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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토요일에 뭐 하니? 우린 말 타러 간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4. 12. 5. 11:00

토요일에 뭐 하니? 우린 말 타러 간다


진주 | 전국승마협회 | 국민생활체육회 | 승마 | 말 | 스포츠 | 생활체육의회 | 교육청 

2009년 통계청 생활시간 조사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이 여가에 보내는 시간은 일일 평균 4시간 10분이고 스포츠 활동 시간은 고작 16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TV나 컴퓨터 등 미디어 이용시간이 1시간 29분인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이에 진주시 생활체육협의회에서는 교육청과 연계하여 "신 나는 주말, 생활체육 학교로 놀러 가자!"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 승마입니다.

승마는 14~15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16세기 유럽으로 확산했고, 1900년 제2회 파리올림픽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 잠시 쉬었다가 1912년 제5회 스톡홀름올림픽대회부터 재개된 유서 깊은 운동입니다. 우리나라는 고대에는 승마를 무술의 하나로 생각하고 마상(馬上)에서 창(滄), 궁(弓), 검(劍)을 쓰는 재주를 익혔습니다. 조선 시대 광해군 때 무과(武科)의 고시(考試)에 마상재(馬上才)가 시행되면서부터 발달하였습니다. 근대 승마로는 1930년경에 처음으로 서울에 승마 구락부(俱樂部)가 설립되었고 1930년에 조선 승마 대회가 용산에서 시행되었습니다.

경기종목으로는 그랑프리 승마경기, 장애물 비월 경기, 종합마술 경기로 나누어집니다. 특히 마장마술에서 보이는 말의 우아한 걸음걸이 덕에 귀족 스포츠로 알려졌습니다. 진주시는 이런 편견을 깨고 승마의 저변을 확대하고 나아가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어린이들의 정서함양에도 이바지하고자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 학기별로 선착순 20명에게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공지와 동시에 마감이 되는 실정이어서 참여인원 확대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나 무료이고 일반 이용자들의 이용을 저해할 수가 있어 부득이하게 제한함에 송구하다며 관계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지역별로 아직 많은 인원에게 혜택을 주는 건 아니나 무료승마교실도 제법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국승마협회 http://www.horse7330.or.kr/

국민생활체육회 www.sportal.or.kr 등을 통해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거주하는 지역 홈페이지,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 가정통신문을 통해 전달되고 있으니 배부되면 바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마구간을 둘러봤습니다. 말은 겁이 많은 동물이라 기수가 당황하면 그 이상으로 흥분하므로 침착하게 서로의 호흡을 느끼며 타야 한다고 합니다.

1학기부터 시작한 한 남학생이 이제 제법 능숙하게 말 등을 쓰다듬고 오늘 자신이 탈 말의 상태를 보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달리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전날 강습에 나갔던 말은 다음날 휴식을 준다고 합니다. 활발한 말, 수줍음이 많은 말, 성격이 급한 말 등 사람처럼 나름의 개성이 있어 대상자에 따라서 잘 선택해서 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말 등에 오르기부터 연습합니다. 말 뒤로 가면 불안해서 뒷발질하거나 꼬리로 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앞에서 기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합니다. 키가 작은 친구들을 위해 보조의자를 놓고 눈을 맞추는 인사를 나눈 후 천천히 오릅니다.

선생님이 잡아 주시고 걸음마를 배우듯 한 발 한 발 트랙을 돌고 있습니다. 한 방향으로 돌아야 합니다. 맞은편에서 질주하는 상대 말을 보면 공격으로 인식하여 뛰어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중급 이상 되는 친구들은 혼자서 탑니다. 단숨에 초원을 달리고 싶었던 건 아닌지 물어봤더니 트랙만 돌고 있어도 말의 숨결을 느끼며 같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므로 무척 흥미진진하다고 합니다. 아마 바로 나가라고 했다면 무서워서 엄두를 못 냈을 거라고 오히려 천천히 가르쳐 주셔서 충분히 친해질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합니다.


날씨가 화창해서 제대로 즐기려고 온 일반인은 학생들이 수강 중임을 알고 양보하고 돌아가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마음 편히 배우라고 배려해 주셨습니다. 승마하는 사람의 기본 예의라고 합니다. 잠시 강습하는 모습을 지켜보시며 조용히 응원하셨습니다. 

잘 타는 친구에게 환호성을 보내려던 학생도 말이 놀랄까 봐 미소만 보내며 지켜봤습니다. 동작 하나하나 세심히 관찰하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마구간에 있다 첫 강습에 나온 백마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잘생긴 백마를 직접 보기는 처음입니다. 백마 탄 왕자님으로 낙점된 친구가 서툰 자세로 말에 오릅니다. 말과 기수 모두 당황하지 않도록 조심스레 보살펴 주셨습니다.

만주벌을 호령하던 고려인의 기개가 느껴집니다. 제법 의젓하게 타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때론 낙마하기도 합니다. 어느 어머니께서 승마 시작한 지 3년이 넘었는데 낙마는 처음 본다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드문 광경인데 이번 강습에는 첫날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기수가 침착하게 빠져나와 말을 진정시키고 선생님이 오셔서 마구간으로 데려가셨습니다. 말에서 떨어지고 놀란 학생은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무리하게 타다가는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다며 다음 회기 때 다시 오겠다며 돌아갔습니다.


어떤 운동이든 위험은 내포하고 있고 늘 안전 우선으로 타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첫날임에도 두 번, 세 번째 타게 되니 훨씬 편안한 자세를 보여줍니다. 어린 학생들이 성인보다 훨씬 빠르게 적응합니다. 말과도 금세 친해지고 두려움 없이 친구가 되었습니다.

진주시 생활체육협의회에 소속된 승마 선생님들입니다. 지긋하신 연세에도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할아버지부터 앳된 모습의 대학생까지 있습니다. 모두 말이 좋아 이 일을 시작했고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할아버지 선생님은 가끔 엄한 목소리로 꾸중도 하시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항상 긴장하란 의미로 그러시는 겁니다. 좀 전에 낙마한 친구 다독일 때는 영락없는 할아버지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무료 강습을 받을 수 없는 중학생인 것이 안타깝습니다. 생각보다 일반으로 등록해도 강습비가 비싸지 않습니다. 주말 집 안에서 TV와 컴퓨터로 소일하기보다 자연의 품에서 승마를 통해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가출한 사냥개에게 호되게 겁을 먹고 동물 기피증이 생긴 중3 큰아들에게 극복할 기회를 주려 합니다. 승마하고부터 훨씬 의젓해지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게 되더라는 강습자 부모님의 추천도 있었습니다.

 

토요일에 뭐 하니? 우리 말 타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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