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에게 좋아하는 과목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체육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합니다. 저도 어린 시절 다른 과목은 몰라도 체육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린 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반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장애를 지닌 아이에게 체육 시간은 그렇게 즐겁고 유쾌한 시간만은 아닙니다. 휠체어를 타거나 몸이 불편한 아이는 체육 활동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는 질서를 지키지 않거나 운동장 밖으로 이탈의 위험이 있다 하여 체육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습니다.
또한, 학교 사정상 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위한 체육프로그램의 개발이나 인력의 지원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체육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아이를 위해 포항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특수학급 연합 체육대회를 마련하였다기에 다녀왔습니다.

포항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는 2013년 5월 21일(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포항실내체육관에서 2013 포항시 특수학급 연합 체육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관내 41개 초·중학교에서 아동, 교사, 실무원, 자원봉사자 등 총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휠체어 달리기, 피사의 탑, 큰 공 굴리기, 풍선 서바이벌, 대동놀이 등 다양한 경기가 청․백으로 나뉘어 펼쳐졌습니다.

 

먼저 만국기와 신 나는 음악 그리고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실내체육관에서 아이들을 반겼습니다. 실내체육관은 금세 각 학교의 특수학급 아이들과 교사들로 가득 찼습니다. 평소 일반아이들 사이에서 때로는 위축되었던 장애를 지닌 아이들도 다른 학교의 특수학급 친구들과 선생님의 따뜻한 미소를 보자 신 나서 체육관을 뛰어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개선문 입장을 시작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그리고 몸풀기 체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피사의 탑, 풍선 서바이벌, 카드뒤집기, 큰 공굴리기, 휠체어 경기 등이 이어졌습니다. 피사의 탑 풍선을 불어 비닐 속에 넣은 후 하늘 높이 쌓아올리는 경기입니다. 풍선을 불고 두가 힘을 합쳐 멋지게 쌓아올렸습니다. 그리고 호흡기능이 약해 풍선을 불기 어려운 아이는 교사가 대신 풍선을 불며 도와주었고, 비닐에 넣어 쌓아올리는 것은 아이의 혼자 힘으로 하였습니다.

카드 뒤집기. 청색과 적색의 양면으로 된 카드를 뒤집어 자신의 팀 색이 많이 보이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여 즐겁고 유쾌했습니다. 또한, 휠체어를 탄 아이에게는 교사가 카드를 건네주어 앉은 자세로 카드를 뒤집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신 나게 카드를 뒤집었습니다.  

이번 체육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는 휠체어 달리기입니다. 휠체어를 탄 아이들이 반환점까지 가서 풍선을 터뜨리고 디스코를 춘 후 다시 출발점으로 오는 것이었습니다. 이 경기가 더욱 의미 있었던 이유는 평소 체육 활동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었던 지체장애 아동이 자신이 주체가 되는 게임에 참여하였기 때문입니다.

대회에 참가한 포항초등학교 윤동환 학생은 다른 학교의 특수학급의 친구들과 만나 즐겁게 지낼 수 있었으며,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되어 마음껏 끼를 펼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체육 시간이면 마냥 즐거워하는 일반 아이와 일반교사와는 달리 특수교사인 저에게 체육 시간은 때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번 체육대회는 교사와 자원봉사자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장애를 지닌 모든 아이가 다양한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소외됨 없이 경기에 참여함으로써 자아존중감성취감이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였습니다.

 

봄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육대회, 체험학습 등 아이들이 신 나고 즐겁게 보낼 기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많은 프로그램 중에서 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위한 체육대회나 행사는 많지 않지 않습니다. 또한, 장애인의 날조차도 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위한 행사보다는 일반 아이들의 장애인식교육에 치우친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포항시 특수학급 연합체육대회와 같이 장애를 지닌 아이들이 마음 놓고 자신의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행사들이 여러 지역에서 그리고 지속해서 생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 Favicon of http://ingorae.tistory.com 잉고래 2013.06.03 22:19 신고

    글 잘 읽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는지라 휠채어에 탄 아이 모습이 안스러워요. 옆에서 지켜 보시는 선생님들 마음이 참 힘들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if-blog.tistory.com idea팩토리 2013.06.04 17:31 신고

      방문 감사합니다. 잉고래님.^^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보이죠!

  2. 이긍정 2013.06.05 08:42 신고

    아~특수교사인 저희는 이번 체육대회에서 안타까운 마음 보다는 뿌듯하고 즐거운 마음이었습니다. 지체장애 아동 같은 경우, 휠체어 경기는 따로 준비해 주었고, 또 자원봉사자나 교사의 도움을 통해 게임에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거든요..일반학교에서 보던 장애아동의 모습과는 달라보였기에...저희는 뿌듯하고 감사하였답니다. 아이들도 모처럼의 시간에 즐거워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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