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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교생실습담, 한번 들어보실래요? 본문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빼놓을 수 없는 추억 중 한 가지가 바로 교생 선생님과의 추억입니다. 한 달 동안 정이 듬뿍 든 교생 선생님께서 떠나는 날이면 섭섭한 마음에 반 전체가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지요.
흔히 교생실습이라 불리는 교육실습은 사범대학생의 필수 코스 중 하나로 예비교사들이 학교생활에 대한 관찰이나 참관 및 교과학습·학급경영·학생지도 등 전반에 걸쳐 실무 연습을 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예비교사들은 각 교과 및 교육학 이론에 대해 공부하지만, 실제 현장에 나가게 되면 예상치 못한 다양한 상황들과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을 겪다보면 양질의 교사로 준비되며 자신의 교육관을 만들어 가게 되지요.
이제 곧 선생님이 될 예비 선생님들이 느낀 한 달간의 교육실습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2012년 4월 한 달 동안의 실습을 마친 김수정 선생님(초등 예비교사), 김재경 선생님(고등 과학 예비교사)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4학년 김수정입니다. 4월 한 달간 이화여대 부속 초등학교에서 귀여운 1학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왔답니다.
2. 교육실습기간 동안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인가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선을 분명하게 제시해 주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어 한번은 아이가 운동장에 가래를 뱉는 행동을 했어요. 미소를 싹 지우고 따끔하게 지적했음에도 아이가 진정 잘못을 깨우치고 반성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귀찮으니 선생님께서 시키는 것대로 하는 것이지요. 이런 경험을 통해 처음 아이들을 만나는 때부터 선생님은 평소에는 정말 따뜻하신 분이지만 우리가 잘못한 행동을 할 때는 엄격하고 무섭게 혼을 내신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3. 교육실습기간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교생으로서의 마지막 날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실습기간 내내 계속 마음에 품고 있던 원칙이 있었는데, 바로 “무조건 아이들에게 사랑만 퍼주자. 그리고 나도 마냥 행복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별의 날, 저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제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지 느꼈답니다. 아이들이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을 때, 또 평소에 발표 한 번 않던 수줍은 아이가 손을 들고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말했을 때의 감격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아이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최대의 사랑을 주고, 아이들이 제게 그들의 사랑을 줄 때, 그게 가장 큰 보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4. 교육실습을 통해 알게 된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초등교사는 위대하다”라는 사실입니다.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의 싸움을 중재하는 판사,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담가, 심리를 파악하는 심리학자,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연예인, 옷매무새를 다듬어주는 엄마 등등 그 모든 역할을 해냅니다. 담임선생님의 하루를 보고, 또 체험해보면서 느꼈지요. ‘정말 초등교사는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구나!' 라구요.
5.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고 싶나요?
아이들에게 언제나 햇살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나 거기 있고, 나에게 따뜻한 행복과 사랑을 주는 사람. “선생님이 있어 내 인생은 조금 더 행복해졌습니다” 라는 말이 제겐 너무나 행복한 말이 될 것 같네요.
어린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또 바른길로 이끌고자 하는 예비 초등교사 김수정 선생님의 마음이 참 와 닿는 인터뷰였습니다. 그렇다면 고등학교에서의 교육실습은 어떨까요? 아이들의 특성이나 교과내용, 수업시간 분위기와 생활지도 측면에서도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참 다를 텐데요, 이번에는 장소를 옮겨 서울소재 문일 고등학교에 교육실습을 다녀온 예비 과학교사를 인터뷰 해보았습니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생물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김재경 입니다. 학부 때는 생명공학을 전공해 연구원이 되고 싶었는데, 뒤늦게 교육에 매력을 느껴 교육대학원에 오게 되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과학을 정말 재미있게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2. 교육실습 기간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인가요?
제가 실습을 하게 된 문일 고등학교는 남학교였습니다. 처음 하루 이틀은 치마를 입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조심스러웠고, 키가 크고 덩치가 큰 학생들에게는 주눅이 들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체육 시간 전 체육복으로 갈아입는데 교생인 저를 신경 쓰지도 않고 훌렁훌렁 옷을 벗는 것을 목격 했을 때는 큰 충격을 받기도 했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어찌나 귀엽고 순수한지 일주일 안에 적응할 수 있었답니다.
3. 교육실습 동안 가장 보람찼던 일은 무엇인가요?
교사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아마 수업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 반은 1학년 중에서도 가장 말썽꾸러기들만 모여 있는 반이라는 소문이 날 정도로 장난꾸러기들과 개성 강한 친구들이 많이 모인 반이었습니다. 교생대표로 연구수업을 준비하면서, 아이들이 잘 따라줄까 걱정했는데, 학생들은 의젓한 자세로 오히려 저를 응원해 주며 열심히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이 저마다 ‘선생님 덕분에 과학이 재미있었어요’라는 말까지 해줘서 정말 보람을 느꼈습니다.
4. 교육실습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한 번은 한 학생이 저에게 편지를 주었습니다. 제가 ‘시험공부 열심히 해!’라고 써준 작은 쪽지에 대한 답장이라며 내민 편지였는데 제 응원 덕분에 다시 마음을 잡고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와 함께한 5분여의 짧은 상담이 본인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보낸 응원 메시지가 그 아이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느끼는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감격을 느꼈습니다.
5. 교생실습 후, 바뀌게 된 생각이나 알게 된 점이 있나요?
사실 교생실습을 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매일 뉴스에서 나오는 그런 교사 폭행이나 학생 폭력의 현장으로 들어간다는 생각에 무섭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와 본 학교의 현장은 뉴스나 신문에 나오는 것만큼 암울하지도 염려스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까이에서 본 학교는 아직도 사제지간의 사랑이 존재하는 사랑의 학교였고, 교우 간의 의리와 우정이 존재하는 따뜻한 학교였습니다. 그래서 교생을 마치고 나온 지금은 교권 추락이나 교실 붕괴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올바른 길로 교육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기 계발에 더욱 힘쓰게 되었습니다.
6.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고 싶나요?
교육실습 한 달 동안 여러 번 수업하게 되었는데 처음에 학생들이 보여준 높은 집중도가 하루하루 지나갈 때마다 점점 떨어져 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매일 학생들에게 새롭고 참신하게 다가가는 교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학생과 교사가 익숙해질 때 나타나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자기 계발에 항상 힘쓰고 학생들에게 최선의 것을 보여주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실습기간 동안 만난 학생들을 떠올리며 제가 맡은 학생은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명감 넘치고 사랑으로 똘똘 뭉친 예비교사 두 분을 뵙고 나니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그래도 참 밝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교사들이 4년여간 사범대학에서의 수업보다, 한 달간의 교육실습이 이후 교직 생활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하지요.
‘교사’라는 직업은 참 무섭고도 무거운 책임감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학생들과 함께하는 보람과 기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직업인 것 같습니다. 사범대학 또는 교직 이수를 통해 소중한 꿈을 품고, 그 꿈을 사랑해 온 예비교사들이 앞으로도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변함없이 ‘교사’로 우뚝 섰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예비교사를 응원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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