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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5개국어' 여대생의 외국어 정복기 본문
김아롬(21) 씨가 당당하게 내민 명함에 쓰인 글귀다. 경영학을 전공하는 김 씨는 올 가을에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일본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어학연수 경험도, 학원 수강이나 과외를 받은 적도 없지만 일본어 실력만큼은 자신 있다는 아롬 씨의 외국어 정복기가 궁금하다.
아롬 씨의 실력을 말해주는 JLPT 1급 자격증 및 각종 통역단 활동 이름표
처음엔 호기심이었다. 고등학교 때 제 2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한 김 씨는 학습한 내용으로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다는 외국어의 매력에 금세 빠져들었다. 아롬 씨에게 외국어는 공부해야할 과목이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 기회를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셈이다. “처음부터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용 전달에 초점을 맞춰 회화 공부를 했다”며 “세부내용을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동기가 생겼다”고 김 씨는 말했다.
대입을 위해 정규과목을 공부하기에도 빠듯한 고등학교 과정에서 김 씨가 일본어를 습득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혼잣말’과 ‘생각’이다. 책상, 자동차 등 눈에 보이는 사물들을 일본어 전환해 보고, 말을 하기 전에 일본어로는 뭐라고 할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또한 책이나 동영상을 보고 대사를 반복해서 따라 하기도 했다.
일본어를 듣고 말할 줄만 알았던 김 씨는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일본어 스터디에 참여해 본격적으로 문법을 공부했다. 일본인 학생들과 일본어 공부를 희망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스터디는 매주 주제를 정해 일본어로 대화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70세가 넘는 할아버지부터 막내인 아롬 씨까지 다양한 연령의 비전공자들이 모여 이뤄내는 다양한 관점은 그녀에게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고. “언어도 배우고 일본문화도 이해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였다”며 아롬 씨는 스터디의 장점을 역설했다.
이외에도 그녀는 온라인에서 일본인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책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은어, 약어 등도 익힐 수 있었다.
아롬 씨의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
그동안 열심히 공부한 실력을 시험해보고자 1학년 여름, 오사카·교토·나라 등으로 홀로 여행을 간 김 씨는 거대한 한자의 벽에 부딪혔다. 현지인과의 일상대화는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지만, 간판과 안내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자는 읽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평소 한자 공부를 게을리 했던 것이 독이 된 셈”이라며 수줍은 웃음을 지은 그녀는 “그 일로 독하게 공부할 결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일본의 조용함과 깨끗함을 직접 본 아롬 씨는 특히 전통 보존이 잘 된 교토의 전통건물들이 인상 깊었다고.
취업 스펙의 기초가 되는 자원봉사 이력. 같은 자원봉사라도 김 씨는 외국어 실력을 살려 통역분야에 지원했다. 2년간 방학마다 틈틈이 한일에코캠프,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강진척자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에서 통역을 한 아롬 씨의 외국어 실력은 나날이 성장했다. 한일에코캠프에서는 갑작스런 전문 통역가의 부재로 김 씨가 강연의 동시통역을 하기도 했다고. 그녀는 “갑작스런 제안해 당혹스러웠지만 천천히 진행해나가면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이후에 안내방송, 가이드 등을 할 때 이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며 회상했다.
통역 자원봉사로 외국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지난 3월에는 Fooex Japan 2010에 참가한 지역연고산업 회사의 제품 홍보 담당자로 참가했다는 김 씨는 올 가을에는 교환학생의 자격으로 토후구대 경영학과의 학생이 될 예정이다. 마케팅 전문회사 연구원 또는 브랜드 매니저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아롬 씨는 한국보다 경영학이 50년 이상 앞서 있는 일본에서 마케팅을 전공할 예정이다.
영어·일본어는 물론, 중국어도 수준급인 아롬 씨는 스페인어를 더해 5개 국어를 마스터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하루라도 빨리 외국어를 배워 세계 곳곳의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친구가 되고 싶다”는 아롬 씨. 학문 욕심도, 외국어 욕심도 남다른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아뱅 | IDEA팩토리 김슬기 기자 | 전북대 국어국문 | luvk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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