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으로 시작했던 새 학년 한 학기가 마무리되는 시기입니다. 가정마다 한 학기 동안 아이한테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무엇인지, 혹은 집에 와서 제일 신나게 떠들어댔던 화제는 무엇인지 학교생활 이야가 궁금해지네요.

제가 이번 학기에 초등 4학년 딸과 친구들을 통해 가장 생생하게 들었던 이야기는 바로 ‘스포츠클럽 데이’였습니다. 6월 둘째 주 ~ 셋째 주에 3학년 ~ 6학년 각 학년별로 진행된 스포츠클럽 데이가 있었습니다. 5월 초 가족 한마당 운동회도 했는데, 얼마 안 있어 또 계주 선수 선발 얘기며 발야구 얘기가 나와 의아했죠. 작년 같았으면 중간고사 준비로 웃음이 사라졌을 시기인데, 올해는 중간고사는 사라지고 ‘스포츠클럽 데이’가 생긴 덕분에 문제집 덮고 주 앉아 흥미진진하게 학교 얘기 나누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뛰는 시간, 학부모도 반갑습니다!


‘스포츠클럽 데이’주5일 수업제 실시에 따라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자 운영되는 날입니다. 4학년인 아이 반의 경우 좋아하는 과목을 '체육'으로 꼽은 학생이 가장 많았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행사가 아닐까요. 운동도 주말이나 밤 시간에 학원 가서 해야 하는 현실이 늘 안타까웠는데, 학교 안에서 이렇게 친구들과 어울려 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게 학부모인 저 역시 무척 반가웠습니다. 


무엇보다 단 하루 형식적으로 치르는 행사가 아니라 몇 주 전부터 연습하고, 예선을 거친 후 '결전의 날'을 맞이하는 과정을 반 학생 전체가 함께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전교생이 하는 운동회 때는 계주 선수도 한 반에서 남학생 한 명, 여학생 한 명에게만 주어지다 보니 작년에 뽑혔던 대표가 또 달리는’ 대회가 될 수 있죠.

그런데 스포츠클럽 데이 선수 뽑은 방식을 보니 "승부는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조차도 '잘 달리는 애를 뽑아야 우리 반이 이기는데 하고 싶은 사람을 우선으로 뽑았다'고 투덜댈 정도였죠. 

지원자가 많아 가위바위보로 출전을 결정했다고 하니 정말 '공평'하지 않나요?


체육을 싫어하는 아이들한테는 혹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먼지 알러지가 있다는 아이는 '응원하면 되요~' 하며 출전 기회를 양보했고, 6학년들은 플래카드까지 만들어 반별로 자발적인 응원전도 열었더군요. 글짓기 대회, 그림 대회에는 흥미 없던 학생이라도 함께 움직이고 함성 지르는 시간 동안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엄마한테 학교 얘기 안 하던 아이도 소통을 선물합니다~


처음 발야구 연습을 하던 날부터 아이들은 말이 많아졌습니다. 친구들끼리 규칙에 대해서 얘기하는 모습도 봤고, 공원 나갈 때 공을 가지고 나가 연습을 한 아이도 있고, 자기 실력을 영웅담처럼 말하는 아이도 있었죠. 예선이 다가오자 아이들은 슬슬 긴장했습니다. "우리반은 8반하고 붙는대. 큰일 났네! 그 반에 달리기 진짜 빠른 애 있대.", "너는 무슨 선수로 나가? 몇 반 하고 예선한대?" 저희들끼리도 정보 교환을 하느라 말이 많아졌습니다.


평소 식탁에 앉으면 만화책부터 들던 저희 딸도 '엄마, 엄마~' 부르며 흥분을 쏟아내는 날이 줄을 이었습니다. 선수 선발 방식부터 선수 리스트, 계주 달리는 순서며 선수들 약점 파악까지 적극적이고 진지한 모습에 놀랐습니다. 내가 마지막 주자라 책임이 막중하다, 우리 반이 이기려면 오늘부터 컨디션 조절 잘해야 한다, '우리'를 생각하는 아이 모습을 보며 '이런 게 정말 교육이구나' 느껴졌습니다. 평소 "학교에서 좋은 일 없었니?" 물으면 "없어"라고만 답하던 아이가 말수가 많아졌으니 엄마로서는 소통을 선물 받은 것이죠.


계주 예선전 전 날 아이는 긴장된 표정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반이 질 것 같다"며 '빨리 달리는 방법'까지 검색해 보고 갑니다. 무슨 올림픽 경기 내보내는 엄마처럼 저도 '화이팅'을 외치며 마음은 아이와 하나가 되어 있었죠.


드디어 스포츠클럽 데이가 치러진 날, 땀범벅이 된 아이는 교하기가 무섭게 영웅담과 스토리를 쏟아냈습니다. 교문 앞에서 만난 친구 엄마한테 20분 동안 경기 얘기를 하고, 집에 오는 길에 만나는 친구들한테도 후일담을 전하느라 기운이 빠졌다고 해요. 물론 계주와 발야구 모두 패배해 승리의 기쁨은 놓쳤지만, 아이들끼리 공통된 목표로 엮이고 함께 뭉치고 즐긴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생활체육데이, 지역사회 연계 활동도 이어집니다!


6월에 이어 7월 둘째 주에는 '생활체육데이'가 있었습니다. 줄넘기, 배드민턴, 축구와 전통놀이를 하는 날이었어요. 특별히 배우지 않고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생활체육 종목들이라 다 같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스포츠 관련 행사는는 학교 안에서만이 아니라 축제 속에서도 활발히 열렸습니다. 건강하고 활기찬 여학생 스포츠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마련된 '2012 드림 걸스 데이 축제', ‘운동하는 학교’ 활성화를 위한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전을 연 함양교육지원청, 토요 스포츠 데이와 연계한 주말농장을 개장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커다란 호응을 얻은 충남 강당초등학교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참여를 도모했죠. 지역 체육계 역시 학생 클럽대항 스포츠 대회 개최는 물론 학교 운동부 창단 등을 통해 학교 폭력 등의 예방을 꾀하고 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너무 놀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는 학부모도 있고, 스포츠클럽 활동이 생활기록부에 게재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는 학생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다는 하버드대에서 많은 학생들은 다양한 클럽에서 체육 활동을 하면서 성공적인 사회인으로의 자질을 가다듬는다는 사례들이 분명합니다. 유학생들이 운동클럽 활동 덕분에 홀로 유학하는 데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다 말한 인터뷰 기사도 봤습니다. 실제로 교실 안에서는 의기소침하게 앉아있던 여학생이 운동장에 나가면 적극적으로 활동해 의외였다는 선생님 말씀도 들었습니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바른 인성을 기르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포츠 활동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페어플레이’ 정신이 바탕이 되는 스포츠 활동이 공동체 의식 함양과 스트레스 발산을 통해 더욱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는 데 무한한 디딤돌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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