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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뵌 분이다
나는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에 우연한 계기로 참석하게 되었다. 2012년 5월 서울 출장을 갔다가 출장이 갑자기 취소되어 버린 통에 연세대학교에서 진행되는 포럼에 참석하게 되었던 것이 그 발단이었다. 그 때 당시 내가 충격까지는 아니지만 가장 큰 인상을 받은 것은 강의에서의 아낌없는 동영상 활용이었다. 대개의 강의에서는 파워포인트만 봐왔는데 내용도 좋았고 확실히 청중의 관심을 얻기 쉬운 것이 적절한 동영상 사용이다.
전라도 광주에 사는 나는 그 뒤로 포럼을 찾아 전국을 다니는 신포럼 유목민이 되었다. 원주, 부산, 창원, 제주도, 무안, 서울 등 정말 10번 넘게 아니 한 15회 정도는 참석한 것 같다. 비록 2014년과 2015년은 해외한국학교에 근무해서 참석을 못했지만(아니다, 그 때도 방학 근방엔가 한 번 참석한 적이 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인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출장 한 번 가려면 관리자 눈치를 전혀 안 볼 수 없음에도 말이다.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에 참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르침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그 아이디어를 현장에 적용할 방법을 찾고 싶기 때문이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입시위주의 수업을 하고 있는 교사들은 더욱이 이러한 바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행히 운이 좋아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 수기 공모전에 당선되어서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참석하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창의·인성교육을 중시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이를 실행할 방법은 크레존이나 과학창의재단 원격 연수원을 제외한 어느 사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 참석의 이유이다. 이에 더하여 영어교사로서 내가 가르치는 과목을 제외하고는 다른 과목의 수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여 포럼을 통해 다른 과목과의 융합수업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 핑계다. 결론은 재미있다. 솔직히 너무 여러 번 참석하다 보니까 이제 겹치는 내용도 많이 보이고 장점보다 단점이 보일 때도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이 익은 선생님들의 얼굴들을 많이 보게 된다. 앞으로는 어색해하지 말고 인사해야 겠다. 다른 지역에서 온 선생님들과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야말로 포럼의 가장 큰 잠재적 효과가 아닐까?
그리고 갑자기 튀어나온 이야기지만 혹시 이 글을 보고 있는 관리자 분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 학교 현장은 교사가 변해야 가장 변화 속도가 빠른데, 교사가 변하는 가장 빠른 길은 연수를 통해서이고 그 중에서도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을 통해서이다. 혹시 출장 간다는 선생님들이 있으면 기분 좋게 출장 내주실거죠? 많이 배워오라는 덕담과 함께...
가는 길은 멀지만 오늘도 간다
새벽 네 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지방에서 참석하는 사람은 절실히 느끼는 것이 서울까지는 쉽게 가지만 서울에서 포럼 장소까지 애를 먹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 이용까지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겠는데 또 거기서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하면 가기도 전에 지쳐버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포럼 장소인 한국체육대학교는 지하철에서 내리자 마자 바로 찾을 수 있어 매우 다행이었다. 참고로 요새 여자역도선수를 모델로 하고 있는 드라마에서 선수들이 달리는 장면을 이 대학교에서 찍지 않았나 싶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유명인을 보는 기분
즐거운 마음으로 사인을 하고, 간식을 받고 강당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1부 포럼 기조연설이 시작되기 전에 이홍렬씨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강의시간보다도 먼저 도착해서 자리를 빛내주는 것을 보고 진정한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영문인지 마이크가 안 나오더니 간간히 소음이 들리는 악조건으로 강연자와 청자 둘 다 실망스러울 수 있었는데도 강연자의 능력은 빛이 났다. 또한 강연자가 워낙 유명인이기도 하고 달변가여서 관객들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강연자가 약간 옆길로 새는 듯한 내용을 말하다 가도 제자리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을 보면 약간의 잡담도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주어진 시간 내내 열정적인 모습으로 강연을 하였고 강연자가 이런 태도로 강연을 하다 보니, 참여자들 모두가 이에 화답이나 하듯 마치 오빠 그룹을 대하는 소녀팬들의 반응을 보여줘서 강연자에게나 청중 모두 즐거운 경험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물로 자신의 노래 CD를 준 것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온다. 즐거운 경험은 강의 후에도 이어졌다. 모두와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바로 저것이 오랜 기간의 인기비결이 아닌가 싶었다. 사실 주제 강연 자체가 어떤 특별한 아이디어나 지식을 준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성공보다는 성공적인 삶을 살자는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자는 강의는 강사의 파급력과 더불어 일상에 지친 선생님들에게 힐링의 시간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늘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자는 것과 발상을 전환하자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진리를 통해 나는 교사 생활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나도 요가강사처럼 건강하고 싶어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점심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창의인성포럼마다 참 공짜로 먹기 미안할 정도로 식사가 훌륭하다. 하지만 나이 든 사람으로서의 오지랖인지 몰라도 이번 포럼에서 교사들은 뷔페식으로 먹고 정작 스탭들은 도시락을 먹는 것을 보고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도시락 금액이 더 쌌을 테니까... 내가 너무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가?
