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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벽돌로? 나만의 건축물 만들기!

대한민국 교육부 2014. 1. 6. 09:30

중학교 1학년 2학기 기술시간에 선생님께서는 '기술 과목 2학기 수행평가'에 대한 말씀을 꺼내셨습니다. 어떤 것을 만들게 될지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언뜻 걱정이 먼저 되었습니다. 1학기 수행평가 주제가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포멕스를 활용하여 만들기'였는데 포멕스를 자르고, 글루건으로 붙이는 등 만드는 활동이 무척이나 재미있었지만 그만큼 고생도 했었습니다. 2학기 때부터 배우게 될 내용'건설과 기술'이어서 수행평가 역시 이와 관련된 내용이라 예상했는데, 그 예상이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실제 모습과 비슷한 건축물들을 종이를 활용하여 제작해 보기'가 2학기 행평가 주제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종이 벽돌이라는 말을 듣고 '어? 설마 우리가 평소에 보게 되는 그런 벽돌의 모양을 말씀하시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맞았습니다. 다만 그 재료가 종이라는 것만 변화를 준 것이지요. 순간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신 종이 벽돌을 만드는 방법종이를 물에 불린 다음, 모양을 잡아 말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걱정을 한 이유는 벽돌의 주재료인 시멘트는 잘 굳어서 모양도 잡기가 쉽고 말리기도 쉬울 텐데, 종이로 만든 벽돌은 모양 잡는 것은 둘째 치고 말리는 것이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께서 왜 제작 기간을 한 달이나 주셨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수행평가를 함께 진행할 조 구성은 자유로웠는데, 저는 친구끼리 모여서 제작할 시간이 없어서 혼자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깊이 고민한 결과, 다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제가 어떻게 종이를 활용하여 수행평가 주제인 다리를 만드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저는 다리 위에 주탑을 세운 후 주탑의 맨 윗부분을 기준으로 양옆으로 직선 케이블을 교량의 가장자리에 연결하는 형식의 짧은 '사장교'를 만들기로 했는데, 우선 건축물에 대한 설계도를 짠 후 그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생각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교량의 길이와 세부구조에 대하여 지우고 그리고를 반복한 결과 다음과 같은 설계도 초안이 탄생하였습니다. 어떤가요? 멋지죠?  

제가 예상한 가로 길이 약 60cm, 세로 길이 약 25cm의 구조물을 구성할 벽돌들을 하나하나 만들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서 위의 설계도처럼 보통 벽돌 크기 하나하나를 다리의 큰 부분으로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주탑(설계도 내부 가운데의 뾰족한 구조물)을 가로 길이 6cm ~ 7cm, 높이 23cm ~ 25cm의 크기로 다리의 양쪽 가장자리 중점 부분에 설치하기로 하였고, 케이블은 주탑의 꼭대기와 그 옆부분의 다리의 가장자리를 연결하여 가장자리 한쪽에 최소 10개 이상의 케이블을 설치하기로 정했습니다. 또한, 교각(다리와 주탑 사이에 다리 밑 부분에 있는 구조물)은 가로 길이 12cm ~ 14cm, 세로 길이 5cm, 높이 6~8cm의 크기로 만들기로 계획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주요 준비물종이 벽돌의 재료 역할을 맡게 될 신문지, 다리 본체와 주탑 부분이 될 포멕스, 케이블로 사용될 공예철사, 그리고 아름다운 색을 연출해내기 위해 색 도화지가 필요합니다. 세부적으로는 글루건, 본드, 필기구, 자 등도 필요합니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다리 만들기를 시작해 볼까요?

 

종이 벽돌을 만들어 보아요

이번 다리 만들기의 핵심적인 기술이 바로 종이 벽돌을 제작하는 것인데요, 역시나 예상대로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만들어 보는 재미가 솔솔 나더군요. 마치 제가 유치원에 다녔을 때 유치원 내부에 있는 큰 놀이터 옆의 모래밭에서 모래성을 만들 때의 제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하게 될 일은 종이를 물에 불리는 것인데요, 아무래도 다리를 만들 때 종이 벽돌이 단단해야 하는데 종이를 물에 불려서 말리지 않고 그냥 찢어서 붙이면 만드는데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대야에 물을 부은 다음, 신문지(혹은 종이도 가능합니다.)를 쫙쫙 찢은 후 물에 불립니다. 꼭 물에 오래 담가놓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종이가 물에 다 적셔지면 되니까요. 물에 다 불렸으면 물기만 빠져나갈 정도만 짜서 종이들을 몇 개의 덩어리로 만들어 주세요.

