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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김연아는 피겨 점프 기술의 교과서

대한민국 교육부 2010. 2. 23. 09:19
여자 피겨스케이팅 최고의 자리를 놓고 20살 동갑내기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격돌한다. 둘은 22일(한국시간) 오전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쇼트프로그램 연기순선 추첨식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추첨 결과에 두 선수 모두 만족하는 분위기. 여자 피겨스케이팅 경기는 30명의 선수가 6개조로 나누어 각각 5명씩 연기를 하게 되는데, 5조 3번째 순서를 뽑은 김연아는 우려했던 마지막 순서를 피했다며, 만족감을 표명했다. 

김연아에 하나 앞서 5조 2번째를 뽑은 아사다 마오 역시 김연아보다 먼저 연기를 하게 돼 행운이라며, 만족감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5조 경기는 24일 오후 1시 라우라 페피스토(핀란드), 아사다 마오, 김연아, 스트미 아키코(일본), 알레나 레오노바(러시아) 순서대로 치러진다.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할 만큼 세계적인 인기 스포츠다. 뉴욕타임즈 인터넷판은 최근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되는 종목으로 스노우보드 할프파이프, 에어리얼 스키, 루지(luge), 알파인 스키, 그리고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지목하고, 김연아 선수의 기술을 집중 분석했다.

 

▲ 김연아 선수의 프리스케이팅 연기 장면. ⓒ연합뉴스



   모든 점프에 있어 스피드가 가장 중요
 

뉴욕타임즈는 김연아와 오쇼 코치와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기술이 전개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는데, 김연아 선수는 인터뷰를 통해 “모든 점프에 있어 스피드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트리플러츠의 도약 시에 오른쪽 어깨가 왼쪽 어깨 뒤에 오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피겨스케이팅의 주요 기술로는 점프(jump)와 스핀(spin), 스파이럴(spiral) 등을 들 수 있다. 점프는 크게 토(toe) 점프와 에지(edge) 점프로 구분하는데, 토 점프는 스케이트 앞쪽의 톱니로 빙판을 찍으면서 위로 솟구치는 기술을 말한다.

선수들은 점프를 위해 세 가지 방식을 사용한다. 토 루프 점프(Toe loop jump), 플립 점프(Flip jump), 러츠 점프(Lutz jump)가 있는데, 김연아가 말하는 러츠 점프란 후진하면서 왼발을 아웃사이더 에지 상태에 두고, 오른 발의 토를 사용해 뒤로 점프·회전·착지 하는 기술을 말한다. 가장 어려운 기술인 만큼 점수도 6.0으로 가장 많다. 

그런데 국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2007년부터 안쪽 에지를 사용하면 1.6점을 감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바깥 쪽 에지를 사용하면 1.2점의 가산점을 주었는데, 실력이 비슷한 선수들에게 있어 2.8점의 점수는 매우 큰 차이였다. 

당시 김연아 선수는 바깥 쪽 에지를 사용했지만, 아사다 마오는 안쪽 에지를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력이 비슷한 선수들에게 있어 2.8점의 점수는 매우 큰 차이였다. 아사다 마오처럼 안쪽 에지를 사용해온 선수들에게 있어 연맹의 감점 조치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반해 트리플 플립은 안쪽 에지로 뛰는 점프로 5.5의 점수가 주어진다. 일본의 안도 미키 선수는 플립에서 안쪽으로 도는 습관이 있어서 2007~2008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이 버릇을 고치려고 시도했다가, 실수를 연발하기도 했다.


   판정 비중은 기술보다 안정성에...
 

제 자리에서 회전하는 기술인 스핀, 한쪽 발을 엉덩이 위로 유지한 채 빙판을 앞으로, 또는 뒤로 활주하는 스파이럴 기술에 있어 선수들 간의 큰 차이가 안 나고 있는 상황에서 난이도가 높은 점프 기술의 차이는 우승 향방을 결정짓는 요인이다. 

지금 상황에서 바깥 쪽 에지를 사용하는 러츠 점프와 안쪽 에지를 사용하는 플립 점프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선수는 김연아 선수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세계는 김연아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문제는 채점 방식이다. 채점에 대한 논란은 남자 피겨 싱글에서 간발의 차로 우승한 라이사첵(미국)과 은메달리스트 플루센코(러시아) 간에 벌어졌다. 라이사첵은 자신이 선보인 고난도 4회전 점프가 다소 착지가 불안했지만, 금메달을 딴 미국 라이사첵의 3회전 점프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라이사첵의 반격도 이어졌다. “(플루센코가) 전체 피겨 기술 중 한 가지에만 집착하는 것이 우습다. 4회전 점프가 어렵지만, 4분40초 프리 스케이팅 중 1개 기술일 뿐이다”라며, 기술의 난이도보다 안정성에 비중을 두고 있는 지금의 채점 기준을 옹호했다.

이 같은 논란은 김연아에게도 일말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 컨트롤러, 스페셜리스트,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 등의 심판진이 참여하는데, 이중 기술을 판정하는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에 로리올 오버윌러 미리암(스위스)이 포함됐다는 소식은 더 큰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빙상경기연맹, 판정 논란에 문제없다
 

▲ 연기를 마친 후, 점수를 확인하는 김연아 선수. 잔뜩 기대하는 표정이 재미있다. ⓒ연합뉴스

김연아는 지난 2008년 11월 그랑프리 3차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처리했지만, 플립 점프에서 ‘롱 에지(wrong edge), 잘못된 날로 도약했다는 의미)’ 판정을 받아 0.80점을 감점당했다. 

김연아는 연이어 치른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같은 점프의 에지 사용을 조심하라는 어텐션 마크(!)를 받았다. 김연아는 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으로 바꿔 시즌을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임원들간에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의 딕 IOC 위원은 지난 수년 간 프리 스케이팅의 판정 기준은 발전한 것이 아니라, 퇴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채점자들에 의해 부적절한 판정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빙상경기연맹 측은 이 같은 비난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판정이 정확한지 여부는 관중들이 더 잘 알고 있으며, 지금까지 큰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도를 넘어서고 있는 판정 논란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했다.

지금까지 김연아는 점프의 교과서라고 할 만큼 다양한 기술을 적절히 구사해왔다. 판정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최근의 판정 기준은 김연아에게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오는 24일 열리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경기에서 김연아 선수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상황에 비추어 순조로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를 놀라게 하는 김연아의 모습을 다시한번 기대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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