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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만화’라 그리고, ‘창의력’이라 부른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2. 12. 18. 09:00



6학년 마지막 현장 학습은 ‘한국만화박물관이다!’라는 말에 아이들은 ‘와!!!’ 함성으로 대답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기분 좋고 빨리 가고 싶은 곳, ‘한국만화박물관’으로 지난 11월 20일 안양남초 6학년 어린이들이 다녀왔습니다. 선생님은 추억을 찾아 헤매며 즐거웠고, 아이들은 추억을 만드느라 즐거웠던 그곳을 소개합니다.



 <기획전시실>

 


4반과 5반은 제일 먼저 3층의 기획전시실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습지생태보고전’이라는 말에 아이들의 실망하는 눈빛을 보았답니다. 저도 ‘이런 데까지 와서 습지에 관해서 공부해야 하나?’ 하고 떨떠름한 기분이었는데, 진짜 습지 공부하는 곳은 아니고 작가의 대표작 이름이었더군요. 6학년 아이들은 청춘의 낭만과 비루함이 함께 공존하는 ‘습지’의 느낌을 이해하기 어려운지, 자꾸만 과학 만화 어디 있느냐는 질문을 하네요.


저 아저씨 캐릭터가 왠지 낯설지 않았습니다. 전시실을 한 바퀴 돌고 끝 부분에 가서야 ‘아!! 그 작가였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났습니다. 올여름 방학에 고향 집 전주에 가서 더위를 피하느라 찾아간 동네 도서관 열람실에서 딱딱한 틈 사이에서 만화책 한 권이 있길래 얼른 집어들고 읽었던 그 만화였습니다. ‘울기엔 좀 애매한’ 분식집에서 일하는 엄마의 사정을 뻔히 알아 배우고 싶은 미술 학원을 못 가는 고등학생이 결국 미술 학원에 다니며 겪게 되는 입시 학원의 현실과 꿈을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또 아는 것 나오면 설명하고 싶은 선생님의 버릇대로 박물관에서 열심히 줄거리 설명하는 김쌤의 모습을 보였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이들 눈빛이 우리 선생님 또 시작이다 했던 것 같아요!!


만화를 그릴 때 배경이 되는 장면을 실제로 카메라로 담아 와서 세밀하게 작업하는 과정이 있는 것을 보니 만화의 현실감이 살아납니다. 또한, 스마트폰 QR 코드를 이용해서 작가의 인터뷰 과정 및 각 작품의 설명을 자세하게 들을 수도 있고, 평면의 만화가 움직이는 장면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관람법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만화 100년을 날다!>
 


 

그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한국 만화의 100년사를 고스란히 재현 한 곳이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만화 작가들의 만년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작가들도 있었지만 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김쌤에게는 낯익은 이름도 있더군요. 중학교 시절 감명 깊게 읽었던 '풀 하우스'의 ‘원수연’ 작가 이름을 보니 왜 이렇게 좋은지요!! 어떤 작가는 볼펜 깍지에 펜촉을 끼워 쓰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 펜으로 만화를 그린 작가의 모습을 떠올려 보며 김쌤이 감상에 젖어 자리를 못 뜨고 있는데, 아이들은 벌써 자리를 옮겨 땡이네 만화가게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저런 만화가게는 김쌤의 학창 시절에도 구경 못한 곳이라서 신기합니다. 만화 가게 옆에 돌담으로 만든 골목길이 있는데 그 돌담 사이사이에는 한국 만화의 일상적인 모습을 아기자기하게 재현한 장면이 있습니다. 실제 크기는 손바닥만 한데 그 사실성에 깜짝 놀랍니다. 살기 어려운 시절에도 만화가 인기가 많았는지, 좌판을 벌이고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고우영 작가전>
 



고우영 작가는 김쌤에게도 낯선 이름인데 상설전시관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이 ‘선생님 이 작가는 잘 모르세요?’라는 질문에 끄덕끄덕하며 같이 살펴보았습니다. 미리 박물관 오기 전 나누어준 퀴즈 문제가 여기에 있기에 아이들은 퀴즈 정답 쓰면서 귀여운 대화를 나눕니다.

