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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가 달라졌어요! 본문
달라진 학교, 달라진 선생님, 달라진 교실
-인재대국을 위해
조선 시대 과거제도의 비리가 절정에 치닫던 시기는?
때는 바로 조선 후기, 대리 시험, 시험지 유출 등 과거에 대한 열풍은 지금의 수능시험 못지않았던 것 같습니다. 몇 년씩 성리학을 암기하느라 산에 들어가 세상과 단절하고, 좋은 스승을 찾아 소위 과외를 받고, 입신양명을 꿈꾸던 그때 이러한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은 인물들이 있었습니다.
나라의 인재들이 과거라는 시험에 묶여 재능을 썩히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암기 위주의 시험의 문제점, 그리고 이러한 시험이 인재를 등용하는지에 대한 의문의 제기. 이러한 현실 제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등장한 개혁의 인물들이 바로 ‘실학자’입니다.
실학자들이 주장한 것은 ‘공거제’. ‘천거제’입니다. “필기시험만으로 인망과 덕목을 갖춘 인물을 선발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란 의문에서 시작된 실학자의 개선방안은 현재의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20년을 교직에 몸담은 교사가 있었습니다. 이 선생님의 평생 꿈은 아이들과 함께 평생 사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자신을 통해 조금이라도 행복한 삶을 사는 것, 긍정적인 인생을 살아가는데에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매일 남아서 교재 연구를 하셨습니다. 체육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은 체육인으로 키우고, 미술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은 칭찬을 통해 재능을 키워주었습니다. 부진아가 없도록 남아서 가르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열정이 알려져 선생님은 승진을 하였고, 교감선생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교감선생님의 역할은 그 선생님의 꿈과는 조금 멀었습니다. 학생들이 아닌 교사들을 관리하는 관리직이었기 때문이죠. 다른 교사들을 서포트해서 좋은 학교를 만들고, 이를 통해 학생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좋지만, 평생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던 선생님의 꿈은 이룰 수 없는 것인가요?
평생 교단위에 서 있겠다는 목표는 승진과 함께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이렇게 '인재대국'이란 책에는 인재대국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불철주야 노력하는 우리 교육계의 많은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인재대국을 이루기 위한 조건이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하지만 그 높은 교육열이 이제는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인지, 과도한 교육열로 인해 해외 조기유학, 유학을 목적으로 한 이민까지 가게 되는 현실입니다. 대학은 졸업하지만 취업은 되지 않는 현실. 대학에 입학해서도 스펙을 쌓느라 정신없는 학생들. 이렇게 과열된 교육 현실 속에서 진정한 인재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 교육은 어디로 가야할까요?
최근 공교육이 활성화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사교육 비율은 거꾸로 줄고 있고, 유학갔던 학생들도 돌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요?
이는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는 학교 현장을 통해 변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1. 입학사정관으로 입학한 학생의 중도탈락율이 더 낮다.
혹자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너무 주관적인 것 아니야?’라고 질문을 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주관적’인 기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같은 학교에 있으면서 학생에 대해 평가할 때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쾌활해서 좋은’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를 할 수도 있지만, ‘너무 말이 많아 수업을 방해하는’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같은 아이가 음악 수업에는 큰 소리로 노래 부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수업태도가 좋은 학생이 됩니다. 음악선생님에게는 '너무나도 수업에 도움이 되는 아이'가, 조용히 설명을 들어야 하는 수업에서는 ‘시끄러워 방해가 되는 아이’로 평가 받기도 합니다.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고, 잘 하는 것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것은 아이의 성향만이 아닙니다. 전공이나 직업마다 요구하는 성향의 사람이 다른 것입니다. 직업과 전공이 다양화 된 사회에서 모든 아이들 같은 시험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대학마다 요구하는 인재상이 다른데 과연 이를 같은 시험과 제도로 선발하는 것이 가능할까 의문이 듭니다.
1년 내내 봉사만 한 학생도, 1년 내내 만화만 그린 학생도 소신과 꿈을 갖고 성실히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진했다면 그에 맞는 전공과 대학을 찾아 갈 수 있는 것. 그것이 입학사정관제라고 생각 합니다. 사실 저도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한 학생이 대학에서 잘 적응할 수는 있을까?’ 란 의문을 갖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를 <인재대국>에서는 통계된 수치로 답합니다. 동국대의 경우, 신입생의 중도 탈락률이 오히려 입학사정관으로 합격한 학생의 경후 현저히 낮았다는 것, 경희대에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더 높았다는 것입니다.
