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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조절 프로그램으로 건강하게 감정표현하는 교실 만들기

대한민국 교육부 2015. 11. 2. 16:52

감정조절

프로그램으로

건강하게

감정표현하는

교실 만들기

-대구교육청에서 개발한 감정조절프로그램으로

행복한 교실 만들어보다!-



저희 반은 착하고 바른 초등학교 3학년 학생 22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른 반 선생님이며 학부모님들까지 모두 순한 친구들로 이루어져 있어 다행이라고 이야기하시지요. 이렇게 순하고 착한 이 친구들 간에도 다툼이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친구들과 다투는지 살펴봤습니다.


상황 1.

줄 맞추어 앉아서 기다리는 중, 앞 친구가 밀어서 A가 조금 뒤로 밀렸다. 그러자 뒤에 있던 B가 화를 냈고 A는 자기가 밀친 것이 아니라며 화를 냈다. 그리고는 서로를 탓하며 화를 냈다.


상황 2.

피구를 좋아하는 A가 피구를 하고 있던 B에게 함께 하자고 하였으나, B는 지금 시합 중이니 다음 판에 같이 하자고 하였다. A는 화를 내며 교실로 돌아 왔다. B는 A에게 나쁜 말을 들어서 기분이 나쁜 채로 교실로 왔다.


여러분이 보기에는 어떠한가요? 이러한 상황이 정말 서로를 탓하며 싸워야 할 상황으로 보이시나요?

최근 학생들을 지배하는 감정을 몇 가지 단어로 나타낸다면 아마 ‘화’, ‘짜증’, ‘슬픔’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 상황에 따른 반 친구들의 감정을 다시 살펴보면,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나 화를 내고 다른 친구들의 감정을 헤아리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이 앞서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이들의 위태로운 감정 생활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될 텐데요. 이런 생각들이 모여 대구시교육청에서는 ‘감정조절프로그램’을 개발하였습니다. 



■ 감정조절 프로그램은 어떤 것일까요?

'감정조절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기존의 많은 상담프로그램이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있는 것이라면, ‘감정조절프로그램’은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질의응답 형식으로 함께 살펴볼까요?



▲ 사진출처: 대구광역시 수성구 창의적체험활동지원센터 홈페이지(http://esuseong.or.kr/main/)



■ 감정조절 프로그램 실제로 운영해 보았어요! 

이렇게 좋은 감정조절프로그램! 직접 운영하지 않을 수 없겠죠? 총 6차시에 걸쳐 아이들과 함께 감정조절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그 중 아이들이 스스로 뽑은 최고의 활동을 몇 가지 소개하려고 합니다.


1. 감정 비행기, 감정 폭탄

▲ 감정비행기를 날릴 준비를 하는 아이들


“기분 나빴던 일을 적어서 폭탄으로 날리니 정말 기분나쁜 일이 없어진 것 같아서 홀가분해요.”

“친구들도 저랑 비슷한 일을 겪었던 것을 알고 나니, 마음이 나아졌어요.”

“친구들 앞에서 제 이야기가 읽혀지니 마음이 좋아졌어요.”


위의 말은 감정비행기, 감정폭탄을 던진 아이들의 소감입니다. 감정비행기, 감정폭탄은 사실 정말 단순한 활동이었습니다. 감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내가 느끼는 기쁨·슬픔은 사실 나 혼자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한 활동이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활동을 통해 힘든 일이 있더라도, '나만 이런 것이 아니구나! 다른 친구들도 이렇구나'를 느끼며 상처를 극복할 힘을 키워주고 싶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일을 말하기를 쑥스러워 하는 친구들도 많고, 평소 얘기할 기회도 많지 않았는데 이 기회를 통해 기쁜 일은 널리 널리 퍼뜨리고 슬픈 일은 뻥 날려 보냈습니다.


2. 내가 누구인지 말해줘!

이 활동을 하기 위해선 일단 장점을 표현하는 다양한 말을 배워야 합니다. 아이들은 장점을 공부나 운동 등과 같이 성과에 한정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를 잘 하는 것, 정리정돈을 잘 하는 것, 감동을 잘 하는 것, 잘 웃는 것,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것 모두가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언급해 줍니다.


▲ 서로의 장점을 말해주는 아이들


그런 다음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친구들의 장점을 3가지씩 말해 줍니다. 여러 명의 친구에게 자신의 장점을 들은 후, 가장 많이 나온 장점을 자신이 직접 말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장점을 말하는 것을 쑥스러워 하던 친구들이 시간이 흐르자 점점 자신감 있게 자신의 장점을 소개하는 모습이 대견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오늘 수업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장점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좀 쑥스러웠는데 기분은 좋았어요.” 

 “이 종이 집에 가져가서 엄마 보여줘도 돼요?”


집에서, 학원에서, 학교에서 결과로만 칭찬을 듣는 것에 익숙하였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노력과 마음씨, 행동으로 칭찬을 배부르게 들었더니 금세 행복해 하는 아이들입니다.


3. 감정 네모 일기

이 프로그램의 말미에 이제까지의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 대표적인 활동이 ‘감정 네모 일기’입니다. 네모난 종이를 여러 장 준비하여 모둠별로 나눠줍니다. 네모난 종이에 이제까지 우리 반을 위해 자신이 한 일을 짧게 적습니다. 


▲ 감정 네모 일기


감정 네모 일기는 자신이 이제까지 했던 일을 당당하게 자랑하는 시간이자,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라고 친구들에게 '공언'을 하는 장이 됩니다. 이렇게 만든 감정 네모 일기는 복도에 게시하였습니다. 오고 가면서 자신의 행동에 뿌듯함과 책임감을 느끼겠지요? 



■ 감정조절프로그램 운영 그 이후

감정 수업 이후 아이들 간의 다툼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마 거짓말일 겁니다. 하지만 차츰 차츰 변화해 가는 반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줄을 설 때 떠드는 친구가 있다면, "조용히 좀 해 주겠니?", "조용히 해 주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친구가 부쩍 늘었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자신은 하기 싫은 장난을 걸 때 "네가 이런 행동을 안 해 주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 화를 내는 친구에게는 "감정 신호등!"이라며 귀여운 경고(?)를 주는 것도 볼 수 있었지요. 


저는 아이들이 점점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할 것을 믿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문제로 걱정이나 고민하고 계신 많은 선생님들께 '감정조절 프로그램'을 적극 추천합니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함께 치유되는 놀라운 경험을 같이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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