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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의 따뜻함처럼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본문
이러한 민족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여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소외 계층에 대한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우리 사회에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9월 8일 '배나사'(대표 이준석) 용산 교육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이주호 장관은 지난 해 추석 때에도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멘토링 봉사 단체인 '공신'(대표 강성태)이 활동중인 관악구 청소년자활지원관을 방문하여 격려한 바 있지요.
그런데 배나사가 무엇이냐구요? 배나사는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의 줄임말로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양질의 수학ㆍ과학ㆍ영어 교육을 제공하는 비영리 봉사단체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하버드대 졸업을 한 달 앞두고 모교인 서울과학고 동문 홈페이지에 자원봉사 모임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2008년 용산구에 첫 교육장을 개설하였고 그 이후로 자발적인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가르침으로 많은 학생들이 배움의 기쁨을 느꼈다고 합니다. 현재는 서울과 경기 그리고 대전까지 총 7개의 교육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장관님이 오시고 다같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장관님도 궁금하신 게 참 많고 선생님들도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참 많으신 거 같더라구요. 다들 너무 말씀도 잘하시고 재밌으셔서 분위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Q.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저희는 학생과 선생님의 비율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학생이 12명이면 선생님은 4명 정도이지요. 그 중에 한 분은 정교사로 앞에서 수업을 하시고 나머지 분들은 수업을 도와주십니다. 그리고 수업은 오후와 저녁반이 있는데요. 보통 1시간 강의하고 3시간 동안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문제를 풀게 합니다. 수업은 7시 50분에서 8시 정도에 끝나요. 지금 저기 안에 계신 분은 수업 끝날때까지 건들지말라고 하시더라구요.(다들 웃음)
문제풀이는 아이들이 스스로하게 합니다. 아이들이 '왜 저흴 도와주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면 '스스로 해'라고 얘기합니다. (다들 웃음) 아이들은 거기에 크게 인상을 받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풀어지게 하거나 방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워낙 착해서 뒤쳐지는 애들은 서로서로 도와주며 함께 공부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도 아이들이 좋으니까 따라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교재를 직접 만드셨다고 들었습니다.
시중 문제집도 참고하면서 많이 공부합니다. 그리고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이 많아서 그 아이들이 보기 쉽고 흥미롭게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특히 저작권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그림도 다 직접 그렸습니다.
얼마전에 어떤 카이스트에 다니시는 분이 캄보디아에 해외봉사를 가셨었는데 거기서 저희 교재를 채택해서 사용하고 계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기쁘더라구요.
Q. 꾹 참는 표정을 하고 계신 분이 있는데요. (웃음) 단체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이나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이 있나요?
장소 섭외에 어려움이 조금 있습니다. 그래도 지난 겨울에는 서천 공무원 연수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아무래도 수련원이 아니라 공무원 연수원이다 보니 모두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저희의 사례를 공개할 수 있고 이런 단체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여러번 교육봉사 단체들을 모아서 포럼을 하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더라구요. 이런 교육봉사 활동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포럼을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다른 지역에서 시작하려고 하는 이러한 단체의 처음 인큐베이팅 단계를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한바퀴만 돌려주시면 자전거는 잘 나아갈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저희의 위치가 애매합니다. 물론 저희에 대해 잘 알지만 '교육봉사'라는 자체가 그런 면이 있는 거 같습니다. 현재의 정책이 교육기부나 봉사를 많이 늘이려고 하는 건 필요하지만 양보다 질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봉사단체에 대한 인증제 같은 걸로 말이죠. 아이들이 여기에 오기 전에 실망하고 오는 경우가 꽤 있거든요.
Q. 또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한 아이가 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저보고 말썽 부리지만 말아달라고 하는데 왜 선생님은 80점까지 맞아야 된다고 하세요?' 저는 목표 기준은 항상 높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기초 사칙연산도 잘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배나사를 마치고 나간 아이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배나사 학교가 있었으면 좋겠다구요. 그리고 공부하기 좋은 환경과 선생님들 아래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나갔다고 자신들도 나중에 반드시 와서 봉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그럴때 아이들이 저희를 얼마나 믿고 생각하는지를 느낍니다.
앞으로도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과학 서적을 많이 읽고 교재 개발을 계속 해나갈 예정입니다.
곧이어 피자파티가 열렸습니다. 함께 피자와 과일들을 나누어 먹으면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장관님께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아이들이 답하는 과정에서 금새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습니다. 아이들의 눈빛이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빛났습니다.