 

퀴즈: 고우영 작가의 대표작 세 가지를 쓰세요.

삼국지를 원래 이 작가가 썼나 봐!”

삼국지는 중국거 아니냐?”

“그런 거 같은데.”

가루 지기는 뭐냐?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몰라!! 그냥 아는 거 수호지, 삼국지, 일지매만 써!”

“알았어.”

<얘들아! 고우영 작가님은 원래 있는 이야기 수호지, 삼국지, 일지매 등을 만화로 다시 재탄생 시킨 거란다. 특히 어른들을 위한 만화를 많이 그린 분이시지.> 

 

 김쌤의 선물 : 박물관에서도 활동지를 제작해서 1,000원이면 구매해서 활용할 수 있지만 김쌤이 제작한 활동지를 첨부하니 활용해보세요!! 아이들의 귀여운 대화를 실제로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한국만화박물관_체험학습지.hwp



 <달똥달동 달똥빵 4D 상영관>
 

 

‘달똥달똥 달똥빵’을 4D로 감상하러 상영관에 들어갔습니다. 50여 명의 학생이 들어갈 수 있는 소규모 극장인데 나름 호화찬란한 영상과 효과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새침한 6학년들도 ‘수준급’이었다고 좋아했습니다. 실제로 ‘달똥 빵’을 먹어보고 싶어졌다는 아이들이 많아졌습니다.

 

3D와 4D의 차이점에 대해서 아이들이 격론을 벌이더군요. 안경을 쓰고 보니 3D와 4D가 똑같지만,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이 슝슝부는 효과가 더해져서 4D라는 똑똑한 친구의 설명에 다른 아이들도 수긍하네요. 학교에서는 선생님께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끼리 대화하면서 얻게 되는 지식도 참 많은 것 같아요!! 어두운 상영관에서 아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너무 기특하네요. 4D로 감상하려면 1,000원의 관람료를 별도로 내야 하지만, 3D로 감상하는 관람실은 만화박물관 1층에서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만화 박물관의 아기자기한 볼거리>
 


 

한국 만화사의 르네상스 시기였던 90년대 만화 잡지들이 크게 벽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김쌤의 학창 시절 윙크와 밍크 사기 위해 문제집 가격 부풀려 엄마에게 용돈 타내던 친구들이 신간 만화잡지 사오면 쉬는 시간마다 모여서 읽었던 생각이 뭉게뭉게 떠오르더군요~ 원수연 작가님의 ‘풀하우스’의 명장면도 전시되어 있고요. 우리 반 아이들이 이 장면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이상하다고 난리법석을 피웁니다. 90년대에는 동네에 만화와 비디오를 대여하는 가게가 유행이었는데, 풀 하우스가 단편집으로 발간되면 제일 먼저 빌려 읽기 위해 예약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김쌤의 동네에도 ‘깨비책방’이 있었는데 풀 하우스를 한발 늦게 대여해서 읽다가 저 결정적인 장면을 보려던 찰라, 앞사람이 교묘하게 찢어가는 바람에 탄식하며 못 봤던 억울함이 생각납니다. 나중에 비,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를 보며 만화의 장면과 비교하며 봤었던 작품인데 2000년생 우리 반 아이들은 만화, 드라마 모두 생소한 ‘풀 하우스’라는 점~

 


김쌤이 성인이 된 이후 만화를 굳이 빌려 읽지 않다가, ‘궁’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역으로 만화책을 빌려본 작품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깨비책방’에서 이 만화책을 빌려보고 다시 발걸음을 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동네에서 사라졌더군요. 2000년생 우리 반 아이들이 ‘피아노’에 나온 아저씨라고 알아본다는 사실에 또 한 번 깜짝 놀랐지요. 궁의 왕손이 아저씨가 되었다니요!!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 등이 많다는 점에 현대 문화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만화인 명예의 나무: 다양한 만화 캐릭터의 대표 작가들을 나무로 표현했네요~ 김쌤의 퀴즈 책에 나오는 퀴즈를 해결하려고 아이들이 마음에 드는 작가 3인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만화 박물관은 표지판, 엘리베이터, 안내판 등도 범상치 않습니다. 초등학생들이 무척 좋아했던 뽀뽀 엘리베이터랍니다. 만화적 유머가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지루함을 싹 잊게 하네요!! 우리 학교 엘리베이터에도 저런 표현 작품을 설치하면 좋겠다는 아이들입니다!>