그렇게 나눈 덩어리들을 또다시 조금씩 뜯어서 믹서기에 넣어 갈아야 합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종이를 잘게 만들려고 믹서기에 넣어서 갈았는데요,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이렇게 안 하고 손으로 하나하나 찢으셔도 상관없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너무 물기를 꽉 짜서 신문지 조각들이 마치 다 말라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이렇게 넣어서 갈아줍니다. 처음에는 믹서기 날이 잘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믹서기를 앞뒤로 흔들어주면서 지속해서 갈아야 합니다. 그렇게 약 3~5분 갈게 되면 그 큰 종이 덩어리 하나가 가루에 가깝게(가끔 입자가 크게 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돼서 나옵니다.

위 사진과 같이 찢은 종잇조각들을 다시 이렇게 다른 대야에 넣습니다. 그리고 다시 뭉치는데요, 이때 '풀'이 들어가게 됩니다. 저는 보통 사람들이 '딱풀'이라 부르는 고체 풀이 좀 번거로워서 가루 풀을 이용하여 뭉치기로 하였습니다.

아래 사진은 가루 풀을 물에 섞은 것인데요, 이것을 물에 섞은 다음 위의 종잇조각에 섞어서 뭉쳤습니다. 저는 손으로 풀을 만지고 신문지 조각과 함께 섞는 것이 약간 익숙지 않아서 비닐장갑을 끼고 하기로 했습니다. 비닐장갑을 끼고 했는데도 물컹물컹한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그렇게 풀과 섞어 반죽을 만들면, 그것을 제가 정한 규격의 틀에 담아 그 반죽들을 틀에 넣어 꽉 채운 뒤 손으로 전체 부분들을 꼭 눌러주셔야 합니다. 꼭 눌러주시지 않으면 벽돌을 꺼냈을 때 한쪽 부분이 다 채워지지 않은 상태로 나오게 됩니다. 그럴 때는 재빨리 여유분의 종이 반죽으로 채워주면 되는데, 이후에 보관할 때 쉽게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벽돌 하나하나를 틀에 담아 모양을 완성할 때 꼭꼭 눌러 정성스럽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사진처럼 빈 부분 없이 전체를 완전히 매워야 하는데, 왠지 블록을 맞추는 게임 같아서 은근히 재미가 있었습니다. 채울 때만은 조금 힘들 수도 있지만, 채우고 났을 때는 정말 뿌듯한 느낌이 듭니다.

짠! 이것이 바로 틀에 종이 반죽을 다 채웠을 때의 모습입니다. 이제 이것을 틀에서 빼내야 하는데 잘 빠지지가 않습니다. 벽돌 자체도 종이인데다가 풀까지 첨가를 했으니 한 마디로 틀에 착 달라붙은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틀의 네 개의 세로 선을 칼로 잘라서 벽돌을 빼고, 다시 벽돌의 틀을 잡을 때는 네 모서리를 테이프로 붙여 작업했습니다. 저렇게 잘라서 떼어도 내부에 조금씩 종이 벽돌의 일부분에 떼어져 나가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데, 이럴 때는 떨어져 나간 부분으로 다시 붙이시면 됩니다.

이렇게 떼어 내면 위와 같이 반듯한 종이 벽돌이 완성됩니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은, 여전히 벽돌이 물기가 있어서 약간 물렁물렁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집에서 가장 넓은 책상 위에 비닐을 깔고 말릴 계획을 세웠습니다. 꽤 오랫동안요. 저는 5일이 넘도록 말렸는데도 축축해서 아예 오븐에 여러 번 구웠습니다. 구우면 벽돌이 제법 딱딱해져서 다리 만들 때 쓸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혹시 오븐이 없으신 분들은 집에서 가장 따듯한 곳에서 건조하시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말릴 수 있습니다.

