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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타고 2000년 전 서울로 떠나볼까? 본문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을 수도로 삼은 나라는 백제입니다.
백제가 세워지고 망하기까지의 678년의 역사 중 서울은 무려 493년간 수도였으니, 2천 년이 넘는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고도(古都)랍니다. 특히 송파구 일대는 석촌동·방이동 고분군과 풍납토성·몽촌토성이 있는 한성백제시대의 중요한 역사적 현장입니다.
백제인이 수도를 지키기 위해 피와 땀으로 쌓은, 1500년의 세월을 견뎌준 몽촌토성. 그 바로 옆에 수도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조명하는 한성백제박물관이 있습니다.
몽촌토성 산책로를 걸으며 해상 강국으로, 또한 문화 교류의 중심으로 찬란하게 빛났던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한성백제박물관.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몽촌토성이지만, 봄에는 푸른 잔디와 색색 꽃까지 함께해 자연 속에서 백제 역사를 공부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지요.
4만여 점의 유물과 함께하는 2천 년의 타임캡슐, 함께 열어볼까요?
◆ 독특한 전시 아이디어가 가득!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풍납토성 성벽 단면입니다. 풍납토성 발굴현장에서 성벽 단면의 흙을 얇게 떼어 이 자리에 옮겨놓은 것입니다. 1, 2, 3차 성벽으로 덧쌓은 구조와 생토층, 복원층, 교란층 등으로 성벽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요. 하수관까지 갖춘 당시의 놀라운 토목기술과 발굴된 유물도 전시되어 있고, 당시 사람들이 성벽을 쌓는 모습을 모형으로 생생하게 표현했습니다.
말로 백 번 듣는 것보다 이렇게 눈으로 보고 나면 훨씬 이해가 빠르겠죠? 밖에서 보면 단순한 흙덩어리지만 그 안에 우리 조상의 땀과 지혜가 담겨있음을 배우고 갑니다.
제1전시실에는 구석기인, 신석기인, 청동기인의 삶을 각각 이렇게 작은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당시 사람들의 의식주가 아주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답니다. 가장 대표적인 유물 4가지를 모형 앞에 함께 설치하여 읽고 만질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도 독특했어요. 또, 모형의 위치 그대로 제작된 터치스크린을 누르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는데요, 학생들이 모형을 보다가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게 쉬운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더 큰 나라로' 라는 주제 아래 전성기 백제의 도읍지 한성의 풍경을 1:400의 축척으로 만든 모형입니다.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을 중심으로 4~5세기 백제가 얼마나 번성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궁궐과 민가, 망루까지 정교하게 만들어진 모형 앞에 아이들은 신기한 듯 한참 머물러 있네요. 버튼을 눌러 불이 들어오면 목장, 나루, 민가, 토성, 궁궐 위치를 알 수 있고,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와~! 이 커다란 배는 무엇일까요? 서해를 건너 고구려, 가야, 신라, 탐라는 물론 중국과 왜(倭) 등 많은 나라와 교류한 '글로벌 백제'를 상징하기 위해 당시의 배를 실물 크기로 복원 제작했다고 합니다. 저 배에 교역품을 잔뜩 싣고 바다를 건너가는 백제인을 상상해봅니다. 배 뒤편에는 스크린을 눌러 물건과 나라를 선택하고 실제 교역로를 체험해보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전시
박물관의 주 관람층은 학생인데요, 어린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 역사를 글로 설명하고 유물로만 보여준다면 금방 싫증을 내고 기억에도 남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한성백제박물관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영상이나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전시가 곳곳에 보였습니다.
친숙한 애니메이션으로 백제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 당시의 무기를 그대로 만들어 실제 전문가가 그 위력을 시험해보는 영상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청각장애우를 배려하여 수화를 함께 넣은 아이디어가 참 돋보였어요.
백제의 무덤을 모형으로만 보여주면 저 돌무덤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잘 모르겠죠? 무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컴퓨터그래픽으로 함께 보여주는데요, 비슷해 보이는 무덤 각각의 차이가 무엇인지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외국 사신의 모습과 관련 풍습 등을 소개한 중국 양나라의 '양직공도(梁職貢圖)'에는 각 나라의 사신들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머리에는 흰색 관을, 두루마기와 바지를 입고 검은 가죽신을 신은 백제 사신에 대한 묘사도 자세히 나와 있네요. 하지만 아이들이 이 그림을 자세히 보려고 하지 않겠죠? 모르는 글자가 잔뜩 쓰여있으니까요. 그래서 만든 것이 '움직이는 양직공도'입니다.