이번 워크숍에서는 자투리 요가 강습이 있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때로는 긴 시간보다 짧은 시간에 하는 것들이 더욱 의미 있고 더 효과가 있을 때가 있다. 이번 요가 강습이 대표적인 사례인 것 같다. 일단은 공짜로 받은 소량의 아로마와 작은 요가용 볼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배운 요가 동작들은 어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도 꾸준히 하지 않는 그런 것들이었다. 다시 말해 너무 난이도가 높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핵심만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간간히 의자에 앉아서 요가 동작을 할 때면 그날이 기억나서 좋다.
하지만 동일 장소에서 워크숍이 바로 있어 강사가 미리 와서 시설을 확인해 볼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것 같았다. 모든 행사는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인가 많이 하려고 시간을 급하게 잡는 것보다는 하나라도 더 내실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모둠별 활동이 없어서 모둠을 배치한다거나 하는 것도 없었지만 만약에 모둠 활동을 하는 워크숍이었다면 의자 배열 등에 신경을 쓸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것이다.
워크숍 고르기의 난제
포럼에 참석할 때마다 가장 고민하는 것이 어떤 워크숍을 고를 것인가이다. 정말 신중하게 고르고 설명부분을 꼼꼼하게 본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어떤 경우에는 너무나 기대를 했는데 안내문에 설명된 것과 일치하지 않아 실망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별 생각 없이 다른 분반이 마감이어서 신청하기도 했는데 의외의 보석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전반적으로 지금까지의 프로그램을 보면 네 개 중 하나 정도만 특정 과목에 치우치고 나머지 세 개 정도는 무난하게 어느 과목의 선생님이나 활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역으로 네 개 중 세 개가 음악, 미술, 과학이라는 특정 과목에 치우쳐 있었다. 담당 과목의 선생님에게는 엄청나게 좋은 내용이겠지만, 미술이나 음악 수업은 중고등학교 수준으로 쉽지 않았고 과학은 초등학교 수준이라고 하여도 이미 과학 자체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으므로 워크숍을 선뜻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로 유달리 이번 포럼에 참석 인원이 적지 않았나 싶다. 물론 연말이어서 다들 바쁘기도 했겠지만 정말 프로그램이 좋으면 학습자는 모이기 마련이다. 어느 과목의 선생님이나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으면 한다.
또한 워크숍 설명을 애매하고 추상적으로 제시해 놓음으로써 참석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워크숍이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줘서 참여자들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교사들에게도 문제가 있을 때가 있다. 갈수록 모든 연수에서 같은 시간에 들을 수 있는 선택권을 넓혀두다 보니 학생들처럼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옮겨 다니는 경우가 있다. 본인들의 자유지만 이곳은 백화점이 아니라는 사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옮긴 적이 몇 번 있었다. 여하튼 나의 이번 선택은? 면담 프로젝트였다.