  

다리 위에 세울 구조물을 만들어요

자, 지금까지 만든 것은 다리를 지지해 줄 벽돌이었고, 지금부터는 '실제 다리 부분'을 만들 차례입니다. 다리를 받힐 종이 벽돌을 만들 때에는 종이가 주로 사용되었지만, 지금부터는 '포맥스'라는 재료를 사용하게 됩니다. 포맥스의 정식 명칭은 원래 '압축발포 PVC'인데, 이를 생산해 낸 회사에서 붙인 상품명이 포맥스라고 합니다. 포맥스는 가장 큰 장점이 그렇게 강도가 약한 것도 아닌데 자를 대고 칼로 쓱쓱 몇 번을 베면 뚝 하고 잘린답니다. 그래서 큰 포맥스 하나를 사서 그 위에 설계도에서 구상한 치수대로 그어서 칼로 잘라내면 됩니다.

위 사진은 포맥스를 크기에 맞게 잘라 낸 모습인데요, 저기 보이는 구멍은 송곳으로 뚫은 것이 아니고, 위 사진에서 보이는 인두기의 끝 부분으로 약간 지진 것입니다. 힘을 주지 않아도 살짝만 대면 바로 녹아서 쉽게 구멍을 뚫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저 구멍을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해 달았습니다. 케이블은 양옆에 각각 6개씩 연결하여 전체적으로 12개를 연결하였습니다.

 

저렇게 다리의 각 부분을 가공한 다음 다리 본체(상판)에는 실제 도로처럼 회색 도화지를 바탕으로 가운데에 노란색 선을 붙여주시면 훨씬 멋질 듯합니다. 또한, 다리 전체를 받힐 크기가 큰 포멕스는 약 2개 정도를 붙인 것이라서 미리 밑 부분을 테이프와 본드로 고정한 후 파란색 도화지를 붙여 '멋지게 흐르는 파란 색 강'의 모습을 나타내었습니다.

이렇게 사진에서 보듯이 종이 벽돌을 잘 배치한 다음 그 위에 다리 상판을 올리고 맨 가운데에 위치한 종이 벽돌에 주탑을 세웁니다. 설계도에서는 끝이 뾰족하게 되어 있었는데, 그것까지 표현하려니 매우 힘들더군요. 그래서 그냥 두께가 얇은 직육면체 모양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연결해 보니 꽤 멋이 나더라고요. 지금 위 사진에서 보시는 부분은 다리의 오른편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두 군데 만들어서 붙인 후 케이블을 붙여야 마침내 멋진 다리가 완성됩니다.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예요!

마지막으로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다양한 색의 케이블을 연결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면 맨 처음에 본 설계도와 차이가 있는데요, 다리의 견고함을 유지하기 위해 다리의 양쪽 맨 끝 부분에 기둥을 2개씩 달아맨 위쪽에 못을 박고 케이블을 연결하여 주탑이 쓰러지지 않도록 하였고, 주탑과 다리의 끝 부분 사이에 두려 했던 종이 벽돌을 제외했습니다. 넣으나 마나 차이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렇게 다리 전체를 저런 식으로 마무리해 주시고, 도로 위에 진흙으로 여러 색의 자동차 모형을 여러 개 만들어 다리 위에 올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파란 강이 흐르는 다리의 아랫 부분에는 미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하여 종이배 몇 개를 만들어 띄웠습니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멋진 다리 완성!

이렇게 해서 다리가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우리라 예상했던 다리 제작을 실제로 완성하니 '내가 해냈다.'라는 뿌듯함과 또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멀리서 보니 정말 다리같이 보여서 매우 좋았습니다. 다리 위에 접착시킨 자동차들도 색상이 조금 섞여 있어서 그렇지 꽤 그럴듯하게 보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팽팽하게 연결된 케이블을 구현시키기 위해 공예철사를 사용했는데, 오히려 너무 잘 구부러져 사진처럼 약간씩 휘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울퉁불퉁한 케이블 선 덕분에 다리가 매우 역동적으로 보여서 저는 마음에 듭니다.

기술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배울 단원이 건설 기술과 환경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도, 직접 건축물을 제작해 봄으로써 건축 및 토목 기술을 중심으로 한 건설 기술의 기초적 원리와 활용 방법을 알 수 있답니다."라고 이 활동을 수행평가로 정하게 된 이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완성 후 부모님과 함께 한강에 나가서 한강다리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제가 만든 다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웅장한 다리 앞에서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작은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과정들을 겪어야 했는데, '실제로 이렇게 큰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가까이 가서 한강 다리 아래를 내려다 보았는데, 그 다리 하나의 두께는 정말 굉장했습니다. 한강 다리의 두께가 바로 우리 시민들의 안전을 굳건히 지켜주는 수호신이라는 것을 저는 이번 기술 수행과제를 통해서 잘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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