각 나라의 사신을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움직이게 하여, 가깝게는 일본부터 멀리 페르시아까지 6세기 각 나라의 이름과 복식과 외모를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모니터 속 사신이 큰 눈을 굴리며 움직일 때마다 아이들은 깔깔 웃으며 유리창 앞을 떠나지 않습니다. 아이들 눈높이를 배려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였습니다.
◆ 보고 듣고 움직이는 체험활동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전시로는 뭔가 부족하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체험하는 코너는 이제 박물관의 필수 아이템이 된 것 같습니다.
제1전시실 옆에 마련된 '체험코너'를 발견하자마자 아이들은 에너지를 발산하기 시작하네요.
영차! 영차! 줄을 잡아당기며 고인돌 덮개돌을 끌어올려 봅니다. 1등 천하장사부터 꼴등 허약체질까지, 결과가 나오자 환호가 터져 나옵니다. 체험코너에는 이 밖에도 '유물 퍼즐', '토기 완성하기', '돌무지무덤 쌓기', '유물 속 동물 만져보기' 등 즐거운 활동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따로 마련된 체험코너 이외에, 주 전시장 곳곳에서 체험활동 공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 마련된 터치스크린으로 캐릭터를 선택하고 자신의 캐릭터 색과 같은 발판을 밟으며 노는 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뛰며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았어요.
백제에서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편안하게 앉아 들을 수 있는 코너도 있습니다. 현장감을 살린 성우들의 생생한 녹음으로 들려주는데요, 잠시 쉬면서 설화 한두 편 듣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답니다.
◆ 학교 밖에서 배우는 역사교육
요즘은 박물관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학교 밖 또 다른 학교'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한성백제박물관에도 학생부터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주변 오솔길을 걷는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 수막새 무늬를 활용하여 에코 백을 만들어 보는 초등학생 대상 프로그램, 역사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성인 대상 전문강좌도 준비되어 있어요.
매주 금요일 6시 30분에는 가족이 함께 보는 영화가 상영되고요, 4D여행관에서는 1일 5회 어린이를 위한 입체 영화가 기다린답니다. 물론, 모두 무료입니다. 전시관도 둘러보고, 영화도 보고, 교육프로그램에도 참가한다면, 알찬 경험이 가득한 나들이가 되겠죠?
◆ 가족과 함께 역사여행 떠나요!
전망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면 하늘공원이 있습니다. 아래를 둘러보니 몽촌토성과 해자, 올림픽을 기념하는 조형물들이 보입니다. 벤치와 전망망원경도 있고요, 백제의 왕과 귀족들이 탔다는 소 수레 모형이 주인을 기다리듯 서 있네요.
박물관 지붕을 경사지게 하여 올림픽공원의 산책로와 연결한 독특한 구조인데요,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공원의 넓은 잔디밭을 지나 몽촌토성 길을 걸으면 또 다른 역사여행이 시작된답니다.
고층 빌딩과 고대 유적을 양쪽에 두고 걸으며 내가 밟고 있는 이 언덕이 백제인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몽촌토성이라 생각하면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길 때마다 느낌이 다를 거예요. 예전에는 산책하다가 백제의 기와나 도자기 조각을 줍는 일이 많았다는데요, 혹시 운이 좋으면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박물관으로 가져가야겠지만요.
몽촌토성 주변에 있는 자연과 함께 세계적인 작가의 조각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소마미술관', 백제 시대 한강 유역의 유적 및 유물을 모아 전시한 '몽촌역사관'도 둘러보세요. 특히 몽촌역사관 내 '움집터 전시관'은 토성 내에서 발견된 4개의 움집터를 발굴 조사 당시 모습 그대로 보여준답니다.
따뜻한 봄날,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 전 백제의 수도 서울로 여행을 떠나면 어떨까요? 그곳에 먼저 살며 한성백제의 화려한 역사를 펼쳤던 백제 사람들의 이야기가 푸른 잔디와 함께 눈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 관람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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