여러 번의 포럼을 다니다 보니 어떤 경우에는 몇 번 몇 번 포럼은 마감되었으니 다른 것을 선택하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반면에 어떤 경우에는 마지막까지 참여자 수가 너무 적어 보이는 경우도 있다. 어느 정도 숫자가 이상적이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지도 모른다. 하는 활동마다 큰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택했던 것을 취소할 선생님들은 미리 취소 의사를 분명히 전달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당일 신청하는 분들도 있고, 갑자기 참여를 안 하는 선생님들이 많아서인지 분위기를 보니 정작 강사도 몇 명이 신청을 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또한 냉정한 이야기로 너무 숫자가 적으면, 예를 들어 열 명 이하이면 신청자들의 의견을 묻고 과감히 해당 워크숍을 취소하는 건 어떨까 싶다. 너무 작은 숫자가 작으면 자칫 잘못하면 강사든 참여자든 둘 다 맥이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쾌한 실습이 함께 한 면담 프로젝트
이번 워크숍은 동기유발+강의(면담의 개념, 의의, 목적), 강의(사례발표, 자료제시), 활동(전사), 강의(자서전 만드는 과정 설명), 활동(자기 광고하기), 활동(친구 면담하기), 강의(자서전 만드는 과정 및 전반적인 설명), 활동(지도안 쓰기)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중 몇 개만 언급하고자 한다.
• 설레는 시작 : 아이스 브레이킹
강사님은 이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차분하게 생긴 초등학교 여선생님이었다. 김제에서 왔다는 말에 동향으로서의 묘한 끌림이 생겼다. 강사의 간단한 자기 소개와 면담의 개념, 의의, 목적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진로와 관련된 인물 탐색으로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서전을 쓴 내용으로 방영된 뉴스를 시청했다.
참가자들 10초 소개가 있다고 교재에 쓰여 있어서 내심 무슨 말을 할까 하고 긴장했었는데, 의도적으로 강사가 안 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참가자들의 자기 소개 부분이 없어서 처음이 상당히 어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선생님 두 분이 책 발간 예산 확보에 관한 것과 자서전을 쓴 학생들 구성에 대해서 질문하여 조금은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역시 우리 선생님들은 어색함도 알아서 푸신다. 전문가들이시니까!
• 자료 제시 부분 : 사전 연락은 필수
삼십 분 후 강사가 숙제로 제시하였던 프로젝트 계획서 세우기 확인이 이어졌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전혀 연락을 못 받은 통에 중요한 이 활동의 확인 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 프로젝트 계획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핵심 질문’과 면접 대상자나 자신이 제시하고 싶은 형태 같은 ‘선택 꾸러미’로 이루어진 모범적인 형태였는데 아무도 해오지 않았으니, 그 때부터 강사가 당황하는 듯하였다. 나도 운이 좋아 강의를 몇 번 해보았지만 이럴 때의 난감함은 쉽게 짐작이 된다. 어디서 연락이 잘못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이 시작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졌더라면 훨씬 더 의미 있는 워크숍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강사는 결국 그 자리에서 면접 사전질문을 계획서에 써보라고 하였는데 정확하게 명시된 활동이 아니라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그리 활동에 몰입하지는 않았다. 다행히 강사가 가지고 온 자료가 많아 이를 보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 전사활동
참가자들이 강사가 직접 준비해온 이어폰 선물을 받으며 아이들처럼 좋아하면서 첫 번째 활동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활동은 전사 작업이었다. 전사 작업이란 녹음 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는 것이다. 역시 무슨 활동이든 열심히 하시는 우리 선생님들... 호응도는 나쁘지 않았다. 실제 전사를 해보니 참 전사가 힘들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나는 나중에 학생들과 함께 영어로 ‘선생님 자서전 써주기 활동’을 해보았다. 일부로 몇 명은 사전 인터뷰 내용을 적지 못하게 하고 몇 명은 주요 단어만 적게 하고 몇 명은 전사활동을 시킨 후 나중에 확인을 해보았더니 아 인간의 기억력이란... 전사 활동을 하지 않은 두 그룹의 학생들은 이미 자서전이 아닌 소설을 써버렸다.
