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교육부 공식 블로그
과학관도 진화하네? 본문
과학관만을 전담할 전시전문가가 필요하다
학창시절 이후 '과학관'을 생각하면 ‘재미없다.’, ‘힘들다.’, ‘줄 서기’, ‘포르말린 냄새’, ‘낡음’, '고장' 등의 단어들이 떠오른다. 세월이 흘러 학부형이 된 덕택에 최근 다시 아이와 함께 과학관엘 다녀보니 커다란 첨단 시설물들 때문인지 박물관이나 미술관과는 분위기와 성격이 많이 달라 보였다.
박물관과 과학관의 차이에 대하여 공주대 과학 학예학과 정기주 교수님께 여쭈어보았다.
박물관과 과학관의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박물관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1989년 국제박물관협회(ICOM)에 따르면 박물관이란 "인류와 그 환경의 물질적 증거물을 연구·교육·향유하기 위해 수집·보존·연구·소통·전시하며, 사회에 봉사하고 그 발전에 기여하는, 대중에 개방된 영구적 비영리 기관.”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박물관에 대한 많은 정의가 있으나 소장품을 수집·연구·보존·전시하고 교육한다는 근본 골격에서는 벗어나지 않으며 모두 대동소이합니다.
박물관은 또 소장품의 종류에 따라 미술관, 역사박물관, 과학박물관으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 미술관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예술가)이 만들어 낸 독특하고 비일상적인 창조물(예술작품)을, 역사박물관은 인간사 증거물로서의 유물을, 그리고 과학박물관은 자연계의 표본으로서의 견본을 취급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박물관이 전시물을 수집하고 보존하며 그 소장품을 기반으로 교육적 활동을 펼치는 곳이라 했을 때 미술관이나 역사박물관은 당분간 그 근본 성격이나 역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과학박물관은 전시물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분야뿐 아니라 그보다는 전시와 대중을 위한 프로그램에 비중을 두는 분야가 있음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전자의 대표적인 예는 자연사박물관과 국립중앙과학관이나 국립과천과학관의 자연사관, 과학기술사료관 등이 해당하겠고요, 기초과학관과 첨단과학관 등은 후자에 해당하겠지요.
우리가 학창 시절 이 두 가지가 혼합된 과학관(종합과학관이라 불림)을 주로 관람하였기 때문에 차이점을 인식하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중요합니다. 기초과학관이나 첨단과학관의 전시물 내용, 확보하는 방법, 전시기법 그리고 전시물을 활용한 교육 등의 운용 방법은 자연사박물관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기주 교수님
하지만, 과학박물관뿐 아니라 과학탐구관의 기능과 역할을 하는 국립중앙과학관조차도 영문 명칭을 'science museum', 즉 과학박물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그뿐만 아니라 과학관에 대해 논의할 때 사용되는 용어조차도 정확하게 정의 되어 있지 못합니다. 이런 사례를 접할 때마다 ‘과학관학’에 대한 많은 연구와 논의가 앞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박물관(博物館-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름)-역사·예술·민속·산업·과학 등 고고학자료·미술품, 기타 인문·자연에 관한 학술적 자료를 수집·보관·진열하여 교육적 배려하에 일반 민중의 전람에 이바지하고, 또 그들의 자료에 대하여 조사 연구하는 시설.
※과학관(科學館-과학관 육성법에 따름)-과학에 관한 자료와 물품을 갖추어 일반인이 관람하고 탐구 정신을 기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과학 사상의 앙양과 과학 교육의 진흥에 이바지하는 곳.
위의 사전적 정의에 따르자면 정교수님께서 언급하신 과학박물관(자연사관 등)은 박물관의 범주에, 수집과 보존을 의무로 하지 않는 기초과학관, 첨단과학관 등은 과학관 또는 과학탐구관의 범주에 속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루브르박물관 ⓒ오마이뉴스 이경미 |
중앙박물관 백제 금동대향로 ⓒ연합뉴스 |
과학관이 있으므로 우리가 얻게 되는 이익은 어떤 것들이 있기에, 학부모는 아이를 이끌고 열광적으로 과학관을 찾는 것일까?
과학관이 지닌 기능을 살펴보면 먼저 박물관처럼 과학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들을 보존하는 수장고적 기능이 있겠고, 다음으로 단순 자료전시로 필요하면 언제든 찾아가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있겠다. 때로는 사회가 추구해 나가는 과학적 이슈(신물질, 신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등)를 홍보하고 사회현상 이면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시키는 사회교육의 기능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다 보면 관람자로부터 전시에 대한 의견부터 나아가서는 어떤 과학적 현상에 대한 개발 아이디어까지 폭넓은 feedback을 얻어 의견 수렴도 가능할 것이다.
