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 어렵지 않아요!

최근 교육부와 국가 평생교육진흥원이 발간한 <자기주도학습 코칭 매뉴얼>을 아시나요?

학습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실천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는 길잡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자기주도학습의 방법을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이 나왔다는 것은 자기주도학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려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초, 중, 고등학교에 다닐 때도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에 대해서 귀에 박히도록 들었었는데 이를 느끼고 실천하기는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그 누가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하지 않는데도 스스로 자기주도학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게 되더라고요. 대학교는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학습 자료를 지원해 줄 뿐 초, 중, 고등학교와 달리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그에 따라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세운 계획들>

이렇게 자기주도학습은 초, 중, 고등학교뿐만이 아니라 대학에서도 여전히 중요합니다. 또 그 중요성만큼이나 대학교에 와서도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편입니다. 그래서 제가 다니고 있는 경희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성공적인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학습 포트폴리오’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주도학습을 도와주는지 알아볼까요?

경희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습 포트폴리오’는 학습자가 특정 강의를 수강하면서 활용한 모든 학습 자료를 모아 스스로 그 내용을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체계화하는 방식으로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모든 학부생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한국어로 작성하는 라이언 학습 포트폴리오와 영어로 작성하는 글로벌 학습 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선택해 학습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한 학기 동안 일주일에 하나씩, 총 16개의 학습노트를 온라인으로 작성해야 하는데요, 빼먹지 않고 과정을 마치면 활동 인증서 및 기본 장학금이 지급됩니다. 많은 포트폴리오 중에서 모범학습 포트폴리오에 선정되면 소정의 장학금이 추가로 지급된답니다.

매 학기 약 300명 정도를 모집하는데, 선착순이라서 그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전 사실 의문이 들었답니다. 공부한 내용을 포트폴리오로 만드는 것은 전혀 새롭지 않은 흔한 방법이기도 하고, 단순히 필기를 정리하는 것이 자기주도학습에 어떻게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와 닿지 않았거든요. ‘자기주도학습’하면 무언가 거창하고 대단한 방법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저의 이러한 의문을 풀고 학습 포트폴리오 프로그램에 더 자세히 알기 위해 현재 한 학기 동안 학습 포트폴리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경영학과 12학번 김정경 학생과 회계 세무학과 12학번 곽지원 학생과 학습 포트폴리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1. 학습 포트폴리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 정경 : 작년에 학습 포트폴리오를 했던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 친구의 학습 포트폴리오를 시작하면서 성적이 많이 올랐다는 말을 들으니 솔깃하더라고요.

▶ 지원 :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막막하던 와중에 동기와 선배들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Q2. 학습 포트폴리오를 이용하는 방법은?

▶ 정경 : 수업이 끝난 직후 바로 필기를 모아서 정리해요. 시간이 지나고 하려면 귀찮기도 하고 필기를 보아도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될 때가 있거든요. 주말마다 그 주에 작성한 포트폴리오를 뽑아서 읽어보고 시험기간 때는 그것들을 바탕으로 공부해요.

▶ 지원 : 일단 수업이 끝나면 그 내용을 스스로 공부해요.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려면 완전히 강의내용을 이해해야 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먼저 혼자 공부하고 난 후 주말에 모아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요. 포트폴리오 자료들은 스터디모임 자료로 이용해요. 예전처럼 따로 자료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시험 때도 유용하게 사용했어요.

 

Q3. 학습 포트폴리오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 정경 :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이 누구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고 정리하기 위함인데, 가끔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서 올려야 한다는 생각에 강의를 들을 때 교수님의 설명보다 의식적으로 필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항상 포트폴리오를 목적이 아닌 하나의 방법으로만 생각하고 저 자신을 위한 공부라는 점을 잊지 않으려 노력해요.

▶ 지원 : 의지의 문제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언제나 스스로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해냈을 때의 성취감을 생각하며 열심히 하려 해요. 또 처음에는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고 그 습관을 들이는 것이 목표였는데, 포트폴리오를 하다 보니 이제는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제가 공부한 내용이 맞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더라고요. 스스로 공부하는 것 그 자체만 관리해주고 있는데, 제가 올린 포트폴리오의 내용에 대해 피드백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Q4. 학습 포트폴리오를 하고 난 후 변화가 있다면?

▶ 정경 : 강의에 정말 집중하게 돼요. 포트폴리오는 제가 만드는 저만의 필기잖아요. 그러다 보니 제가 강의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 쓸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강의 시간에 졸거나 휴대전화를 만지는 일이 정말 줄어들고 온전히 강의에만 집중하게 되었어요. 강의가 끝난 후 자연스레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있는 요즘의 제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나 어려움이 아닌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 좋아요.

▶ 지원 : 가장 큰 변화는 평소에 공부를 하게 된다는 점이에요. 이전까지는 시험기간에 몰아서 공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포트폴리오를 매주 작성하다보니 공부한 내용들을 바로 복습하게 되거든요. 하기 전보다 내용의 이해도 쉽고 시간도 덜 걸려서 시험기간 때 훨씬 효율적인 공부를 할 수 있어요. 또 공부하면서 장학금도 받을 수 있어서 제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끼기도 해요.

<학생들의 학습 포트폴리오를 위해 마련된 전산실>

이야기를 끝내고 나서 저도 당장 다음 학기부터는 꼭 학습 포트폴리오 프로그램을 신청해야겠다고 결심했답니다. 스스로 공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멋지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학습 포트폴리오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효과적인 자기주도학습을 해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또 두 학생을 보면서 자기주도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의 중심에 자기 자신이 있다는 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학습 포트폴리오는 처음에 제가 생각했던 대로 학습자료를 모아 만드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공부방법 중 하나이지만 공부한 내용을 온전히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든다는 점이 자기주도학습의 한 방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만의 필기 노트를 만들면서 스스로 공부하도록 돕는 학습 포트폴리오 프로그램. 이처럼 자기주도학습은 결코 생각만큼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랍니다. 학습 포트폴리오 이외에도 자기주도학습의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 많은 방법의 공통점은 모두 ‘스스로’ 하는 학습이라는 점일 것입니다.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능동적인 학습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자기주도학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동안 자기주도학습이 어렵게만 느껴졌다면 이젠 그런 두려움은 버리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으로 차근차근 자신의 힘으로 학습해보세요! 어느샌가 자기주도학습에 익숙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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