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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초·중등학교 안전교육 현황
미국은 오랫동안 학생의 안전과 이와 관련된 안전교육에 많은 투자와 관심을 가져왔다. 학생의 신체적, 정신적 안전을 저해하거나 우호적인 교수·학습 분위기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학교구들은 안전과 관련한 여러 가지 대응 방법과 절차를 마련해 두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주기적으로 시행하는가 하면 교사와 학교장을 대상으로 안전과 관련된 현직연수를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 학교에서의 안전교육은 대개 화재, 교통, 총기사고, 마약, 자연재해 등의 주제와 관련이 있지만 최근에는 학교폭력에 따른 자살, 총기 사건, 폭력이 늘어나면서 학교 안전에 있어 학생들의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 등도 함께 다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 초·중등학교에서 시행 중인 안전교육 현황과 그 특징에 대해서 살펴볼 예정이다.
1. 미국 초·중등학교의 학교안전
미국의 경우 학생의 교육권이 연방헌법이 아닌 주 헌법에서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주에 따라 학교 안전에 관한 법령 및 규정이 다르다. 주에 따라 안전교육을 법령으로 의무화하는 주가 있는가 하면 개별 학교구에 책임과 권한을 위임하는 주도 있다. 연방정부에서 공립학교 교장들을 대상으로 학교 안전에 대해서 설문한 결과, 학교 안전을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학교가 시행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학교 수업 시간에는 교문을 잠가 외부인이 학교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었으며, 학부모라도 학교 방문 시에는 교무실에서 반드시 신원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 이외에도 최근에는 학교 안전을 높이기 위해 전일제 경찰 혹은 시간제 경찰을 학교에 배치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의 무기 소지 반입을 금지하고 감독하기 위해 CCTV 혹은 금속 탐지기를 설치하기도 한다. 이러한 학교 안전과 관련된 세부적인 규정과 지침 그리고 교육과정의 내용과 범위는 학교 위치와 규모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도심지역의 경우 폭력조직 활동과 마약, 무기 소지 등의 문제가 많기 때문에 학교 안전을 위한 금속 탐지기가 있는 경우가 많은 반면, 교외 지역의 경우 무기 소지 및 폭력조직 활동보다는 학생들 간의 왕따 및 폭력문제가 많아 금속탐지기보다는 상담 프로그램이 더 활발히 운영 중이다.
2. 안전교육 정책 및 예산
연방정부 및 관련 기관에서는 학교 안전을 향상시키고 긍정적인 학교 풍토와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예산안을 국회에 상정하였다. 대표적으로 안전하고 긍정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연방정부는 2015년에 “School Climate Transformation Grants($50 million)”와 “Successful, Safe, and Healthy Students State and Local Grants($45 million)”을 국회에 제안했으며 자연재해 혹은 학교 폭력 및 안전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학생들을 위해 “Project Prevent Grants($25 million)”와 “Project SERV(School Emergency Response to Violence)($5 million)”도 제안한 상태이다.
이 이외에도 소방청과 경찰청에서도 학교 안전을 위한 기금과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예를 들어 경찰청의 경우 COPS Hiring Grants를 조성해 학교에 경찰관 배치 및 순찰을 강화하는 데 지원하고 있으며 그 결과 2009년에는 전체 학교의 43%가 학교 안전을 위해 경찰관을 학교에 상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사고 이후로 미국민이 학교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태여서 안전과 관련된 프로그램과 법안이 많이 상정되었지만 교육예산이 제한적이어서 모두 통과될지는 의문이다.
3. 학교에서의 안전교육
미국의 대다수 학교구는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교통 및 화재, 학교 폭력, 총기 사고 등이 학교에서 일어났을 때 대응하는 요령을 필수적으로 가르친다. 예를 들어, 학교 비상벨이 울렸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방법과 사건 사고를 목격했을 때 신고하는 절차 등을 중심으로 실습하고 배운다. 미국은 이렇듯 안전 교육 중 많은 부분을 학생들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데 할애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안전교육인 화재교육과 교통안전 교육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 소방안전교육
미국은 40년 전부터 화재예방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민들의 화재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하기 위해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소방교육을 시행해 왔다. 특히 학생들에게 화재의 예방 중요성을 알려주고 적극적으로 화재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Learn Not To Burn program 과정’을 미국방화협회(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 : NFPA)에서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소방서를 방문해 직접 불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소화기를 작동해보는 것은 물론 불의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그들 스스로 예방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화재 발생 시 학생들이 911에 신고하는 절차도 소방안전 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룬다. 대부분 학교가 초등학교 저학년에는 필수적으로 소방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담임교사가 학생에게 화재 관련 교육을 하는 것은 물론 소방관이 학급을 방문해 직접 교육을 하고 학생의 질문에 대답하기도 한다. 이 이외에도 학교 차원의 대피 훈련을 실시해 실제 상황 발생 시 학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 교통안전교육
교통안전교육은 공립학교의 경우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시행한다. 교통안전교육은 주로 학생들이 교통법규와 규칙을 이해하고 교통사고 예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교통안전교육은 교실 내에서도 이루어지지만 교사와 함께 학교 주위를 같이 다니면서 직접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실습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최근 학교에 자전거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아짐에 따라 자전거 이용 시 유의할 점과 안전장비 그리고 손으로 하는 수신호 등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이 이외에도 미국 학교에서는 학생의 안전을 위해 학교의 면학 분위기를 흐리고 긍정적인 학교 풍토를 저해하는 마약, 왕따 등과 같은 안전교육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학교폭력 중 왕따 문제가 가장 심각한 만큼 학생들을 대상으로 왕따를 당했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워크숍을 하는 것은 물론 왕따를 가한 학생들의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학부모에게 교육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또한, 중등학생을 대상으로는 성(性)과 관련해 교육하는 학교구들이 많은데 그 내용은 주들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성에 대해 개방적으로 접근해 학생들에게 콘돔을 나누어 주는 학교구가 있는 반면 금욕만 강조하는 성교육을 하는 학교도 있다.
4. 특징
미국 안전교육에서 우리나라가 주목할 특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바로 획일적인 안전교육보다는 학교와 지역 특색에 맞는 안전교육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태풍이 자주 일어나는 중남부 지방의 경우 학생들을 대상으로 태풍 발생 시 행동요령에 대한 교육을, 지진이 많은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지진을 대비한 안전교육에 더 집중한다. 이렇듯 연방정부 차원의 획일적인 안전교육 매뉴얼보다는 지역과 단위학교에 맞는 안전교육 매뉴얼을 만들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안전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최근 들어 학생들이 휴대전화 사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학교 응급 상황 발생 시 사이렌 이외에도 문자와 이메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상황을 통보해 대처하도록 하는 것이다. 연방정부 조사 결과, 이러한 정보통신을 이용한 자동 공지 및 통보 시스템을 도입한 학교가 전체 학교의 63%이며 그 수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학생의 대다수가 핸드폰을 소지하고 있는 만큼 학생 개개인에게 학교 안전과 관련한 상황을 빠르게 전파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대피 장소와 행동 요령도 전파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을 통해 미국 학교는 미국민에게 학교 안전 시스템에 대해 신뢰를 주고 있지만 학업과 무관하다는 이유로 재정을 축소하거나 일부 학교에서는 안전교육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작성자 : 교육정책네트워크 정보센터 이세웅(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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