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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교육, 물고기가 생겼어요! 본문
새 식구 물고기가 왔어요!
큰애가 뭐가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조그만 컵을 조심스레 갖고 집에 들어옵니다.
"엄마!!~ 나 친구한테 구찌 받았어요!"
"응? 구찌? 그게 뭐야?"
큰 아이는 컵을 자랑스럽게 내밉니다. 컵 안에는 조그만 물고기 두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아빠! 한 마리는 남자고 다른 한 마리는 여자야. 왜 그런 줄 알아? 외롭지 말라고 내가 두 마리 달라고 했어. 잘했지?"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뭔가를 선물 받았다고 전화 통화로 얘기는 했었는데 그게 물고기인 줄 몰랐었네요. 막상 받고 보니 조금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식물도 매번 키우다 죽기 일쑤여서 잘 안 키우는 우리 집에 물고기라니. 키우다 덜컥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아이가 받을 상처가 걱정됩니다. 솔직히 물고기 키우는 게 번거롭고 귀찮을 것 같아서 그리 탐탁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저리 좋아하니 새 식구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자~ 그럼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아이들이 벌써 알아서 부르네요. '밍국이'와 '싱국이'. 그렇게 두 물고기는 우리 집 가족이 되었습니다.
물고기 거피는 무얼 먹을까? 청소는 어떡하지? 궁금증을 풀어보자.
'밍국이', '싱국이'를 데려오긴 했는데 뭘 먹여야 할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풀을 주자. 과자를 부숴서 주자고 여러 의견이 나옵니다. 열대어인 건 알겠는데 어떤 종류인지 몰라서 아이가 들어온 구찌라는 이름으로 열대어 이름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요. 뭔가 비슷한 이름을 찾아보니 '구피'라는 이름이 나옵니다. 바로 이 녀석입니다.
우리가 흔히 '구피'라 부르는 작은 열대어인 guppy는 국어사전에 거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거피(guppy)입니다. 거피의 먹이와 기르는 방법도 알아보고 책꽂이에 꽂혀있는 백과사전 보는 방법도 가르쳐줄 겸 해서 아이들과 백과사전에서 거피를 찾아보았습니다. 백과사전의 경우 모르는 걸 찾아보다 징검다리 건너듯이 연관된 단어들을 살펴볼 수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는 것 보다 내용도 알차고 산만하지 않고 아이들 시력에도 나쁘지 않아서 좋습니다.
우선 가장 궁금한 것은 거피 먹이는 무얼까였습니다. 거피는 잡식성으로 플레이크 사료, 브라인 새우, 실지렁이, Micro worm 등을 먹는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이라 마트에서 열대어 사료를 사서 먹이기로 결정했습니다.
거피 청소와 물갈이는 지금은 두 마리밖에 되지 않아서 수돗물을 하루 정도 받아서 놔두었다가 갈아주었습니다. 좀 더 물고기가 많아지면 어항을 사야 할 것 같습니다. 거피는 태어나서 3개월쯤 되면 번식하는데, 알을 낳는 것이 아니라, 새끼를 20~50마리쯤 낳습니다. 3개월 뒤면 갑자기 대식구가 되겠네요.
백과사전을 함께 읽고 거피를 바라보니 더욱 신기하기만 합니다. 서인도제도와 남아메리카의 민물이 고향인 거피가 이곳 멀리 한국 우리 집에서 함께 있으니 말이죠. 열대 송사릿과에 속하는 거피는 수컷이 암컷보다 화려한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에 화려한 모습만 보고 수컷, 암컷을 거꾸로 생각했는데 사람과 달리 수컷이 마치 깃털 같은 꼬리와 지느러미가 아름답습니다. 금붕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상어입니다.
거피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나서 아이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주었습니다. 큰 아이에게는 '밍국이' 밥주기. 물갈이 청소할 때 '밍국이' 옮기기 도와주기. 작은 아이에게는 '싱국이' 밥 주기. '밍국이', '싱국이' 심심하지 않게 노래 불러주기. 둘째에게는 장난삼아 노래 불러주면 물고기들이 심심하지 않을 거라고 가끔 불러주라고 했더니 친구에게 대하듯 친근하게 불러주네요. 물갈이 청소할 때 몇 센티미터 밖에 안되는 물고기가 다칠까 봐 조심조심 옮기는 모습이 여간 신중한 게 아닙니다.
나중에 수십 마리 되면 뜰채를 이용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두 마리 밖에 안되니 아이 손으로 직접 조그만 생명을 옮기는 것이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감성교육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밍국이', '싱국이'는 우리 가족이 되었습니다.
집에 물고기 키우는 것 그리 어렵지 않아요.
집에서 열대어 물고기를 키우기 전에는 귀찮고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우연하게 두 마리를 키워 보니 아이들 좋아하고 무엇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직접 물고기를 키우면서 체험함으로써 아이들 감성교육이 저절로 됩니다. 물고기 먹이를 주고 물갈이를 직접 하면서 책임감도 배우게 되었고요.
처음부터 무리하게 대형 수족관은 아니더라도 우리 집처럼 조그만 컵에라도 물고기 키워 보세요. 하나의 생명을 키우고 보살피면서 아이들의 감성도 인성도 무럭무럭 자라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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