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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역사민속관에서 나의 뿌리를 찾다 본문
열대야가 기승하는 여름, 더위에 녹초가 된 몸이지만 8․15 광복을 맞아 의미 있는 일을 찾아 나섰습니다. 나라와 민족과 지역, 나에 대한 뿌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보고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자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거창하긴 하지만 내가 몸담고 살아가는 동네, 경상남도의 도청소재지 창원부터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창원역사민속관 전경>
‘빛나는 언덕’으로 불리었던 창원은 한반도 남단에 위치하여 바다와 강을 통한 교역과 문화 교류로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삼한시대에는 철을 생산하여 중국과 일본에 수출하였고 고려 시대에는 석두창이 설치되어 인근 지역의 생산물이 모여들었습니다. 창원대도호부로 승격된 조선 시대에는 영남 남부의 군사 및 경제의 중심이었으며 광복 이후에는 한국산업화의 중심기지역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7월 1일에는 창원, 마산, 진해가 하나의 통합시 ‘창원시’로 통합되어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발판을 다져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창원역사민속관 실내 전경>
이러한 창원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창원역사민속관을 찾아보았습니다. 때마침 2013년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지역의 초등학생들에게 어린이 체험교실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창원의 역사민속관도 관람하고 대나무 연필꽂이 만들기, 민화부채 만들기, 전통 매듭 팔찌 만들기, 한지 거울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창원역사민속관은 우리 조상들의 얼과 지혜가 담긴 민속문화를 전승 보존하고 후손들에게 전통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창원의 전통 문화체험의 공간인 '창원의 집'과 연계하여 2012년 8월 개관하였습니다. 창원의 뿌리를 찾는 역사관,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현대관, 조상의 삶의 흔적을 일깨워주는 민속관으로 각종 모형 물과 사진, 영상물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실과는 별도로 다양한 유물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획전시관, 지역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3D 입체영상관, 세미나실, 수장고 등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창원의 뿌리를 찾는 역사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창원의 대표적인 역사를 유물과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석기시대부터 가야시대까지 패총유적, 무덤과 주거지 유적 등을 통해 선조들의 생활상과 외국과의 교역을 통해 발전해 온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현대관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현대관은 통합창원시 출범과 현재의 모습들을 패널과 도시축소형, 벽면 영상과 모니터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지역의 행정구역 변천사와 출범과정을 도시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통합 창원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거대한 도시축소형 모형을 영상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지역의 명소와 관광지 등을 소개하는 문화 도시 창원을 비롯하여 기업사랑 도시, 환경수도의 모습들과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조상의 삶의 흔적을 일깨워주는 민속관
민속관은 제1민속관과 제2민속관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제1민속관은 우리 지역의 무형문화재인 연도여자 상엿소리, 문창 놀이, 마산 오광대, 마산 농청놀이, 불모산 영산재 등의 유래와 공연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무형문화재 재현 시 사용되는 대표적인 전통악기를 전시는 물론 소리도 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제1민속관 전경: 무형문화재와 악기>
제2민속관은 농경사회를 바탕으로 하여 성장한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실입니다. 조상들이 사용했던 농기구의 종류와 전통적으로 입었던 의복, 각 지역의 가옥 구조까지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이 쇠를 녹일 때 사용했던 풀 물질, 곡식을 빻는 디딜방아 등을 놀이처럼 체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특히 2013년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어린이 체험교실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창원 시내 초등학생 1~4학년을 대상으로 하여 우리 전통 민속체험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세부프로그램으로는 대나무 연필꽂이 만들기, 민화부채 만들기, 전통 매듭 팔찌 만들기, 한지 거울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대나무 연필꽂이를 만드는 아이들><대나무 연필꽂이를 완성한 아이들>
어린이 체험교실프로그램 1일 차, 어린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도 선비처럼 대나무 연필꽂이 만들기’.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연필꽂이를 만든다는 것은 매력적입니다. 사시사철 푸르게 자라는 대나무가 지닌 지조와 절개 등을 이야기하면서 문을 엽니다. 진흙을 이용하여 먼저 어떤 무늬로 만들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나타낼지 생각하며 만들면 됩니다. 진흙의 질감을 느끼며 나무, 꽃, 나비, 눈사람 등 여러 모양으로 나타내는 학생들, 똑같은 연필꽂이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자기만의 예쁜 필통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였습니다.
<민화 부채 만들기>
2일 차, 민화 부채 만들기는 무더운 이 여름에 조금이나마 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실용적이고 산뜻한 체험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통 인화 채색 기법을 사용하여 나만의 부채를 만들어 보는 시간으로 다양한 부채 모양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채모양을 선택한 후 진행되었습니다. 선택한 모양의 부채에 그리고 싶은 민화를 붓끝으로 세밀하고 조심스럽게 정성을 다하여 스케치하고 채색하면 부채가 완성됩니다. 부채 만들기는 물론이거니와 민화에 대한 이해와 함께 우리 어린이들이 직접 민화 그리기도 체험해 봄으로써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완성된 부채로 힘껏 부채질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이미 무더위를 날려보낸 신선의 모습이었습니다.
<전통 매듭 팔찌 만들기> | <팔찌 만들기에 열중한 아이들> |
3일 차 프로그램은 전통 매듭 팔찌 만들기입니다. 이 전통 매듭은 삼국시대를 기원으로 하고 왕실과 양반가에서는 물론 평민들 사이에도 널리 사용되어온 예술작품이자 생활용품이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실용성과 심미성을 함께 고려하는 참 멋을 알면서도 지혜로운 분들이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듭니다. 전통 매듭교실에서는 부모님들이 참석하여 우리 아이들과 함께 매듭을 만들어 팔찌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들 못지않게 정성스럽게 한올 한올 짓는 매듭이 인상적입니다. 연꽃의 봉오리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연봉매듭과 작은 원세개가 마치 생강 모양처럼 생겨 이름 붙여진 생쪽매듭은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따라 할 수 있는, 전통 매듭 중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방법으로 아이들과 어머님들이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4일 차, 한지 거울 만들기 프로그램. 우선 선생님과 함께 각자의 붓으로 한지에 풀을 듬뿍 발라 한지 한 면에 골고루 발라 줍니다. 거울의 틀에 풀칠해 놓은 한지를 붙여주고, 신문지를 덮고 꾹꾹 눌러줍니다. 그리고 가장자리는 손으로 밀듯이 가운데로 정착시켜주고 거울의 뒷면에는 예쁜 한지를 붙여 자기만의 예쁜 거울을 만드는 것입니다. 내가 만든 거울로 나의 모습을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요술 거울이라도 되는 양 만드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나를 잘 알려면, 내가 커온 고장을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찾아보았던 창원역사민속관. 뿌리를 알고 나니 자부심과 함께 내가 더 튼튼해지는 느낌입니다. 학생들을 위해 준비되어있는 체험들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것과 더불어 성장기의 폭넓은 경험을 갖는데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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