전문 연구기관으로서는 불필요한 기능이겠지만, 보편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다수 일반인을 위해 고가의 장비를(예를 들면 천문대) 공유하는 장치시설물 공유, 공동체험 기능도 있을 것이다. 또, 신기술이 개발되었으나 실생활에 구현하려면 경제성이 없어 사업적으로 미숙한 미래의 기술을 전시해서 잠재적 과학인들에게 힌트를 주는 기능도 있을 것이고 그 밖에 노동력 채용, 연구원에게 경험·의견수렴·연구 장소의 제공 기능 등이 있다고 생각된다.
테슬라코일 ⓒ국립과천과학관 |
로봇스타디움 ⓒ국립과천과학관 |
개인적으로 느낀 과학관 전시의 문제점을 떠오르는 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① 우선 ‘관람 대상의 세분화’가 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하겠다. 특히 참여하는 전시는 학생 위주의 전시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조차도 원리의 난이도, 이해도가 구분되지 않고 있다.
② ‘전시 의도’의 제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전시는 시간과 공간적으로 한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관람자의 선택을 위해 전시의 목적·의도가 충분히 어필 되어야 한다.
③ 한 과학관 내에서(또는 한 전시 공간 내에서) ‘단순전시’와 ‘참여전시’의 전시 공간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관람 분위기를 산만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뭔가를 만져보고 참여하도록 하는 것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참여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영상물로도 참여 이상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며, 참여 자체보다는 ‘이해와 전달’이라는 측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어떤 부분은 과학관 안에서만 일어나야 하는 일이 아니다. 예를 들면 빛이나 조명기기 영상기기에 대한 설명과 참여는 방송국에서 철 지난 기기로 체험하게끔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며 유익할 것이다. 그럴 때는 과학관 전시실에 이 분야는 어디 어디를 가면 어떤 정도의 체험을 할 수 있다고 안내를 해 줘도 좋을 것이다.
④ 과학관의 절대 수가 부족하여 세분화된 테마와 전문성이 부족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기업과 특정집단의 과학관 설립은 환영할 만하다고 생각된다.
⑤ 전시물 교체나 전시환경, 부수적 장식물 교체주기가 매우 느려, 아이들의 흥미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깊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겠으나, 우선은 다음과 같은 구분과 방향 제시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① 체험 전시관의 관람객 나이 구분 세분화 (요일별, 시간대별)
체험 전시는 안내인의 존재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전시 자체에 대한 나이구분이 어려우면 관람인을 나이별로 그룹화하고, 그룹에게 맞는 해설자를 투입시키면 전시가 빛을 발할 것이라 보인다. 이럴 때 예약제로 인원을 모아 운영해도 좋을 것이다.
② 관람인의 학력·전공 차이나 관점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시의도’ 공고
과학관의 전시품은 관람객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예를 들어 우주공간에 띄워 놓았던 허블 망원경은 전시품으로 어떠한 가치를 가질까? 그건 지극히 개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문제일 것이다. 허블 망원경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천제나 우주공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관람 자체로 열광할 것이며, 그 전시물이 거기에 놓여 있는 자체만으로도 재차 삼차 그곳을 방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고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학업에 관련된 자료를 얻거나 논문을 쓰기 위해 유물관을 여러 번 방문하게 되듯이 과학관도 같은 예가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전시에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에 앞서 전시의도를 공고하거나, 특별하고도 확실한 테마를 알려준다면 목적에 맞는 사람들이 찾아서 방문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재미없는 전시는 없어지게 될 것이다. 또, 같은 전시물을 보거나 같은 설명을 들어도 과학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받아들이는 이해의 폭은 다를 것이다. 아무리 설명을 잘해놓아도 관심이 없는 사람에겐 시간낭비 일 뿐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전시의도와 테마를 공시해야만 한다.
③ 체험, 장치 전시의 상설전시 배제와 이동전시 추구
장치시설은 고가이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사람은 두어 번 이상의 관람은 요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여러 차례의 이용을 요구하는 사람은 벌써 그 분야와 관련이 깊은 전문인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장치는 한 자리에서 계속 세대가 바뀌어 관람인이 교체되도록 기다리고 있어야 할까? 과학기기는 유물·유적의 고정적 가치와는 상반되는 가치를 지닌다. 특히 체험 장치는 더더욱 그렇다. (물론 과거의 과학 장치를 체험하게 하거나 기초·원론적인 과학 장치도 있겠지만) 이런 때는 코엑스 같은 전시관을 순회하는 전시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 하겠다. 물론 주관하고 기획하는 과학관은 정해져 있어야 효율적인 것은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고 본다.
