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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학습'이 '축제'가 되는 곳, 평생학습축제 본문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로 1시간. 저희 어머니의 성씨가 이천 서씨라서 이름으로만 들어왔지만 처음으로 방문하게 된 이천이었습니다. 쌀과 도자기로 유명한 고장인 만큼 시월에 있을 도자기 축제를 준비하느라 한창이었습니다. 하지만 몇일 전에 있었던 제 10회 전국평생학습축제의 열기 또한 만만치 않더라구요.
경기도 이천에서는 2011년 9월 2일 부터 9월 5일까지 4일간 제10회 전국평생학습축제를 설봉공원에서 개최하였습니다. 직업의 다양화와 각종 정보화 시스템 및 생활의 여유로 인한 여가시간의 증대라는 사회환경의 변화는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부응한 이번 축제는 이천시가 마련한 여러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과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생학습의 양상과 운영실태 그리고 정부의 평생학습정책을 소개하였습니다.
(출처: festival.icheonlll.go.kr)
(출처: festival.icheonlll.go.kr)
얼마 전에 대구에서 열린 전국과학축전에 다녀왔던지라 비슷한 분위기를 예상하고 이천의 명소인 설봉공원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북적거리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저 자신도 모르게 흥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음악이 들리는 곳으로 따라가 보았습니다.
덩달아 흥이나는 다복 풍물패의 공연
그곳에서는 장애인 부문 평생학습동아리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팜플렛을 보고 확인하기 전까지는 전혀 장애인 분들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절로 흥이나 박수를 치게 만들었던 다복풍물패의 공연부터 올해에 들었던 음악 중에 가장 행복을 안겨주었던 합창단의 공연까지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느꼈던 감동을 동영상을 통해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덩달아 흥이나는 다복 풍물패의 공연)
(보는 사람까지 환한 미소를 짓게 하는 합창단의 공연)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체험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각 지역별로 혹은 평생학습기관별로 체험관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체험할 공간들이 너무 많아서 걸어 다니며 마음이 가는 부분을 더 자세히 구경하였습니다.
우선 교과부와 평생교육진흥원 부스로 갔습니다. 여기서 친절한 아저씨께 평생학습계좌제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요. 평생학습계좌제는 말 그대로 개인이 살아가면서 학습하게 되는 결과를 통장 계좌처럼 누적해가는 제도라고 합니다. 홈페이지에 가서 자신의 학력이나 수료한 평생학습과정들을 기록하면 정확한 확인을 통해 다양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검증된 이력서를 만들어 준다고 하네요. 저도 평생학습계좌를 하나 만들었는데 좋아 보이는 볼펜까지 주셔서 너무 좋아하는 걸 얼굴에 드러내며 부스를 나왔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평생학습계좌제 홈페이지(http://www.all.go.kr)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체험부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돌아다녔는데요. 이천시에서 제공하는 엽서를 작성하면 우표까지 붙여서 보내주신다 길래 어머니께 엽서 한 장을 썼습니다. 어머니께서 지금 라인 댄스를 배우고 계시지만 고3인 저희 동생이 졸업을 하고나면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그림 그리기나 노래 부르기도 한 번 배워보시면 너무 잘하실 거 같다구요. 그리고 인삼으로 유명한 충청남도 금산군 부스에 가니 다양한 한약재로 구성된 방향제 만들기 체험이 있어 긴 줄을 서서 저도 한 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또 가다보니 저의 고향인 진주의 체험부스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빼꼼히 보았는데 어르신들께서 부채에 그림을 그리시는 솜씨가 감히 범접할 수도 없는 실력들이셔서 멀리서 지켜보다가 돌아 나왔습니다.
부스는 너무 많은데 축제 마감시간이 다되어 가서 아쉬운 마음에 체험관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길에 제 눈을 사로잡는 글들이 있더군요. 바로 평생학습 체험수기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나의 소원은 -조갑수-
칠곡군 골복실 작은 마을 딸아이 태어났네
맏딸은 살림 밑천이라는데 아들 둘 밑에 장녀 왠 말인가
하루하루 농사지어 사시는 부모님 허리 펼날 없고
동생들 업어 키우느라 나 허리 펼날 없네
큰오빠 작은 오빠 교복입고 학교 가는 길
몰래 숨어 눈물 흘리네
언제나 나도 공부 할 수 있을까?
기약없는 현실이 원망스럽네.
내 나이 65세. 자식위해 살아온 세월
이제는 나 위해 살고 싶다네
남들은 그 나이에 웬 고생~~하고 말하지만
못 배운 한을 배운 사람이 어찌 알까 싶네
가슴속에 묻어둔 못 배운 한, 고이 펴서 이제는 배워 보려 하니
기역 니은 디귿..... 읽고 보니 쓰기는 더 어렵네
가다말면 아니 간 만 못하다고 했던가
비오는 날도 눈 오는 날 도 매일 매일 구민회관 찾았네
침침한 눈 비비며 한자, 한자 쓰고 또 쓰고
아픈다리 주물러 가며 읽고 또 읽고
은행가는 것도 구청가는 것도 이젠 두렵지 않네
백세가는 인생길 중턱에서 소원 풀었다네.
나오는 길에 보았던 아름다운 설봉공원의 호수입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 평생학습 혹은 평생교육이라는 말을 들어오면서 ‘지금도 배워야할 게 많은데 앞으로도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니’라는 생각에 몸서리를 쳤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이 축제를 둘러보면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강요된 교육이 아닌 자발적인 학습은 얼마나 즐거우며 그러한 즐거운 학습은 한 사람의 평생을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최근 들어 느끼는 무기력의 원인을 찾고 있지 못하던 저는 초등학교 때까지 배우고 말았던 피아노를 다시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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