여기서 조금 아쉬웠던 점을 말하자면 일부 참가자들이 전사 파일을 다운 받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해버렸다는 것이다. 이전과 비슷한 맥락으로 파일 다운 정도는 얼마든지 미리 준비해 올 수 있는, 다시 말해서 얼마든지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부분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또한 관련된 분들의 의사소통 부재가 있지 않았나 싶다. 전사 후 전사활동 확인 시에 여러 가지 재미있는 추가 활동들이 가능할 것 같다. 제시된 자료는 전라도 억양의 할머니 인터뷰였는데 이상적으로는 경상도 할아버지, 강원도 아주머니 이런 식으로 구색을 맞추면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이상적으로다. 어디서 그 많은 인터뷰 자료를 한 곳에서 구하겠는가...
• 강의 1
전사 작업이 끝나고는 사전 질문지 작성, 면담, 전사, 삽화제작, 교정, 에필로그 작성, 편집, 발간, 출판 기념회 등으로 ‘아이들이 써 드리는 자서전 만들기’의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전반적인 강의가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강사의 정성이 고스란히 보였다.
나도 학생들과 이와 유사한 활동을 해보니 소위 예산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나의 학생들이 한 활동의 내용은 정말 좋다. 하지만 그냥 A4 용지에 쓰니 느낌이 살지 않고 학생들의 태도는 조금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강사처럼 예산을 따와 그럴싸한 책을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인상적이었던 것은‘gift car share service’를 활용해 학생들 모두 출판 기념회를 갔다는 것이었다. 역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 친구 면담하여 소개하기
친구 면담하여 소개하기는 워크숍 전체 활동의 중심이 되는 부분이었다. 내가 면담한 친구, 면담 대상자가 선택한 주제, 면담 결과 정리하기 등을 종이 한 장을 기본으로 하여, 30분 동안 짝을 이루어 짝을 면담하는 활동이었다. 나보다 교사 경력이 더 오래면서 나처럼 교직 중 해외 체류경험을 가진 선생님과 서로를 면담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동시에 발견하며 만족스러운 대화를 나누었다. 선생님들이 너무 몰두하여 강사가 참가자들의 대화를 끊기를 두려워 할 정도였다.
이번 워크숍의 강사가 많은 준비를 하여서 선생님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개선점을 제시 하고자한다. 교사가 이 활동을 할 때는 학생의 입장에서 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사는 이러한 활동들을 오래 해 온 교사로서 최소 면담 시 주의할 사항이나 기술 몇 개라고도 알려주거나 면담 방식이라도 조마다 다르게 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중에 보내준 자료를 보니 아주 자세히 적혀 있었지만 자료를 안 읽는 분들을 위해 한 번만 더 포인트처럼 집어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또한 시간 제약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전체 앞에서 발표하여 타인과 내용을 나누는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삼십 분 동안 시간가는 줄모르고 면담과정을 즐겼다. 조금만 더 주위를 기울이면 이런 즐거운
시간이 즐거운 시간에서 멈추지 않고 더욱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 강의 2
친구 면담하기 후에는 전체 자서전 만들기에 관한 과정 소개가 다시 이어졌다. 면담 대상자를 고를 때의 문제, 자신에게 필요한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한 체크리스트 작성에 관한 설명에 이어 면담 대상자에게 들어보는 면담 과정의 동영상을 보았고, 다시 이어진 설명에서는 전사하기, 가공하기, 시각화 방법 활용하기, 초대장 현수막 디자인하기를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전체 자서전 만들기 과정 동영상을 보고 본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 들었다.