④ 유물관이든, 미술관이든, 과학관이든 범국가적인 Them Plan이 필요하다.
한 장소에서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여기저기 중복되는 것은 특히 과학관일 때 보통 낭비가 아닐 수 없겠다. 특히 전시에 고가의 구현비가 들어가면 지역적인 계획을 짜서 효율적으로 과학관을 연계시키고 특화시켜, 지역 범위 안에서 테마가 연결되도록 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좁은 나라에 사는 장점을 활용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
⑤ 시간의 흐름, 변천에 따라 전시물을 신속히 업그레이드하거나 주기적 교체가 필요하다.
과학은 기초이론부터 최첨단 개발품(물질)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이론의 등장, 새로운 기술의 발전 등 변화가 빠르다. 그러므로 신속한 업그레이드를 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중복된 고가의 장치물은 국가적으로 불필요한 낭비이다. 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과학관은 전시에 필요한 부수적 실내장식의 특성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관람자의 요구나 사회의 트렌드에 맞춰줘야 할 필요성이 크므로 유물관보다는 상업적 화랑의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된다.
과학관의 전시품은 미술관의 미술·예술품, 박물관의 유물·유구와는 다른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시간에 따른 발전 속도나 경제적 가치, 국가경쟁력이란 측면에서 볼 때 대처가 신속해야만 한다. 일부 과학 전시품은 문화재처럼 ‘역사적인 가치가 높아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유물’도 있을 것이다. 고장 난 最古의 컴퓨터, 공룡 발가락뼈 등 희소가치가 있는 전시품은 단순 전시 이상의 것을 추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과학관은 문화재를 전시하는 박물관처럼 수장고나 수집처의 기능만 수행하여도 의의를 지니게 되는 위치가 아니므로 과학관만의 전시기법 확립과 표준화는 시급하다고 보인다.
무엇이든 쪼개고 나누는 것을 즐기지 않지만, 박물관과 과학관은 차별화되어야 함이 분명하며 과학 전시 전문인 양성과 과학관만의 전시기법 개발은 절실해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4년부터 기초자치단체의 자연환경 및 문화·관광시설 등과 연계하여 지역별로 특화된 테마를 중심으로 한 지방 테마과학관 120개소를 2012년까지 건립·운영할 계획이며, 국립대구과학관과 국립광주과학관이 2011년 10월 개관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교육과정 개정에서 창의·인성 체험학습을 강조하고 초·중학교는 1주일에 3시간, 고등학교는 1주일에 4시간씩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도록 정하고 시범학교에서 운영 후, 2011년 모든 초·중등교육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과학관 측에서도 과학관만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자각을 하고, 과학관 전문 인력 양성에 발 벗고 나섰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전국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과학전시 전문 인력 석·박사 학위과정’을 운영할 위탁책임기관을 2008년 선정, 2009년 공주대학교에 ‘과학 학예학’ 석사과정을 설립하였다.
뿐만 아니라 국공립 및 사립과학관에 과학전시 및 해설분야의 전문가 부족으로 과학문화 확산이 미흡하다고 판단하여 2009년부터 전시전문가 양성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09년에는 충남대, 우석헌 박물관 등에서 전시전문가와 해설사 과정이 있었으며, 2010년 5월 19일 대전 엑스포 공원 내 첨단과학관에서 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2010년 과학전시 전문 인력 양성사업 전문가과정’강좌가 시작되었다.
2010년 과학전시전문인력양성-전문가 과정 (엑스포과학공원 첨단과학관)
이번 강좌는 ‘과학전시 기획 및 설계’, ‘전시 콘텐츠 개발’, ‘전시기법 교육’에 중점을 둔 '전문가과정'으로 과학 학예학과를 개설한 공주대학교 대학원에 위탁되어 진행된다. 기간은 2010년 05월 19일(수)~2010년 11월 6(토)일까지 이며 매주 수요일 14:00~17:00, 총 20강좌 (60시간)에 실습(견학) 7회 (40시간)의 과정을 마치면 공주대 총장 명의의 수료증이 발급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유물보존 위주, 디자인 위주의 박물관식 전시에서 벗어난 '과학관만의 전시기법'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재교육의 요람, 그 현장에 가보니 (11) | 2010.06.16 |
---|---|
초등교사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BEST 5 (9) | 2010.06.14 |
'목표는 5개국어' 여대생의 외국어 정복기 (7) | 2010.05.27 |
[소담툰]대딩판 '공부의 신', A+ 공부비법 (4) | 2010.05.25 |
격세지감을 느낀, 변화한 대학축제 현장 (0) | 2010.05.20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