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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성격유형검사로 우리가족 이해하기

대한민국 교육부 2013. 6. 13. 11:00

둘째 아이의 학교에서 학부모 애니어그램으로 성격유형 검사를 받는 1박 2일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서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와 저희 부부, 각자가 지니고 있는 성격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유익하고 즐거웠던 이야기!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날 오전부터 1, 2, 3학년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가족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저녁 식사 후 1학년 아이들과 가족만 대강당에 모여 전문 강사의 지도로 가족끼리 검사지를 작성했습니다. 성격유형 검사는 아이들이 중학교 다닐 때도 학교에서 검사결과를 가져왔지만, 아이와 같이 한자리에서 검사를 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부모, 형제가 곁에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검사지에 표시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습니다.

강사님께서 설명하시는 대로 검사결과를 계산해서 각자의 성격유형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ESFJ, 남편은 ENTP, 둘째 아이는 INTP이었습니다. 저에게 해당하는 ESFJ성실하고 책임감 있으며 조화를 추구하며 반응을 잘하는 동정심이 많은 유형이라고 했습니다. ENTJ논리적이며 결단력이 있고 관리하려고 하는 도전적이며 이론적인 유형이라고 합니다. 둘째 아이에게 해당하는 INTP회의적이며 말 수가 적고 사색적인 자기 결정적인 유형이라고 합니다. 

저는 남편과 둘째가 같은 내향적일 거로 생각했는데 남편이 외향적이라는 결과가 의외였습니다. 그렇게 첫째 날은 가족 체육대회와 성격유형검사의 결과만 확인하고 지정된 숙소로 돌아가는 것으로 하루를 마쳤습니다.

다음 날 아침을 먹은 후 오전 9시부터 “성격유형 이해를 통한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같은 성격 유형끼리 팀으로 모여 각자의 성격유형에 대해서 장점, 단점을 말해 보고 보완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토의해 적어보도록 했습니다. 제가 속한 ESFJ는 반응을 잘하는 성격답게 돌아가며 한가지씩 이야기할 때마다 “맞아, 맞아”하며 맞장구를 치면서 공감대를 만들어 갔습니다.

특히,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ESFJ들은 다투기 싫어서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못하고 참아버리는 편인데 그런 부분이 도리어 본인들에게 상처가 되어 마음 고생을 한 적이 있다고들 했습니다. 저도 그런 경우들이 있었기에 충분히 공감이 가고 내 마음을 얘기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부부가 같은 성격유형을 가졌는데 그들은 20년 동안 부부싸움을 딱 두 번 했다고 해서 주위의 탄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준다면 정말 감정이 상할 일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남편은 그 많은 사람 가운데 혼자 ENTJ로 나와서 두 명의 INTJ유형과 한 팀을 이루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둘째 아이가 속한 팀을 보니 둘째가 평소에 친하게 지낸다는 친구들이 있어서 정말 신기했습니다. 성격이 비슷한 친구들끼리 마음이 맞기 때문에 잘 어울리는가 봅니다.

팀별로 대표한 사람이 나와서 토의한 내용을 발표하고 강사님의 피드백을 들으면서 자신들에게 딱 들어맞는 예시가 이야기될 때는 큰 웃음들이 터져서 즐거운 분위기가 계속되었습니다. ESTJ 유형 팀에서 대표가 나와서 자신들은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해놓고 금방 잊어버리는 게 단점인것 같다고 얘기를 했을 때는 ESFJ팀에서 "그 상처 우리가 받는 거잖아!"라는 대답이 나와서 또 한 번 큰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각자의 가족끼리 모여서 “우리 가족은 이럴 때 행복해요, 이럴 땐 슬퍼요.”라는 주제로 토의해보고 종이에 적어 발표해 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참석을 못한 자기 가족이 있으면 함께 있는 가족이 의논해서 맞을 것 같은 성격유형을 추론해 보도록 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큰애가 참석을 못했는데 의논해 본 결과 큰애는 ESTJ일 거라는 추측을 했습니다. 그러다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저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둘째만 I-내향형이고 우리는 모두 E-외향형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그동안 둘째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을 때 가고 싶지 않다고 했을 때도 억지로 데리고 가서 재미없어하면 섭섭해했던 일, 어떤 일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답답해하면서 아이를 다그쳤던 일 등, 그것이 둘째의 성격이었다니 자신을 알아주지 않고 다그치기만 했던 가족들 사이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강사님은 각 가정에서 발표한 내용에 이런 성격유형의 사람에게는 이런 도움을 주어야 한다며 보완할 점을 얘기해 주셔서 가족구성원들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 같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평소에 우리 가족은 가족 구성원들의 성격이나 취향에 대해 스스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격 유형검사를 받는 동안 서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고 예상했던 성격 유형과 큰 차이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일어났던 가족 구성원 간의 불협화음이 이런 성격 유형 차이를 서로 이해하지 못한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알게 된 가족의 성격유형을 잘 이해해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아침에 금방 변할 수는 없겠지만 꾸준한 마음으로 서로 노력한다면 ‘행복한 가정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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