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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공부하러 간 선생님 본문
학교가 쉬는 방학 때 선생님들은 무슨 일을 할까요?
교사 대부분이 방학 때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먼저 휴식입니다. 수업이 있는 학기 중에는 직장인들처럼 연차를 조정해서 쓸 수 없으므로 방학 때 연가를 활용해 여행을 가거나 가족들과 휴가를 가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근무입니다. 방학 중에도 학교는 돌봄 교실, 방과 후 교실, 평생학습, 각종 캠프 등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프로그램당 한 명 이상의 담당교사가 출근해야 하며 조를 짜서 당직 근무를 서기도 합니다. 마지막은 교육 연수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먼저 배워야 하는 교사들은 방학이면 다음 학기 준비를 하거나 각종 연수에 참가합니다.
<박물관 직무연수>
저의 여름방학은 이 세 가지를 모두 경험하는 방학이 될 것 같은데요, 치열한 경쟁 끝에 선발되어 박물관에 공부하러 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매년 경기도교육청에서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박물관 직무연수’를 주관하는데 매일 다른 박물관으로 출퇴근해야 하는 결코 쉬운 연수가 아님에도 항상 지원자가 넘치는 인기 있는 연수입니다.
<박물관 직무연수 개강식>
7월 29일(월)부터 8월 2일(금)까지 진행된 박물관 직무연수는 5일간 다섯 군데의 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 경기도 미술관, 광명 충현 박물관, 여주 목아 박물관, 경기도 박물관)에서 박물관 관장님의 강의, 학예사, 도슨트와 함께 하는 박물관(미술관) 전시 관람,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을 체험해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강의-우리나라 박물관의 현황과 과제>
첫날 한국박물관협회 기획지원실장님(윤태석)의 강의는 박물관에 대한 전체적인 식견을 넓혀주는 강의였습니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아이들을 인솔하고, 또는 개인적으로도 박물관에 많이 가게 됩니다. 하지만 박물관은 아직도 어렵고 딱딱한 존재로 멀게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이날 강의에서는 특히 교사는 아이들에게 처음 박물관을 제대로 보여주고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박물관에 대한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작품을 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박물관의 매력을 느끼는데 주안점을 두라는 거죠.
잠깐 우리나라 박물관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우리나라에 박물관이 몇 개나 되는지 알고 계세요? 1,000관이 넘는다고 합니다. 매년 50관 이상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수치라고 하네요. 국가에서 박물관에 대한 지원도 많은 편이며 국민들의 여가 활동 시간도 많아져서 앞으로 박물관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인구수와 비교하면 박물관 수는 적은 편이며, 박물관 관람 의식 또한 높아져야 할 것이라는 말씀에는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경기도 미술관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
가르치는 처치가 아닌 배우는 입장에서 설명을 들으며 박물관을 관람하는 경험은 특별했습니다. 배우고자 모인 교사들이다 보니 잘 들을 수 있는 앞자리 맡기 경쟁도 치열했답니다. 교사나 부모님이나 아이들과 함께 올 때면 아무래도 좀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많은 것을 설명해 주려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인솔하는 입장에서 먼저 이 박물관의 전시 특성과 유명한 작품을 알고 특별한 작품 위주로 이야기를 엮어서 들려주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도미술관 교육 프로그램 참가 중인 교사들>
박물관 하면 전시를 ‘관람’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강했는데요, 이번 연수를 통해 박물관은 연구기관이며 유물을 수집, 연구, 보관하는 역할 또한 크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또 박물관의 중요한 기능인 ‘교육’에 대해 체험해보는 시간이 특히 재미있었습니다. 박물관 측에서도 실제 아이들을 인솔하고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프로그램의 진행방식이나 현장학습 일정 등을 문의하며 수정, 보완할 수 있어서 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경기도 박물관에서 고고학자가 되어 유물을 발굴해보는 체험>
이번 연수에서 떡 만들기, 영정 그리기, 자연물 가면 만들어 역할놀이 하기, 깨진 유물 맞추기, 고고학자가 되어 발굴해보기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해보니 어떤 프로그램이 우리 아이들에게 적합한지 판단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다양한 체험활동이 필요한 만큼 이렇게 교사들이 먼저 체험해보고 현장학습 장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충현 박물관에서 체험한 영정 그리기>
방학하자마자 무더운 여름, 평소 출퇴근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써가며 곳곳의 박물관을 찾아간 연수는 힘들었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많았습니다. 우리 문화재에 대한 자긍심과 이를 보존, 연구하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 수준 높은 박물관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놀라움, 다소 부족한 관람객들의 관람문화와 수박 겉핥기식으로 행해졌던 기존 박물관 현장학습에 대한 아쉬움 등 여러 가지를 배우고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충현 박물관 야외 전시관 관람 중>
박물관 직무연수를 듣고 나니 초등학생의 현장학습에서는 관람 외에도 교육 프로그램 참여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은 어린 나이일수록 직접 경험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정도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릴 때부터 박물관을 자주 접해서 동네 공원에 가듯 박물관을 친근하게 느끼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관람 의식을 높이기 위한 사전, 사후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이론 공부보다는 직접 체험하고 부딪히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좋은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체험하게 해주고 싶은 만큼, 이런 현장 실습 위주의 연수가 더욱 확대되어 많은 교사가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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