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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배우는 ‘민주·인권 교육’

대한민국 교육부 2012. 11. 27. 09:00


존중과 배려가 피어나는 즐거운 학교

- 초등학생이 배우는 민주·인권 교육 -

 

초등학교 수업시간, 선생님이 내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은 모둠 친구들과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활발하게 토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선가 큰 소리가 들려 가보면 학생들이 서로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며 다투고 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직접 나서 중재할 때까지 학생들은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이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모둠활동을 하는 모습>

 

이와 같은 모습은 어느 교실, 어느 수업시간이나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학생들의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생활지도 상의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역시 서로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부족하여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학생들 스스로 서로 배려하고 소통할 수 있는 올바른 민주시민 의식을 기르고,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아는 바람직한 인권의식을 함양한다면 이러한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요?

 

1.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아이들

현재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도 민주시민교육이나 배려와 이해에 관한 내용은 충분히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은 단순히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시민의 자질이나 인권의식을 마음속으로 ‘내면화’하여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두세 개 이상의 학원에 다니며 지식 쌓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 학생들의 바쁜 일상을 보면 배려와 존중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할 여유는 없어 보입니다.


<학교가 끝나면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학원 차량을 타고 학원에 가는 아이들>


2. 아주 특별한 동아리, LHB(Lovely Hot Beat)

광주광역시 수문초등학교에는 아주 특별한 동아리가 있습니다. 바로 민주·인권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교사 동아리 LHB(Lovely Hot Beat)입니다. 초등학생 수준에 적합하고 흥미로운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뜻이 있는 선생님들이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LHB 동아리를 계획하고 조직한 김경란 선생님은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배려와 존중을 ‘내면화’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출산과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인해 점차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가진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LHB 동아리에서는 우리 학생들이 배려와 존중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활동을 계획·운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모여 동아리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3. 영화로 배우는 존중과 배려

초등학교 시기의 아이들은 타인의 정서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수업시간에 배우는 인지적 교육만으로 아이들이 존중과 배려를 실천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이처럼 교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교육을 보완하기 위해 LHB 동아리에서는 특별한 활동을 마련하였습니다. 바로 아이들을 위한 민주·인권 영화제입니다.


<민주인권 영화제 포스터><영화를 감상하고 있는 학생들>


동아리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실천의지를 갖도록 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요즘 학생들은 다른 교육 매체에 비해 영상 매체에 특히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활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초등학생에게는 다소 어려운 ‘민주·인권’의 개념을 소개하고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영화만큼 좋은 매체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동아리에서는 민주·인권 교육과 관련된 영화를 선정하여 학생들을 위한 작은 영화제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습니다.

 

동아리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학교 곳곳에 붙은 포스터는 처음 열리는 영화제에 관심이 있는 많은 학생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너는 특별하단다! (원제 You are special!)’, ‘별별이야기’ 등 학생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상영하여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애니메이션 ‘너는 특별하단다!’는 아이들을 위한 동명의 그림동화를 영화화한 것으로 인간의 가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평가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나’를 통해 진정한 나의 가치가 결정된다는 교훈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써 학생들은 이 영화를 통해 을 스스로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별별이야기’‘인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게 표현한 애니메이션으로 각기 다른 여러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학생들이 쉽게 접하며 이해할 수 있는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에 관련된 내용 등을 상영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영화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세상을 느끼는 감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현실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또한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를 보며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관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영화를 보고 느낀 생각을 서로 이야기하고 발표하는 학생>


어려울 수 있는 주제인 만큼 서로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선생님들은 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간단히 적을 수 있도록 학습지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학생들은 발표를 하면서 친구와 내 생각을 서로 비교하면서 주제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갖습니다.

 

4. 책으로 읽고 생각하는 인권문제

책은 아이들이 항상 곁에 두고 읽는 소중한 친구이자 위대한 스승입니다. 책을 통해 아이들은 백 마디의 가르침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동아리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책을 통해 ‘민주·인권’을 더욱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고 관련 도서를 구입하였습니다. ‘나도 권리가 있어.’,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 인권’ 등 인권에 대해 직접 다루고 있는 책뿐만 아니라 ‘내 짝꿍 최영대’, ‘우리 형’ 등 존중과 배려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도서를 준비하여 학생들이 읽도록 하고 있습니다.


<‘민주·인권’ 관련 도서와 여러 가지 독후활동>


책을 읽는 것 이상으로 독후활동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동아리 선생님들은 책을 읽고 난 느낌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독후활동지를 만들어 책과 함께 비치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난 후 독후활동지를 작성하면서 권리에 관해 더욱 깊게 생각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다지게 됩니다.

활동지 이외에도 독서퀴즈대회와 같은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서도 학생들은 민주와 인권의식을 배우게 됩니다. ‘도전! 골든벨’과 같은 형식의 퀴즈대회를 열어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민주시민정신과 인권의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독서퀴즈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5. 캠페인으로 실천하는 민주시민의식

민주시민의식과 인권에 대해 배우고 생각했다면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실 문화를 널리 알리고 정착시키기 위해 학기 별로 날을 정하여 캠페인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른 아침, 누구보다 먼저 등교한 동아리 학생들은 직접 생각하여 만든 학교폭력 예방 구호를 외치며 친구들을 맞이합니다. 처음 참여하는 캠페인 활동이 익숙하지 않아 수줍게 작은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던 학생들이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니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당당하게 구호를 외칩니다. 등교하던 학생들도 처음에는 신기한 듯 쳐다보고는 그냥 지나쳐 가더니 어느 새 동아리 친구들 앞으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친구가 하는 캠페인 활동에 관심을 갖더니 이제는 함께 구호를 따라 외쳐 봅니다. 학생들은 모두 한마음이 되어 ‘배려와 존중’을 실천하는 캠페인에 참여 하였습니다.


김경준(수문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실천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캠페인에 참여하여 직접 만든 구호를 외쳤는데요, 친구들 앞에서 외친 구호를 제가 지키지 않는다면 정말 부끄러울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학교폭력이 사라지도록 노력할 거예요.”


<캠페인 활동을 통해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는 학생들>

 

우리 교육은 지금 학교폭력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또한 존중과 배려가 사라진 학교에서는 교실붕괴라는 위기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관련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여러 가지 예방활동과 교육을 펼치고 있지만 이미 만연된 우리 교육의 위기의식을 극복하기에 오랜 시간과 많이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행복하게 학교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가르쳐야 할까요?


민주시민의식과 인권은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그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민주와 인권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다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학교 문화가 정착될 것이며 학교폭력과 같은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 더 넓게 본다면 이러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민주와 인권은 교과서에서만 배우는 어려운 개념이 아닙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꾸고 지켜나가는 아름다운 교육입니다. 지금부터 민주와 인권 교육에 관심을 갖고 함께 실천해 본다면 더욱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민주인권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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