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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태백산맥'과 함께~문학여행!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1. 4. 11:00

눈이 부시게 푸르른 화창한 가을날. 전남 무안공공도서관에서 실시한 "길 위의 인문학 "강좌를 위해 벌교로 향하는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떠납니다. 그곳에서 조정래선생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만나기 위함입니다. 산천은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가고, 들판의 곡식은 벌써 수확을 하느라 분주합니다. 태백산맥 문학기행의 출발지인 태백산맥문학관으로 향합니다. 오늘 참석한 사람들은 무안공공도서관 독서회원을 포함하여 16가정 37명이 참석하였습니다. 대하소설 태백산맥 벌교기행 길동무위승환 선생님“작가 조정래의 삶과 그의 문학"이란 주제강연이 태백산맥 문학관에서 시작됩니다.

조정래 선생님은 누구? 

조정래 선생님은 작가를 근로자라고 생각하며 글을 쓰는 시간과 퇴근 시각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분이라고 합니다. 평상시 인터뷰나 신문사의 원고마감 약속시각을 어긴 적이 없을 정도로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는 분입니다. 손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7권의 위인전을 집필하기도 하였습니다.


소설 태백산맥은 이런 책!

2007년 마로니에 북스에서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에 선정되었던 책입니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의 책 중에는 “토지”와 이 "태백산맥" 단 2권뿐이라고 합니다. 조정래 선생님은 “노벨문학상보다 더 영광스럽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태백산맥은 4년간의 자료조사, 6년간의 집필과정을 거쳐 완성된 작품입니다. 조정래 선생님은 전쟁의 공포를 잊고 꿈을 키울 수 있게 해 준 마음의 고향 벌교를 골목골목마다 훤히 다 알고 있는 이곳을 소설의 무대로 삼았습니다.


소설 태백산맥은 여순사건이 있었던 1948년 늦가을 벌교 포구를 배경으로 제석산 자락에 자리 잡은 현 부자네 제각 부근에서부터 시작하여 빨치산 토벌작전이 끝나가던 1953년 늦은 가을 어느 날까지 우리 민족이 겪었던 아픈 과거를 반추해 내고 있습니다.

 

지식인 염상진과 그를 따르는 하대치, 회의하는 지식인이지만 역사로부터 끊임없는 선택과 실천을 강요당하는 김범우, 이성적인 국군 장교 심재모, 우익 청년단장 염상구, 손승호, 서민영, 안창미, 소화와 이지숙, 외서 댁 들몰 댁 등 그들이 엮어내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씨줄이 되고 날줄이 되어 태백산맥이라는 거대한 베를 짠 것입니다. 그 베는 민중의 나날의 삶과 역사가 되어 완벽하게 조화되고 호응하여 일치합니다.

 

태백산맥 제목이 갖는 의미한반도의 척추는 잘린 허리, 분단의 상징을 의미합니다. 거친 언어는 외설스럽지 않게 독자를 매료시킵니다. 욕설과 음담은 민중들의 언어와 문화입니다. 또한 전라도의 사투리가 다른 어느 작품보다 사실감 있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강연을 들은 후 '현 부자네 집'으로~ 


문학관에서 위승환 선생님의 소설 태백산맥 강연을 들은 후 현 부자네 집으로 향합니다.

우리나라의 건축양식에 일본식이 가미된 독특한 양식의 건물이 우리를 반깁니다. 중도 들녘이 내려다보이는 제석산 자락에 우뚝 세워진 집입니다. 대문과 안채를 보면 한옥을 기본 틀이지만, 곳곳에 일본식을 가미한 색다른 양식의 건물로, 한 시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부자 집인 이곳에서 소설이 시작하는데 정하섭이 소화의 도움을 받아 이 집 제각에 몸을 숨기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자리는 더 이를 데 없는 명당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풍수를 전혀 모르는 눈으로 보더라도 그 땅은 참으로 희한하게 생긴 터였다…. (태백산맥 1권 14쪽)』 


소설의 시작에서 이 대문의 문을 여는 첫 장면에서 처음 등장하는 집이며, 조직의 밀명을 받은 정하섭이 활동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새끼무당 소화의 집을 찾아가고, 이곳을 은신처로 사용하게 되면서 현 부자와 이 집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펼쳐지게 됩니다. 소화와 정하섭의 애틋한 사랑의 보금자리가 바로 이곳 현 부자네 집이라 하겠습니다.

현 부자네 집을 나와 '중도방죽'으로~ 

방죽이란? 말에 물을 가두어 놓은 저수지보다 더 좁은 그런 곳을 연상하였는데 , 방죽은 이곳에서는 들판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바닷물의 흐름을 막아 간척지를 만든 그 땅을 일컫고 있습니다.

