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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국립수목원에서 싱그러움을 느껴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3. 7. 25. 11:00

요즘과 같은 무더운 날씨에 가끔 건물만 빼곡한 도시의 길을 걷다 보면 바람 한 점 불어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듭니다. 내리쬐는 햇볕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요? 햇빛을 한차례 걸러줄 만한 나무들이 부족한 것이 그 이유 중 하나가 아닐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때 비로소 우리는 도시 문명의 익숙한 편리함에서 살짝 비켜나 자연의 품을 갈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고요한 자연 속으로>

현대사회가 도시화하면서 어느새 ‘자연’은 우리가 찾아야만 누릴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본래 인간에게 주어졌던 환경인데도 그 중요성을 많이 잊어버리지요. 이러한 생각을 하던 도중에 오랜 시간 동안 자연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 있다 하여 국립수목원에 다녀왔습니다. 자연의 가치도 다시금 생각해보고, 지친 몸과 마음에 자연을 듬뿍 담아오기 위해서죠!


국립수목원, 500여 년의 생태의 보고

포천시 소흘읍에 있는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과거부터 엄격하게 보존하려고 노력했던 곳입니다. 임업 연구의 중심이 되었고, 그 결과 쉽게 훼손되지 않고 과거 풍성했던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양한 종류의 수종이 존재하는 생태의 현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세조의 능이 위치하면서 왕실차원에서도 철저히 관리했다고 하는데, 역시 그 규모가 굉장하였습니다. 각양각색의 나무와 꽃을 다 살펴보려면 하루도 모자랄 것 같았습니다. 이와 함께 국립수목원 곳곳에는 역대 대통령의 식목일 기념식수도 있었습니다.

<2013년 대통령 식목일 기념식수>

기대감으로 들어선 수목원은 며칠 새 비가 와서 그런지 그 어느 때보다도 녹색으로 짙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숲을 더 자세히 배우고 싶은 마음에 정문에 있는 ‘방문자의 집’ 안내소에 가서 수목원 자동 안내 해설 기기를 무료로 빌렸습니다. 제가 그동안 이름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100가지가 넘는 다양한 나무들에 대해서 해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향선나무><자동안내 해설기>

<수줍은 듯 고개 숙인 수수꽃다리><큰잎부들>

제가 제일 먼저 마주한 나무는 향선나무였는데요. 나무 이파리가 뾰족하게 생기고, 가지가 많이 난 모양의 나무였답니다. 부채꼴로 넓게 펼쳐진 둥그런 모양의 반송은 저와 키가 비슷해 친근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담양에 메타세쿼이아 길이 유명한데, 사진에서 보던 것처럼 위로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과연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반송><메타세쿼이아 나무>

한국인과 닮아있는 무궁화의 진정한 의미

길을 걷다 보니 우리나라 꽃이 있는 무궁화원을 보게 되었습니다. 국화인 만큼 더 관심을 두고 모양과 생김새를 살펴보았는데, 그 이름이 매우 독특했습니다. 무궁화 ‘일편단심’, 무궁화 ‘늘사랑’, 무궁화 ‘산처녀’, 무궁화 ‘님보라’ 등 품종에 따라 나누어진 것인데, 그 품종이 매우 무궁무진하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산림박물관에 들어서자 방금 보았던 무궁화에 대해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궁화는 '꽃이 끝없이 이어서 핀다'는 뜻이 있고, 영어로는 Rose of Sharon으로 ‘축복받은 장소에 피는 장미’라는 뜻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의미처럼 그동안 역사 속에서 여러 시련과 고난들을 겪었음에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해온 우리나라에 아주 알맞은 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꼭두새벽에 개화해 매일 새로운 꽃을 피우는 무궁화의 특성을 볼 때에, 아침 일찍부터 하루를 준비하는 한국인의 부지런함과도 매우 닮아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산과 숲, 역사 속에 스며있다.

