매일 방과 후에 놀 것이 없는 시골 아이들인 저희를 데리고 운동장에서 함께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놀다가 깜깜해지면 사택으로 가시곤 했습니다. 그 선생님처럼 아이와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저도 교대에 진학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하신 담당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저도 교사가 돼서 아이와 놀아주는 교사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 외에도 자신의 제자를 교생교사로 받은 선생님들 등 주변의 교생과 관련된 훈훈한 사연을 많이 보았습니다.
교생실습을 나가면 무엇을 할까?
교생실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역할을 배우는 것입니다. 다른 전공자들이 회사 같은 곳에 인턴으로 가서 실무를 배우는 것과 같죠.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실무는 수업이니까요. 이에 학교가 정해지면 미리 사전협의를 통해 학년을 배정받고,(교대의 경우는 실습을 여러 번 나가기 때문에 실습을 나갈 때마다 저, 중, 고학년을 돌아가면서 배당받습니다.) 가장 먼저 자신이 할 수업을 배당받습니다. 과목도 국어, 영어, 수학, 사회, 음악, 미술, 체육, 실과, 도덕, 재량, 특활까지 다양하게 받습니다. 저학년의 경우 통합교과라서, 국어, 수학,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바른 생활을 골고루 배당받습니다. 그러면 실습을 나가기 전 2주 정도의 준비기간 동안 열심히 교재연구를 하고 수업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실무실습 기간에는 학교의 행정적인 업무, 담임 업무까지 배우게 됩니다. 한 교생 담당 선생님 당 4~5명 정도의 교생들을 받는데요. 4~5명의 교생이 학생을 나눠서 배정받은 후 상담도 하고, 학생 생활지도 등의 역할도 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교생들이 가장 기대하는 선배교사와의 만남
교생실습 기간에 교생과 교사의 체육대회를 통해 교사와 정을 쌓기도 하고요. 수업만 하는 게 아니라 학교폭력, 상담, 영어 수업의 기술, 교사 복무에 대한 이론적인 것도 배우게 됩니다. 우리 학교는 4학년 교생들을 받았는데요. 2학기에 초등임용고사가 있기 때문에 실제 시험과 관련된 수업 실무실습도 사전에 해 보고, 교사들의 지도 조언을 받습니다. 또, 지도 안 짜는 법도 배우고, 영어 회화 시험에 대비해 영어 수업도 해 봅니다. 또, “선배교사와의 만남” 시간은 교생선생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작년 또는 재작년에 발령을 받은 신규교사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해 주었던 말을 적어봅니다!
<교생실습을 나간 교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1. 무엇보다 배우는 자세로 임해라.
신규교사도 마찬가지이지만 교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는 자세입니다. 이때는 무엇이든 스펀지처럼 받아들일 수 있고, 실수해도, 용서됩니다. 이에 모르는 것은 먼저 묻고, 배우려는 자세로 임한다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교생이 될 것입니다.
2. 학생에게 무엇을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친구가 되려고 해라.
저도 처음 신규교사 때는 잘 가르치는 것을 무엇보다 중시했습니다. 제가 수업준비를 열심히 하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가르칠지에 집중을 한 것입니다. 물론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르치기 전에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레포)가 어떠냐에 따라서 똑같은 것을 똑같은 방법으로 가르쳐도 다르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즉, 아이들을 먼저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관계를 형성한 후 가르친다면 아이들은 더 집중해서 수업을 들을 것입니다. 잘 가르치는 교사는 순간이지만 기억에 남는 교사는 평생입니다.
3. 눈과 귀를 열고,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활동해라.
실제로 교생실습 기간에 하루 종일 수업을 하거나 강의를 듣는 것은 아닙니다. 수업준비를 위한 쉬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에 교생실습실에만 있기보다는 찾아다니며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을 볼 것을 권합니다. 물론 사전 양해를 구해야겠지만요. 이때 보는 수업은 훗날 실제 교사가 되었을 때의 피와 살이 될 것입니다. 실제 교사가 되면 자신의 반 아이들과 수업을 하느라고 다른 동료교사의 수업을 볼 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또, 다른 동료교사도 매번 마주치는 교사가 수업을 참관한다고 하면 부담스러워합니다. 하지만 교생에게는 당연한 권리니 마음껏 누리세요.
4. 부담되겠지만 대표수업을 자처해라.
실제로 학교마다 대표 교생이 있어서 전 선생님들 앞에서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게 됩니다. 보통은 서로 원하지 않아 제비뽑기를 하는데요. 그보다는 자신 있게 자처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많은 수의 교사가 바라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만큼 많은 교사의 평가로 수업을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교생실습을 나간 예비교사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1. 교사 역할 훈련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는 책으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대화법 등 다양한 기술을 이야기하는 좋은 책입니다.
2. 빛깔이 있는 학급운영
실무적인 책이긴 하지만 임용고사 합격 후 제가 제일 처음 읽었던 책입니다. 학급운영을 효율적으로 하는 법, 기억에 남는 교사가 되는 법 등에 대해서 상황별로 자세히 제시된 교사를 위한 매뉴얼 북입니다.
3. 배움의 도
위의 책과는 조금 반대되는 성격의 책으로 실무적이라기보다는 철학적인 책이죠. 교사로서의 나의 모습을 다잡고 싶을 때,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펼쳐보는 책입니다.
4. 교사와 학생 사이
부모와 아이 사이 등 많은 책을 출판한 저자가 쓴 책으로 교사와 학생의 관계 형성을 위한 방법이 제시된 책입니다.
교생실습 시 권하고 싶은 사이트: 수업 시 필요한 지도안, 노래, 교재연구 등을 위한 자료 등 온갖 교육과 관련된 사이트들이 망라된 좋은 사이트입니다.
http://ipco.byus.net/
“편협한 교사가 되지 마라” 이는 제가 지금도 하고 있는 말입니다. 30명의 아이를 30개의 눈으로 바라봐 줄줄 아는 교사가 되고 싶은 것이 저의 마음입니다. 교생실습을 나가기 전 많은 상상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면 그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열린 눈으로 학교와 아이들을 바라보세요. 열린 교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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