<남자냐? 여자냐? 격론을 벌이게 한 만화 조형물입니다. 어른인 제 눈에는 당연히 남자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 눈에는 여자같이 보이기도 하나 봅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의자인데 괜히 앉아보고 싶게 만듭니다. >

 


 <어느 만화가의 머릿 속>
 

 


저기 제일 왼쪽에 보이는 민유는 꿈이 만화가입니다. 만화가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원고 마감일이 꽉 채워져 있는 일정표를 봤고,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만화가 삶의 장면을 봤는데요, 만화가뿐 아니라 창작의 고통을 가진 직업의 현실적인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년들이 겉으로 보이는 즐거움, 화려함에 만화가, 프로 게이머, 연예인들을 꿈꾸지만, 그 이면에 담긴 삶의 고통을 아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만화 박물관을 세우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면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그 고민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체험코너>

 


배지 만들기



다양한 만화 캐릭터를 아이들이 스스로 그리고 꾸미면 압축기를 이용해 즉석에서 배지를 만들어 줍니다. 아직 한국 만화의 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아이들이 알고 있는 캐릭터는 짱구, 케로로, 도라에몽 등은 일본 만화 캐릭터가 대부분이어서 그 캐릭터들을 꾸몄습니다. 최근에 유명해진 한국의 캐릭터인 뽀로로, 폴리, 타요 등은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유치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 등이 좋아할 만한 만화 캐릭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울 잔상 애니메이션(프락시노프) 만들기  

 

잔상이란?

고개를 들어 천장의 형광등을 5초 동안 쳐다보세요. 그러고 나서 눈을 감아도 형광등의 이미지가 보일 것입니다. 이것처럼리 눈이 강한 자극을 받아 영상이 지속해서 보이는 현상을 잔상이라고 합니다.

 


연속된 동작을 10칸에 자유롭게 꾸밉니다. 가운데 거울이 있는 기구에 연결하면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김쌤 학교 다닐 때 보면 지루한 수업 시간에 책 귀퉁이에 그림을 그려 빠르게 넘기면서 킥킥대던 생각이 나네요. 우리 반 아이들한테 이런 것 해본 적 있느냐고 하니 없다고 했는데요, 괜히 말했나 봐요~ 바로 수업 시간에 실천해 보는 장난꾸러기 6학년 어린이들입니다.


저 10칸에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융합 교육의 한 단면을 보게 되었고, 이 경험을 해 본 아이들이 나중에 광고, 미술, 과학, 교육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가졌을 때 창의적으로 재구성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만화 도서관>
 



한국만화박물관은 4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3, 4층은 유료 관람료를 지급해야 볼 수 있는 전시관이지만 1, 2층은 무료로 개방되어 있습니다. 바로 만화 도서관도 2층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답니다. 6학년 어린이들은 어린이 열람실에서만 봤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열람실도 따로 있고, 영상 관람관도 있고, 북 카페도 있습니다. 열심히 만화 삼매경에 빠진 우리 학교 아이들입니다.



 <다녀와서>
 


“어제 만화 박물관에서 선생님은 학교 다닐 때 보았던 만화를 다시 만나서 

너무 즐거웠어요. 여러분은 어떤 만화를 봤어요?”

수학 도둑이요!”

Why 시리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요!!”


요즘 어린이들이 접하는 만화는 대부분이 학습 만화라는 점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다녀온 후기를 작성하는 시간에 만화를 이용해 표현해 보면 어떨까 하고 제안해 봤더니 몇 명의 아이들이 재치있게 표현했습니다. 비록 첨단 IT 기술이 발달해서 만화도 스마트 폰과 컴퓨터를 통해 접하는 우리 반 아이들이지만, 만화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감성과 창의력은 뒤처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갈수록 아날로그의 감성이 사라지는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오늘 현장 학습처럼 즐거운 추억의 아날로그 한편을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직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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