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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뇌과학' 강연을 찾아서
알면 알수록 신기한 뇌과학
자기공명영상 I 뇌과학 I 단기기억상실 I 편도체
오늘날, 뇌과학을 '마음의 과학'이라고도 부릅니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같은 기술 발달로 뇌의 활동을 볼 수 있게 되면서 마음도 읽게 되었습니다. 서울고등학교 인문 영재학급 논문 주제로 기존의 경제학이 설명하기 어려운 비합리적 경제·선택 행동에 관해 '뇌과학'을 활용해서 설명하는 일종의 융합 학문적 연구를 위해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김학진 교수님(심리학·신경과학)의 '선택의 뇌과학'이라는 강연을 찾았습니다.
[뇌 기능을 볼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fMRI, 사진 http://naver.com/mwsan/904)]
뇌를 보고 싶다. 왜?
길가에 (마시는)차 판매대를 설치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스스로 돈을 내고 가져가게 했습니다. 판매대 앞에 두 개의 사진을 1주일 단위로 번갈아 걸었는데, 하나는 사람의 눈이고 다른 하나는 꽃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걷힌 돈을 주 단위로 비교해보니 눈 사진이 있을 때 돈이 훨씬 많이 걷혔습니다.
질문 1.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친구가 작성했다.
질문 2. 비행기 사고로 추락한 비행기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가 연명을 위해 인육을 먹으려 시도했다.
응답자를 두 그룹으로 나눴는데, 한 그룹이 응답하는 책상은 너저분하고 지저분했고, 또 다른 그룹은 깨끗하고 정돈된 책상에서 응답하게 했습니다. 두 그룹의 응답 비율이 달랐습니다. ‘비도덕적이라며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을 비교했을 때, 지저분한 책상에서 응답한 그룹이 두 배 많았습니다. 깨끗한 책상에서 응답한 그룹은 상대적으로 ‘도덕적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우리가 선택할 때 '나"의 의지가 얼마나 많이 반영될까요? 자신이 혼자서 모든 결정하고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위 실험에 의하면 주변의 영향을 무의식적으로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선택하는 과정에 뇌가 어떤 일을 하는지 뇌의 어떤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알고 싶어서 뇌를 보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가능하게 했는데, ‘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 장치(fMRI)’입니다.
뇌 속 변화가 왜 중요할까요?
‘메멘토’라는 영화의 주인공은 10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입니다. 영화 ‘니모’에도 계속 같은 질문을 하는 물고기가 나오죠. 뇌의 히포캠퍼스(해마)가 손상되었기 때문입니다. 27세의 한 환자가 자전거 사고를 당한 이후 간질 발작을 일으키자 치료를 위해 뇌 특정 부위를 절개했더니 간질 증상은 없어졌는데, 단기기억상실 증세를 보였습니다.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에게 모든 기억이 상실되었을까요? 암묵적 기억은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주치의도 기억 못 하고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반갑게 악수했습니다. 의사가 하루는 압핀을 손에 숨기고 악수했습니다. 다음날 그 의사를 본 환자는 반갑게 맞이하는데 손을 내밀지는 않았습니다. “왠지, 악수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기억손상 환자의 암묵적 기억(Implicit Memory)은 살아있는데, 히포캠퍼스(해마) 바로 앞부분의 편도체(위 그림에서 amygdala, 정서적 기억, 특히 공포나 고통에 반응하는 부위)에 저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편도체(amygdala)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기도 하는데, 자신이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사람에 대해서 높은 반응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사람이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빨리 지나간 공포 표정 같은 것에도 편도체는 기억하고 반응한다고 합니다. 호르몬 변화 때문에 편도체의 기능을 떨어뜨리면 모두를 신뢰하는 것으로 반응한다고 하는데, 사랑의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되면 편도체의 기능이 떨어져 상대방을 신뢰하는 쪽으로 선택한다고 하네요. 어른들 말씀의 콩깍지일까요?
여기서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어 매출을 증가시켜야 할 기업들은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할 방법이 떠오르겠죠.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되거나 흡입되거니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면 상품 판매장의 매출이 증대되고, 펀드매니저(투자상담원)의 실적이 향상되며, 보험상담원의 계약 건수가 늘어날 것입니다.
얼마나 공감하시나요?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옆에서 갑자기 건반 뚜껑 닫는 것을 보게 된 사람은 “아.” “윽" 비명이 나오겠죠. 타인의 아픔이나 감정을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공감을 잘하는 사람은 뇌섬엽이 높은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공감의 반응은 나타나는데, 사이코패스 같은 특정그룹의 사람들은 공감능력이 없고 '뇌섬엽'이 제기능을 못하는 경우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공감하는지에 관한 실험결과입니다. 여성과 남성의 결과가 달랐습니다. 여성피험자의 경우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공감을 나타냈는데, 뇌섬엽 반응의 정도가 좋아하는 사람의 1/2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남성피험자는 거의 공감반응을 나타내지 않거나 반응 정도가 부(-)인 경우도 있었으며, 복수에 대한 열망이 나타날 때의 반응과 같다고 합니다.
[그림 출처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3&contents_id=5214]
☆표는 전두엽 전운동피질 아래쪽과 두정엽 아래쪽, 측두엽, 뇌섬엽으로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처리해 지각한 행동의 의미를 파악하여 공감반응을 하는 곳입니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님의 글에서 이것을 '거울 뉴런'이라고 표현하십니다.
'상품'과 '가격'을 볼 때, 뇌는?
