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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선행학습으로부터 우리 아이를 지켜주세요!
4학년이 시작된 3월의 어느 날, 아이가 “선생님이 1학기 수학 공부 미리 한 사람을 물으니 한 명 빼고 다 손들었다.” 전해줬습니다. 주위에서 고학년 됐으니 수학도 선행학원 보내야 한다며 많이들 보냈고, 저 역시도 2학기 기본 문제집을 방학 중 풀게 했으니 놀랄 일도 아니었죠.
그런데 막상 학기가 시작되면 “괜히 방학 때 선행학습 시킨다고 고생만 했다” 싶은 순간이 자주 옵니다. 분명 방학 때 미리 풀어본 문제인데 처음 보는 것 마냥 헤매며 “안 배웠다.” 주장하는 때가 많기 때문이죠. 몇 달 사이 잊어버려서인지,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진도만 넘어가서인지 이런 사례는 우리 아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때마침 학교 홈페이지에 교과부에서 제작한 <지나친 선행학습으로부터 우리 아이를 지켜주세요!>라는 자료가 올라와 있어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초등생 한 학기 선행 경험밖에 없지만 ‘맞아 맞아!’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일찍 시작한다고 잘하는 게 아니다’는 선배 엄마들의 충고가 이제야 귀에 들립니다.
불안에 편승하는 선행학습, 학습 효과는?
교육과학기술부 방과 후 학습활동 실태조사(2012)에 따르면 ‘수학 1개월 이상 선행 학습한 경험’이 초등생 60.2%에 달했습니다. 중학생도 55.9%로 나타났네요. 엄마들 사이에서는 한 학기 선행은 ‘예습’이지 ‘선행’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한 학년 이상 앞선 문제집을 푸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과 학교 수업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고, 교실에서는 질문이 사라져가는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선행학습에 뛰어드는 건 왜일까요? 4학년 자녀를 지난 여름방학 동안 수학 선행학습 학원에 보낸 김아무개 씨(42)는 “너도나도 하는 분위기라 선행학습을 해야 남들을 따라가기라도 할 것 같다”고 이유를 댔습니다. 그러나 교육전문가들의 답은 ‘불안심리로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내몰기만 하면 아이가 공부를 잘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도한 선행학습은 정신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학습 흥미와 자기관리 능력을 떨어뜨립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좋은 학원이나 과외가 아니라 아이의 학습연령과 학습진도에 맞는 제철 적기학습을 하고, 흥미와 열정을 가지고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뇌 발달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선행학습으로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나중에는 할 게 많아져서 힘들다”며 “수학은 중3 때 끝내야 한다”는 말도 엄마들 사이 돌고 돕니다. 그렇지만 올해 고3 수험생을 둔 최연정 씨(45)는 친인척들에게 “수학 선행을 해봤지만, 해당 학년이 되니 다 잊어버린다. 학원이 필요하다면 중2나 중3 때부터 가도 될 것 같다”고 조언합니다. 능력과 수준에 맞는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죠. 중학교 과정만 해도 100% 이해하는 복습과 심화학습이 우선입니다.
특목고를 목표로 초등학교 때부터 로드맵을 짜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사교육만이 상위권에 오를 수 있는 전략이라 여기지만, 현재 특목고는 모두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는 배제되었습니다. 중학교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난 입학전형, 필기 고사와 교과지식 측정을 목적으로 한 전형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선행한다고 앞서 가지 않더라는 사례, 주위에서도 들려요
학교 교육에서는 ‘인성’이 중시되고 있지만, 유아기 엄마들의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갈망은 여전합니다. 어릴 때 배워야 빨리 습득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죠. 저 역시도 7살 때 영어 유치원을 선택하며 갈등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5년의 경과를 지켜본 지금, 초등학교 때 천천히 시작해도 늦지 않았겠다는 판단이 들어요.
아이가 다녔던 학원 강사에 따르면 일찍 영어를 시작한 아이들 중에는 초등 2, 3학년 무렵부터는 이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어휘 습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저희 아이 역시나 영어 해석은 두루뭉술하더라도 배경지식이 부족해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7살 때 영어학원에 다닌 4학년 딸과 2학년부터 학원에 다닌 친구는 영어 레벨이 같습니다. 학원에서는 ‘또래보다 수준이 앞서있다’는 칭찬을 해주지만, 정착 학교 시험에서 100점을 받는 것도 아니죠.
미국 교과서 2~3학년 수준을 하는 7~8살 아이들도 있는데, 사회나 세계사 관련된 내용에는 거의 흥미를 붙이지 못합니다. 자연히 흥미를 잃게 되고, 침체기를 빠져나왔을 때는 적기에 시작한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에서 만나는 것이죠.
수학 또한 선행학습이 앞서 가지는 않습니다. 개념을 확실히 이해 못한 상태에서도 ‘안다’는 착각을 갖게 만드는데, 선행학습 과외를 받은 상위권 학생은 중2 중반부터 비과외집단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걸 보여준 조사 결과가 있더군요.
물론 선행학습도 척척 잘 소화하는 아이가 없진 않을 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평범한 학생들에게는 제 학년에 맞춰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만큼의 분량을 꼼꼼하게 익혀 나가라는 게 선배 엄마들의 조언입니다.
선행학습 해소 위한 다방면의 노력은?
교과부와 시∙도 교육청은 선행학습 해소를 위해 선행학습 폐해와 무용성에 대한 집중 캠페인을 전개하고 선행학습 유발 학교를 제재할 방침입니다. 선행학습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공교육 프로그램 마련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조기숙 교수의 <사교육없이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의 5가지 지혜>
▲무엇이 자녀의 열정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지 관찰하라 ▲자녀가 좋아하고 흥미있는 과목에서 먼저 성과를 내도록 하라 ▲부모와의 문답식 대화가 자녀의 지적 발달에 가장 좋다 ▲매일매일 공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학습계획표를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시간 관리하는 법을 길러주라고 권했습니다.
선행학습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교과부와 시도교육청 각급 학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불필요한 선행학습에서 벗어나 스스로 공부하고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학부모와 학생들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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