외국의 학교처럼 과목마다 교실을 바꿔서 듣는 교과교실제의 운영, 수능과 연계된 EBS 프로그램, 과학고에 가지 않고도 과학 공부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과학 중점학교 등 입시제도뿐 아니라 학교가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우리 학교가 달라졌어요’ 아닌가요? 이렇게 학교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의 가장 큰 주체는 교사와 학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 한국판 기적의 오케스트라 바람이 불고 있다.
작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합창”이라는 소재가 큰 인기몰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것보다 합창이 인기몰이를 한 이유는 합창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람들 간의 정, 조화, 화합 등의 변화의 모습 때문일 것입니다. 좋은 노래는 단순히 좋은 목소리, 좋은 악기 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의 하모니 즉, 합창이라는 것을 절실히 보여줍니다. 서로 한 목소리가 돼서, 서로를 이해하고, 나만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까지 들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특히 실버합창단의 모습을 보면서 평생을 세상과 단절해 살던 까칠(?)한 노래만 잘하는 사람이 합창단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더 감동받았던 것 같습니다. 합창보다 더 다른 사람과 함께 호흡해야 이룰 수 있는 것이 바로 오케스트라입니다.
“엘시스테마”라는 유명한 베네수엘라의 오케스트라단이 있습니다. 1975년, 들리는 거라곤 총소리뿐이었던 빈민가에 마약과 범죄 밖에 몰랐던 아이들에게 총 대신 악기를 들렸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안 될 것이라는 여겼던 음악교육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35년 뒤, 11명의 단원이 30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또 이들 중에 미국 명문 오케스트라인 LA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베를린 필하모닉 역대 최연소 오케스트라 단원 에릭슨 루이스 등을 배출함으로써 음악성을 인정받고,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최근에는 한국판 엘시스테마가 전국에 퍼지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도 토요휴업일을 이용해 아이들이 악기를 들고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 연주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학기말 멋진 무대를 꿈꾸며 서로 소리를 함께 듣고 하모니를 이루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을 보지 않고 ‘나’만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화합의 기회를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 특히 주5일제를 통해 토요 스포츠 등 아이들의 활동분야를 다양화 하려는 움직임은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는 인재대국에 큰 활성화가 되고 있습니다.
3. 끝까지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교사의 꿈
“아이들하고 계속 있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이번에 우리 학교에 새로 오신 수석교사님께서 하신 이야기입니다. 교감선생님으로 나갈 점수와 경력이 다 되시는데, 관리직을 하지 않으시고 아이와 함께 하시기로 결정하신 수석교사님. 수석교사는 교감선생님과 같은 직위지만 관리직보다는 교육이라는 것에 더 뜻을 두신 선생님께서 택하실 수 있는 길입니다. 수업을 연구하시고, 후배 교사들의 수업 연구를 도와주시는 역할을 하시는 수석교사님은 “평생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길이 생겨서 너무 좋아요.”라고 이야기 하십니다. 열심히 교육을 한 결과가 교육과는 멀어지는 교감, 교장선생님이 되는 것이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교사를 위한 다른 길이 생긴 것입니다. 수업, 교육에 더 힘을 쏟고, 이를 후배들에게 전해, 명품 수업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수석교사제도가 생긴 것이죠.
전국의 만천오십개학교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달라지는 아이들, 다른 환경에 맞춰 교장공모제에 의한 맞춤형 교장, 맞춤형 교사, 맞춤형 교육청, 맞춤형 학교, 맞춤형 교과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교과서도 국정에서 검인정으로 다양화 되었습니다.
음악 교과서 속에 랩이 등장하고, 음악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영어 교과서에 영어 문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응급시스템에 대해서도 배웁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변화되는 우리 학교. 이제는 학교가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기만 할 것만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작은 물결 같은 변화가 전 세계의 '나비효과'를 일으킬 것이라 기대합니다.
참고 - 기적의 오케스트라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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