남성이 새롭게 출시된 자동차나 여성이 멋진 옷이 진열된 것을 볼 때, 뇌에서는 측핵이 높게 반응합니다. 단 가격정보 같은 객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상품만 보았을 때입니다. 가격을 보는 순간, 측핵의 활동은 떨어지고 복내측 전두엽이 활동을 합니다. 구매상황 즉 현실적 요인을 분석하여 선택하게 하는 뇌가 복내측 전두엽인데, 내가 실제로 지불 할 수 있는 금액 또는 그 금액보다 낮은 경우에만 반응합니다. 내가 가질 만하다고 판단할 때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도덕적 판단을 하는 뇌 - 북내측 전두엽(VMPFC)
일명 ‘전차딜레마’와 ‘육교딜레마’라는 것이 있는데,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사례입니다. 한 사람을 희생시켜서 다섯 사람을 구하는 쪽을 선택할 것인가의 질문인데 두 가지 상황에 대해 선택이 반대로 나타납니다.
'전차딜레마’는 전차가 달리고 있는데, "둘로 나뉜 차선에 각각 다섯 사람과 한 사람이 일하고 있는데, 그대로 달리면 다섯 명의 사람이 전차에 희생될 것이고, 차선을 바꾸면 한 명이 희생될 것이다. 여러분이 기관사라면 차선을 변경할 것인가? 그대로 둘 것인가?" 이 질문에 남녀노소 세계의 출신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차선변경을 선택합니다.
‘육교딜레마’는 앞과 같은 전차선 위에 육교가 있고 몸집이 아주 크고 뚱뚱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이 사람이 떨어지면 전차를 멈출 수 있고 전차선의 다섯 사람 등 모두를 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육교 위의 뚱뚱한 사람 옆에 서 있다면 그 사람을 밀어 희생시키는 선택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세계의 모든 부류 사람들이 밀지 않는 쪽으로 답합니다.
‘전차딜레마’ 상황에서는 수학 계산할 때 필요한 뇌 부분이 활성화되어 1명과 5명의 비교를 통해 결정하고, 육교딜레마 문제를 물었을 때는 정서적 도덕 판단을 하는 뇌(복내측 전두엽)가 활성화되어 윤리적으로 문제를 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복내측 전두엽이 손상된 환자의 경우는 정서적인 고려가 필요한 경우에도 훨씬 합리적(냉정한) 결정을 내린다고 합니다.
복내측 전두엽이 손상된 사람은?
철로수리공인 피니어스 게이지(Phineas Gage)는 작업 중 사고로 쇠막대기가 두개골을 관통했습니다. 모두가 죽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멀쩡하게 일어났고 의식도 있으며, 유머까지 구사했습니다. 그러나 그전에는 존경받고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하던 사람이었는데, 의사 소견이 “지적인 능력과 동물적인 성향 간의 균형이 무너진 것 같았다. 그는 변덕스럽고 무례하고 극도의 상스러움을 탐닉하는 듯했다.”였습니다. 사고로 복내측 전두엽이 손상되었던 것입니다.
FIGURE 4. Phineas Gage’s skull
On September 13, 1848, while working with explosives, an explosion sent a rod through
Phineas Gage’s skull. The rod traversed the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 region and
altered his moral and social behavior.
Mendez MF. CNS Spectr. Vol 14, No 11. 2009.
피니어스 게이지가 사고를 당했을 때 쇠막대기가 뇌를 관통한 모습입니다.
믿기기 않는 일인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복내측전두엽이 손상되었습니다.
뇌과학이 다른 학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소아기호증을 가진 남자가 경찰 조사를 받던 중에 심한 두통을 호소하여 검사했더니 복내측 전두엽을 포함한 뇌에 큰 종양이 있었습니다. 수술해서 제거한 후 증세가 없어졌습니다. 2년 후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르려 해서 뇌 검사를 했더니 또다시 종양이 자라 있었다고 합니다. 이 경우를 처벌할 수 있겠는가? 등을 다루는 신경법학이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뇌과학이 발전하자 기업은 뉴로마케팅이라는 것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뇌가 비합리적 선택을 하는지 연구해서 매출 확대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기적 인간의 특성을 전제로 합리적 선택을 강조하는 경제학에서도 이타주의 선택, 충동구매 등과 같이 기존의 경제학으로 설명하기 곤란한 문제에 관하여 뇌과학을 활용해 설명하려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신경경제학이 대표적입니다.
이 외에도 뇌과학·신경과학은 심리학 등 모든 학문 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기존의 학문 이름에 '신경'이라는 말이 붙으면 뇌과학을 활용한 새로운 해석의 시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느낀 점 및 교육적 효과
교수님의 마지막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두엽은 정교한 가치판단을 하는 뇌입니다. 전두엽은 인간의 선택을 현실에 맞게 조절하고 편도체는 신뢰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공포 상황을 기억해 위기에서 순발력 있게 피하게 하는 활동을 합니다. 측핵은 충동적 쾌감을 선택하게 하는 뇌입니다. 전두엽과 편도체 발달속도와 측핵의 발달 속도가 다른데, 차이가 가장 큰 시기가 청소년기입니다."
"여러분이 게임 또는 공부를 놓고 선택할 때, 측핵은 게임을 전두엽은 공부를 선택하도록 도와줍니다. 게임을 하면 즉각적·구체적·익숙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공부를 선택하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사회에 유익한 인물이 될 것을 예측하니 즐겁습니다. 전두엽의 역할은 미래에 일어날 애매한 가치를 예측하고,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시뮬레이션해서 더 좋은 가치를 선택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분이 더 좋은 전두엽을 가지게 되길 바랍니다."
환경과 뇌의 반응이 선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좋은 전두엽 가지게 되기 바란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노력으로 뇌의 기능도 많이 개선될 수 있다는 말씀이겠죠! 인터넷에는 "뇌를 건강하게" 같은 좋은 뇌를 가지게 하는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하나만 꾸준히 실천한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뇌를 가지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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