 

중도방죽은 일본인 중도(中島, 나카시마)의 이름을 따 붙여진 간척지 방죽의 이름입니다. 중도라는 사람은 일제 강점기 실존 인물로 철 다리 옆 마을에 살았다고 합니다. 작가는 소설에서 간척지의 방죽을 쌓던 때, 그 어렵고 힘들었던 일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워따 말도 마씨오. 고것이 워디사람 헐 일이었간디, 죽지 못혀 사는 가나 헌 개, 돼지 겉은 목심덜이 목구녕에 풀칠허자고 뫼들어 개 돼지맹키로 천대받아 감서 헌 일이제라. 옛적부텀 산몬뎅이에 성 쌓는 것을 질도 심든 부역으로 쳤는디, 고것이 지아무리 심든다혀도 워찌 뻘밭에다 방죽 쌓는 일에 비허겄소…….”(태백산맥 4권 306쪽)』


중도방죽 안쪽에는 황금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뼈 부러지게 노역을 했던 당시의 선인을 생각하며 그들의 피땀으로 물들인 들판임을 다시 한 번 새기며 바라보았습니다. 방죽 둑 한 편에는 예전과 같이 바닷물이 드나들고 갈대밭이 은빛으로 반짝이며 우리를 반깁니다.

선인의 애환을 뒤로하고 횡갯다리라고 불리는 홍교를 바라봅니다. 현존하는 아치형 석교 가운데 가장 크고 아름다워 보물 30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벌교는 뗏목으로 잇달아 놓은 다리입니다. 이 뗏목다리를 대신하고 있는 이 홍교는 벌교의 상징입니다. 현존하는 아치형 석교 가운데 가장 크고 아름다워 보물 30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김범우는 홍교를 건너다가 중간쯤에서 멈추어 섰다……. 그러니까 낙안별을 보듬듯이 하고 있는 징광산이나 금산은 태백산맥이란 거대한 나무의 맨 끝 가지에 붙어 있는 하나씩의 잎사귀인 셈이었다. (태백산맥 1권 257쪽)』


벌교 도심을 지나서 김응현 선생님의 글씨로 씌인 “태백산맥 문학비”를 만납니다. 문학비에는 ‘징광산과 제석산은 태백산맥이라는 거대한 나무의 실가지에 피어난 잎들이요.’라는 조정래 선생의 필체의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주릿재는 벌교읍 추동리 내추마을 서쪽에서 존재산을 넘어 율어면 유신리에 이어지는 고개이다. 고갯마루에서 양쪽으로 시원하게 아스팔트 포장이 된 이 길은 80년 후반까지만 해도 달구지 하나가 겨우 다닐 정도의 험한 산길이었다. 양쪽 마을의 사람들은 그 좁고 구불거리는 산길을 거의 다 걸어서 다녔다.』 주릿재의 이곳은 바로 소설의 2부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분단의 아픔과 이념 간의 대립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태백산맥의 배경지를 찾아다녔습니다. 길 위의 인문학 강좌를 찾은 무안초등학교 학부모 박숙현 어머니는 “한국 근·현대사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된 듯합니다. 태백산맥은 15년 전에 읽어 본 소설인데 지금은 오래전 일이라 내용이 많이 가물가물합니다. 해설사 위승환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답사를 하다 보니 소설의 내용이 다시 생각나고 민족의 아픈 역사를 다시 되짚어 볼 수 있었습니다.”

 

무안공공도서관 조정희 관장은 “더할 나위 없이 맑은 가을날, 우리 도서관 독서회원 가족들과 함께 한 벌교 태백산맥 문학기행! 해방 전후 아픈 우리 백성들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한 소설의 현장을 위승환선생님의 안내를 받으며 돌아보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래전 읽은 소설의 내용이 어렴풋이 떠오르면서 조정래 선생님의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까지 완독해야겠다는 큰 욕심을 가져봅니다.”

 

함평여중 3학년 김다솜 학생은 “제가 책을 읽을 때는 주인공도 많고 어려운 내용이 많아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위승환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태백산맥의 개요와 흐름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문학기행으로 인해 책이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저희 아이에게 문학기행에 앞서 태백산맥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잘 이해가 되지 않다고 말하던 저희 아이도 해설을 듣고, 배경지를 찾아다니며 설명을 듣고서 이제 책을 읽으면 무슨 이야기인지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태백산맥 배경지를 둘러보며 구체적인 시대 배경들이 그대로 남아있거나 흔적이 있어 허구가 아닌 사실이었을까?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책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문학기행.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에 만난 태백산맥. 우리의 역사적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며, 이제는 민족 간의 서러운 아픔은 저 벌교 바닷가 썰물에 내려보내며 길 위에 문학기행을 마치고 또 다른 내일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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