그 틈을 타서 저는 한 선생님 그리고 한 아이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배나사 선생님 그리고 배나사에 다니는 학생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성신여자대학교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1학년 문계령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Q. 어떻게 배나사에 지원하시게 되었나요?
친구의 소개로 오게 되었어요. 저같이 소개로 알게된 경우도 있구요. 배나사가 각 학교에 전단지를 붙이기도 하고 인터넷에 홍보를 하기도 하는데 거기서 정보를 접하시고 혼자 오신 경우도 많아요.
Q. 그럼 신청하면 바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건가요?
모든 분들이 환영이에요. 그런데 신청자가 많으면 대기자가 되었다가 다음 학기부터 활동하기도 해요. 저같은 경우도 봄학기에 신청했었는데 여름학기부터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Q. 여기 봉사활동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대학생인가요?
네. 물론 연령대는 다양해요. 공무원 시험을 치시고 오신 분도 계시구요. 그런데 대부분은 대학생이에요.
Q. 정교사 1명과 3-4명의 보조교사로 이루어져있다고 들었는데요. 보조교사 분들이 어디계신지 모르겠어요.
저기 학생들 사이사이에 앉아 있는 분들이세요.
Q. 혹시 지금 같이 수업을 듣고계시는 건가요?
네. 저분들은 정교사분께서 수업을 하실 때 학생들이랑 같이 들어요. 그리고 나중에 문제풀이 시간에 아이들이 모르는 문제가 있을때 도움을 주세요. 물론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풀때까지 기다리시죠. 그래서 새벽에 끝나는 경우도 있어요.
Q. 네? 새벽에 끝난다구요?
네. 아이들이 문제를 다 풀고나서 집에 가도록 해요. 이러한 취지를 학부모님들께서도 이해해주시고 아이들도 억지로 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요. 여기는 11시면 문을 닫기때문에 아래에 있는 24시 맥도날드에 가서 수업을 해요.
Q. 그럼 선생님도 같이 밤을 새시는거죠? 그리고 바로 다음날 학교에 가시는 거에요?
네. 진짜 여기 선생님들 열정이 대단하신 거 같아요. 특히 저 분은 굉장히 유명한 분이세요. 방금 밖에서 장관님과 함께 학생들이 피자먹을 때도 계속 수업하신 거 보셨죠. 물론 수업이 일주일에 한 번 있기 때문에 매일 밤을 새는건 아니에요.
그리고 배문중학교에 다니는 1학년 송수룡 학생을 만났습니다.
Q. 어떻게 배나사에 다니게 되었나요?
아는 형아가 전화로 얘기해줬는데 어머니께서도 허락해주셔서 다니게 되었어요.
Q. 문제를 다 풀어야 집에 갈 수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요?
네. 저같은 경우는 5시간 동안 문제를 푼 적도 있어요.
Q. 주말에 담당 선생님과 도서관에서 만나 공부를 한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아셨어요? (놀람) 선생님 집과 저희 집 중간에 있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요. 제가 스스로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물어보는 식이에요. 그동안 선생님은 선생님 공부를 하세요. 매주 토요일에 만나서 공부를 하는데 점심시간에는 각자 싸온 도시락을 먹어요.
Q. 배나사에 다니면서 가장 좋은점 딱 한가지를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선생님들이 모두 착하시고 잘 가르쳐주세요.
Q. 그러면 약간 고쳤으면 하는점 딱 한가지만 꼽는다면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없어요.
Q. 앞으로 언제까지 배나사를 다닐 예정이에요?
3학년 1학기까지 다닐 수 있는데요. 저는 그때까지 계속 다니고 싶어요.
교육봉사 혹은 교육기부는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방학때면 단기적으로 캠프가 열리기도하고 각 복지관과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멘토들을 1:1로 맺어주기도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교육봉사가 아름답고 고귀한 활동입니다. 하지만 배나사를 들르고 다른 교육봉사와는 다른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굉장히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때문입니다. 배나사 선생님들께서 하셨던 말씀대로 교육봉사 단체간 포럼이 잘 이루어져서 우리나라의 교육봉사 단체들이 더 큰 발전을 이루고 이로인해 우리나라 학생들이 교육에 대한 더 큰 신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느낀 점이 많습니다. 같은 대학생으로서 그분들의 열정에 소름이 돋기도하고 반성이 되기도 했어요. 고향에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될 것 같습니다. 이 기사를 읽는 모든 분들 즐겁고 의미있는 추석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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