<산림박물관>

삼림이라는 자원은 인간의 삶에 깊숙이 스며있었습니다. 산림박물관은 숲과 나무와 함께해 온 세월을 차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선사시대부터 썩지 않는 나무로 움막을 짓고, 식물에서 실을 얻어 옷감을 짜고, 먹을 것을 얻기 위해 도구를 만드는 등 인간의 의식주 저변에 산과 숲이 있었던 것입니다. 청동기 시대에는 벼농사를 시작하면서 농사를 짓기 위한 땅이 필요해 숲이 파괴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새삼 놀라웠습니다. 인간 삶의 터전으로서 숲에 의지했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 자신의 힘으로 문명을 이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던 공간이기도 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자연을 지나치게 착취해서 인간에게 돌아오는 해를 자주 경험합니다. 자연과 인간의 ‘상생’을 생각해볼 때 인간에게 주어진 환경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조건축 한옥>

고구려, 백제, 신라 때의 목조건축과 악기, 통일신라 때 고급종이로 토착화된 한지,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목재 문화재인 고려의 팔만대장경 등 모두 나무로 이루어진 소중한 유산이었습니다. 특히 악기는 목재만이 가진 공명성으로 장구, 아쟁, 퉁소, 대금, 해금, 그리고 현대에 피아노 건반에 이르기까지 제작된 것이라고 해요. 그리고 문익점이 붓 뚜껑 속에 감춘 몇 알의 목화씨가 그 당시 한민족의 의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점도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혜택을 누려왔었는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몸을 거할 처소가 주는 안정감, 흥을 돋우는 즐거움, 문화적인 우수성 등 그 원천은 나무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 숲도 모진 수모를 겪었답니다. 처음에는 입산통제정책을 펴면서 겉으로는 산림을 지키는 것처럼 보였지만, 전쟁동원으로 목재를 강제적으로 베어내고 깎아내어 공출해 산림이 훼손된 것입니다. 그 당시 국가적 자원이 수탈당한 상황을 보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짐작이 갔습니다.


곤충과 동물을 보며, 생명과 가까워지다. 

<숲 속 곤충체험><장수풍뎅이 성충>

국립수목원에서는 <숲 속 곤충체험> 전시회(8.18 ~ 8.24)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비의 문양을 보면서 어쩜 이렇게 섬세한 아름다움이 있을까 감탄하였습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왕귀뚜라미, 메뚜기, 넓적사슴벌레, 장수풍뎅이 성충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산림동물보전원이 있어서 백두산 호랑이와 반달가슴곰, 늑대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맹금류와 고라니를 보았는데, 특히 독수리와 매 등은 사납고 날카로워 보이지만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동물로 보호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나워보이지만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해주는 맹금류들>

우리는 숲과 나무의 가치를 얼마나 인식하고 있나요? 

<고마운 숲의 가치><인간을 품어주는 자연>

숲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숲의 가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종이와 연필심, 집에 있는 많은 가구, 우리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악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선물상자 모두 나무가 주 자원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원으로서만이 아니라, 숲 그 자체의 가치도 지니고 있습니다. 산림박물관에서 ‘숲이 우리에게 주는 일곱 가지 선물’이 있다는 것을 배웠는데요. 숲은 빗물을 머금었다가 천천히 흘려보내는 자연저수지의 역할을 하고,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리고 공기를 빨아들이고 새로운 공기를 산출하며, 쉼터가 되어주고, 신선한 물로 걸러주는 정수기의 역할을 하며, 산사태도 막아주고, 다양한 생명의 터전이 됩니다. 


선물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숲을 천천히 거닐어보니 진심으로 고마움이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숲의 가치를 잊고 사니, 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 생물 다양성 감소, 사막화 등 여러 위험이 초래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로 일상생활의 작은 것이나마 더 적극적으로 실천해봐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면지를 활용하고, 휴지를 아껴 쓰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를 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숲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

자연을 영어로 'Mother Nature'라고 하지요. 넉넉히 품어주는 엄마의 품 같기 때문입니다. 숲에 들어가면 엄마 품에 안긴 듯 편안함과 함께 초록의 향연과 상쾌한 향기가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마치 숲이 숨 쉬고 있는 듯 느껴졌는데요. 꽤 긴 산책로를 걷는 데에 매우 땀도 나고 온갖 벌레가 옷과 가방에 붙었지만,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시면서 몸과 마음의 휴식을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국립수목원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만나고, 숲의 진가를 배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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