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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지붕없는 박물관, 경주는 이렇게 즐겨라!

대한민국 교육부 2014. 11. 14. 11:00

지붕없는 박물관, 경주는 이렇게 즐겨라! 


박물관 | 경주 | 첨성대 | 안압지 | 불국사 | 석굴암 | 다보탑 | 양동마을 | 경주여행

찬란한 문화유산의 보고, 경주로 떠나는 여행

‘가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여행도시 중 하나는 경주입니다. 낙엽이 그려진 하늘을 바라보며 경주를 여행하는 것도 아름답지만, 경주를 제대로 느끼며 여행하는 방법이 여기 또 하나 있습니다. 경주는 천년왕국 신라의 향기가 지금까지 남아있는 '역사와 문화의 고장'입니다. 경주 곳곳에 불교와 과학, 예술성이 꽃피운 고대문화와 삼국통일의 위업을 가능케 해준 화랑도의 높은 기상을 피부로 느끼며 여행하는 것도 경주를 즐기는 방법입니다.

경주여행 안내책자를 보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비유적 표현으로 경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경주는 불국사, 석굴암, 경주역사유적지구, 양동마을 등의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부터 도시 전체 곳곳에 이르기까지 신라의 문화를 전시해놓은 큰 박물관입니다. 교과서를 통한 역사문화학습을 벗어난 탐방학습은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글과 사진으로 보던 한국의 문화를 직접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경주는 고스란히 보존된 신라의 문화를 제공하는 정말 훌륭한 학습의 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를 즐기자

카메라 하나 들고 경주에 도착해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발걸음 한 곳은 첨성대입니다. 항상 교과서,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첨성대와 실제로 직접 대면하게 되는 순간은 정말 짜릿했습니다.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받침’으로도 불리는 첨성대는 국보 제31호로 선덕여왕 때 만들어진 동양 최고의 천문관측대입니다. 투박한 느낌은 전혀 없고 유려한 곡선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 첨성대 앞에서 하나, 둘, 셋, 뛰어!]

첨성대를 지나 계림을 찾았습니다. 울창한 느티나무와 왕버들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계림은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태어난 곳이자 서라벌에서 가장 오래된 숲이기도 했습니다. 가을낙엽의 분위기에 계림의 신비한 분위기가 어울려 정말 묘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신화로만 들었던 이야기 속의 장소에 들어서자 마치 역사 속 주인공이 된 기분입니다.

[▲ 계림의 가을]

[▲ 아름다운 안압지의 야경]


숙소에 짐을 풀고 어둠이 하늘을 가리자 안압지로 향했습니다. 경주에서 꼭 보고 싶던 안압지의 야경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수면 위로 비치는 신라 시대의 고요한 풍경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안압지 주변의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는데, 이곳에서 문무왕 14년에 궁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다양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 합니다. 

다음 날 가장 먼저 불국사를 찾았습니다. 사실 경주여행을 하며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 불국사였습니다. 1995년 석굴암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불국사는 신라 시대의 불교문화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불국사는 신라의 건축기술과 불교, 토함산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만들어낸 통일신라 사원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불국사의 청운교와 연화교, 다보탑을 보며 불국사가 가지는 과학적이고 미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석가탑은 수리 중이라 볼 수 없었습니다.

수리 중인 석가탑 옆에는 다보탑이 모습을 보입니다. 통일신라 시대 이형석탑을 대표하는 석탑으로, 한눈에 봐도 석가탑과는 다른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기단의 돌계단 위에 놓여있던 네 마리의 돌사자 가운데 세 마리가 일제에 의해 약탈당해 현재는 그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상처를 입었지만, 통일신라 조형예술의 극치를 보여주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 경주 불국사에서 느끼는 불교 문화의 극치]

경주에서 신라문화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입니다. 비교적 최근인 2010년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양동마을조선의 유교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에 의해 형성된 마을로, 150여 채의 기와집과 초가집들이 지금까지 경주에서 느끼던 것과는 전혀 다르고 색다른 분위기를 뿜어냅니다. 순천의 낙안읍성, 안동의 하회마을과 비슷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마을의 분위기가 마치 “신라 속에 조선이 있소!”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 아기자기한 조선 시대 건축물의 단청]


양동마을은 비교적 규모가 큰 편이라 지도 없이 다닌다면 길을 헤매기 쉽습니다. 양동마을 전체에 마치 거미줄처럼 길이 여기저기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목적지를 찾아다니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적인 마을 풍경에 가을 소풍을 나온 어린아이처럼 들뜬 마음으로 마을을 둘러봤던 것 같습니다. 


양동마을은 조선 시대의 전형적인 양반 마을로, 마을 자체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 거리를 걷다 보면 ‘내가 지금 문화재를 걷고 있구나.’하는 들뜬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양동마을은 국보, 보물, 중요민속자료, 유형문화재, 기념물 등의 다양한 자료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역사·문화적인 가치가 정말 소중한 마을입니다.

[▲ 맘 편히 하루 묵고 싶던 양동마을]


시간을 넘어 문화의 향기를 만나는 곳, 경주

작년에 백제문화권에 해당하는 부여를 다녀왔는데, 가장 안타까웠던 때가 정림사지박물관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과거에는 수많은 사찰을 비롯한 성대한 백제의 문화가 펼쳐졌을 텐데, 역사를 거치면서 침입과 훼손의 타격이 너무 커서 온전히 남아 있는 문화재가 많지 않았습니다. 경주를 여행하며 부여가 떠오르는 것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부여도 복원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경주의 역사·문화적 의미는 더욱 남다릅니다.

 

이틀간의 경주여행을 통해 다시금 눈으로 직접 보고 손으로 만지는 현장체험학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교육을 통해 역사의 가치, 문화의 의미를 전달하기에 교과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석굴암, 문무대왕릉과 같이 언급하지도 못한 곳이 많을 정도로 경주는 정말 훌륭한 역사문화탐방도시입니다. 교과서에서 뛰쳐나와 첨성대, 계림, 안압지, 불국사, 양동마을을 보며 경주가 가지는 진정한 역사·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배우고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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