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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은행 이익 절반으로 ‘뚝’…핀테크發 지각변동

대한민국 교육부 2017. 6. 23. 21:06



10년 뒤 은행 이익 절반으로 ‘뚝’…

    핀테크發 지각변동   

[미래 세계의 변화 ⑤] 핀테크



 

 


 

우리 사회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킬 기술 트렌드로 ‘핀테크(fintech)’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입니다. 금융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보기술(IT)을 많이 흡수해 왔습니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이 좋은 예죠. 사람들은 이제 누구나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해 금융 업무를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핀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것일까요?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은 금융이 중심이 돼 정보기술을 활용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보기술이 중심이 돼 금융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사례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핀테크는 바로 이런 흐름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인터넷에서 비주얼DNA(www.visualdna.com)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사진 5장씩을 보여주면서 그 중에 선호하는 사진을 골라보라고 권유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게임을 하고 싶습니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어떤 동물이 되고 싶습니까’ 등 사소한 질문들을 연달아 약 60개 정도 던지는 것이죠. 재미삼아 풀어보는 심리테스트와 거의 유사합니다. 그런데 이 ‘심심풀이 땅콩’ 같은 테스트가 응답자의 신용도를 분석해 줍니다. 비주얼DNA는 영국의 신용평가 핀테크 사업자입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비주얼DNA는 돈을 잘 갚지 않는 이들의 심리 테스트 결과를 사전에 확보한 뒤 신규 응답자의 검사 결과와 비교합니다. 데이터가 적으면 신뢰도가 낮겠지만 빅데이터 수준으로 검사 결과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비주얼DNA의 테스트는 사회심리학과 빅데이터 결합의 산물로 볼 수 있습니다.

‘감히 심리테스트 따위가 내 금융 신용도를 결정하다니 말이 돼?’라고 납득이 되지 않는 분도 있으시겠죠. 그런데 실제로 비주얼DNA의 신용 테스트를 도입한 금융기관의 대출연체율을 조사해 봤더니 도입 전에 비해 23%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유의미한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것이죠. 뿐만 아니라 비주얼DNA의 기술 덕분에 대출집행률은 5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은행 이용 실적, 담보 유무, 연봉 수준 등의 정보를 요구하는 기존 신용평가 방식 때문에 대출을 받지 못했던 이들이 새로운 신용평가 덕분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죠. 지구상에는 평생 은행을 이용한 경험이 없는 금융 소외계층이 약 25억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들의 대출 문턱을 낮춰주는 비주얼DNA의 기술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온덱(OnDeck)이라는 금융회사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4시간 내에 대출을 집행한다고 합니다. 보통 소상공인이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으려면 금융기관에 직접 찾아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각종 필요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금융기관은 두툼한 서류뭉치를 받아들고 자체 신용평가 절차 등을 거쳐 대출 가능 여부를 결정하게 되죠. 이 기간이 짧아도 일주일에서 열흘은 걸립니다. 그런데 온덱은 단 10분 내로 대출 여부를 알려주고 대출금 입금에도 채 하루가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온덱의 비법에도 알고리즘과 빅데이터가 숨어 있습니다. 온덱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금융 거래내용과 현금흐름은 물론이고 SNS의 평판도, 세금 납부내역 등을 빠른 시간에 파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예를 들어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대출을 신청하면 해당 피자가게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댓글, 평점 등을 활용해 평판도를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죠. 온덱은 오프라인 점포 하나 없지만 대출 규모가 지난해 40억달러에 육박했다고 하는군요. 이미 기업공개를 통해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이기도 합니다.

핀테크는 신용평가와 대출뿐만 아니라 지급결제 부문에서도 혁명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 많이 출시되고 있는 각종 ‘페이’가 그 주인공인데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IT 4인방(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은 모두 핀테크 사업을 운영 중입니다. 구글은 2011년 구글월렛 출시를 시작으로 2015년에는 안드로이드페이를 선보였습니다. 애플 역시 2014년 애플페이를 출시했죠. 페이스북은 자사 메신저를 통해 하루 최대 1만 달러까지 송금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2015년 선보였습니다. 아마존은 2014년부터 아마존월렛을 운영하고 있죠. 이보다 더 앞서 실리콘밸리의 큰손 페이팔은 이미 1990년대부터 핀테크 사업을 영위해 왔습니다.

국내에서도 ‘페이 전쟁’은 예외가 아닙니다. 삼성은 2015년 ‘삼성페이’를 출시했습니다. 안드로이드페이나 애플페이와 달리 삼성페이는 세계 최초로 NFC 태그와 마그네틱 결제를 동시에 적용해 활용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또한 결제 시장에 혁명과 같은 변화를 불러왔죠.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숫자 몇 개만 누르면 바로 결제가 끝나버립니다. 이들 서비스가 나오기 전 온라인 지급결제는 회원가입, 공인인증서 발급, 액티브X 설치 등 복잡하기 그지없었죠. 게다가 컴퓨터 사양에 따라 오류가 빈번해 한 번 만에 결제가 이뤄지면 오히려 이상한 기분이 들 정도로 느리고 까다로웠습니다. 그런데 IT 기업들이 선보이는 결제 서비스는 그야말로 간편하기 그지없습니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펀드매니저 등이 담당하던 자산관리 업무를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죠.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의 성향을 파악한 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자산 포트폴리오를 추천해 줍니다. 자산관리가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적으로 수행되는 것이죠. 증권사와 은행을 중심으로 이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핀테크로 인해 2025년 은행의 소비자금융 이익이 60%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지급금,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각각 35%, 30%의 이익 감소가 예상됐습니다. 덕분에 핀테크 발(發) 금융인력 구조조정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최대 금융기업 ING는 2021년까지 약 7000명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지난해 발표했습니다. 시티그룹은 지난해 ‘디지털 파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은행 인력이 2015년 546만명에서 2025년 362만명으로 약 30%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는 국내도 예외는 아니어서 현재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희망퇴직과 명예퇴직이 거의 정례화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국내의 경우 핀테크에 대한 규제장벽이 높아 외국만큼 빠른 속도로 관련 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덕분에 금융인력 구조조정 속도도 상대적으로 좀 더뎌지겠죠. 이는 2015년 발표된 ‘핀테크 톱 100 기업’에 국내 기업이 하나도 포함되지 못한 것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아참, 핀테크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용어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블록체인’인데요,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보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입니다. 비트코인은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가상화폐로, 중앙은행의 개입 없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혁명적인 거래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덕분에 비트코인은 보안 측면에서 공신력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블록체인 기술이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선거 등 다른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데이터가 축적되는 시스템에서는 어디든 적용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기술 확장성이 매우 좋다고 합니다. 개인들의 정보 공유를 통해 중앙은행의 필요성을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사회시스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까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없이도 선거의 공정성이 담보된다면 속도나 비용 측면에서 엄청난 효율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기술적인 혁신으로 누구나 모바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1인 1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면 직접민주주의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수도 있겠죠.

핀테크 얘기를 하다가 선거와 정치 이야기로 흘러버렸네요. 4차 산업혁명의 한 범주로 평가받고 있는 ‘핀테크’가 어떤 방향으로, 어디까지 흘러갈지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글_최중혁 에디터

출처_ 꿈트리 Vol.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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