첫 번째 강의와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지만 않았지만 강의 1보다는 좀 더 큰 맥락에서 전반적인 흐름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면담 대상자의 캐릭터 만들기 부분이었다. 실제 학생들과 비슷한 활동을 해보니 선생님들이 자기 자서전이라는, 영어로 써진 몇 장짜리 종이를 받아보실 때 영어가 두통을 주는 캐릭터 그림을 제일 좋아하였다.
• 수업 지도안 쓰기
언제부터인가 포럼에 참석하면 연수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연수 점수는 적정 시간 이수와 지도안 쓰기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지도안 쓰기의 고수들이시다. 다시 말해 이미 워크숍 시작하기 전부터도 다 써놓으시는 선생님들도 있으시다. 그런데 굳이 수업지도안을 쓰는 것은 너무 요식 행위 아닐까? 또한 만약 무의식적으로 강사들이 선생님들에게 지도안 쓸 시간을 주느라 강의를 빨리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과감히 지도안 쓰기 부분을 없애버리는 것 어떨까? 아 물론 연수 점수는 그대로 주시는 걸로...
• 나누는 기쁨
강사가 최선을 다해 수업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필요한 선생님들에게 망설이지 않고 준 것이 더욱 고마웠다. 이에 더하여 본인이 가르치는 학년이 초등학교이므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중학교나 고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특히 피드백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보면 강사가 교육현장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나도 피드백을 보내드린다 보내드린다 하면서도 일에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 못 보내드렸다. 강사 선생님. 조금만 기다려주셔요. 꼭 보낼께요!
• 현장 적용 방안
면담이라는 것은 프로젝트로 별개의 생산물로 산출할 수도 있지만, 결과가 아닌 하나의 과정으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위인이 아닌 주변의 가족을 면담하고 그들의 자서전을 쓴다면, 그러한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수적인 인성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거창하게 책의 형식까지가 아니더라도 가족 신문이나 여러 가족과 합동으로 잡지 같은 개념으로 발간해도 된다고 본다. 특히 다문화 가족이라면 이를 통하여 가족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자신의 진로 롤 모델과의 면담을 통해 자서전을 쓴다면 진로교육의 또 다른 형태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자유학기제와 연계하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된다.
나의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 적용 경험
영어과에서는 의사소통 중심의 교수법이 중시된 이래로 많은 형태의 프로젝트 수업이 진행 중이고 그 중 하나가 영어 인터뷰이다. 관점을 약간 달리해서 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교사의 자서전 써주기’ 형태로 바꿔보았다. 막상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니 일단은 면담 대상자 찾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시기가 학년말 인지라 대부분의 선생님이 바쁜데다가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쑥스러워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어감에 따라 선생님들에게 자신의 삶을 반추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또한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면담 대상자 즉 선생님에 대해서 알게 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인터뷰 중 선생님 말을 주의하여 듣는 등 인성적인 면에서도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워크숍에 대한 몇마디
이번 워크숍을 통해 예산을 따와 주변 사람이나 자신의 진로 롤 모델이 되는 사람의 전기를 직접 제작한 교사와 초등학교 학생들의 경험담을 듣고 나도 뭔가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 었다. 꼭 어떤 것을 배운다기 보다는 바로 이러한 마음 자세가 워크숍이나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을 통해서 잠재적으로 얻는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다만 “면담할 때의 주의사항, 방법 등을 알아본 후 좋은 면담의 사례를 통해 자신이 계획할 면담의 밑그림을 그려보고자 한다.”는 워크숍 교재의 내용이 다루어지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쉬웠다. 만약 동일한 내용으로 다시 한 번 워크숍을 한다면 전체 자서전 만드는 과정을 모의로 교사들이 직접 해보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워크숍은 이론보다는 실습 중심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번 워크숍을 비롯한 현장포럼도 전반적으로 볼 때 완벽하진 않았지만 추위와 싸워가며 서울에 간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 다음 포럼 장소는 어디일까?
면담 프로젝트 적용 학생들 작품 예시
< 다음 토요일을 기다리며 >
글_ 정 지 영 (금호중앙여자고등학교)
출처_ 크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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