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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외국인 만나면 먼저 다가가 인사해요” 본문
부산광역시교육청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향후 6년간 영어 공교육 완성을 목표로 학교 현장의 영어교육 강화에 나섰다. 학생들의 영어노출 시간을 확대하고 영어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꾀하는 한편, 영어 친화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 이 사업의 주요 골자. 부산시교육청의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의 현장을 소개한다.
부산시교육청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향후 6년간 학교 공부만으로도 영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 첫째, 학생들의 영어노출 시간을 확대한다. 둘째, 영어교사의 전문성을 신장시킨다. 셋째, 영어 친화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한다.
학생들의 영어노출 시간을 확대하라
‘영어로 듣고 영어로 말하는 기회를 최대한 늘리자.’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첩경은 무엇보다 많이 활용하도록 하는 것. 부산시교육청은 학생들이 학교 활동 중에 영어 사용의 기회를 최대한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심해 왔다. 이에 따라 야심차게 내놓은 사업은 ‘내용중심 영어교육.’ 내용중심 영어교육이란 학생의 인지 발달 수준, 영어능력 수준에 적합한 흥미 있는 교과의 학습내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현재 12개의 연구학교에서 내용중심 영어교육을 실시해 그 실효성을 타진하고 있다.
연구학교 가운데 하나인 부산화랑초등학교의 경우, 학년별로 주당 1~2시간이었던 영어 수업 시간을 두 배 이상 늘렸다. 교사들은 정규수업에서 가르친 수학·과학 교과의 내용을 재량·특별학습 시간에 다시 영어로 가르친다. 이미 우리말로 배운 내용이다 보니 학생들도 비교적 쉽게 이해하는 편이다.
이 학교가 내용중심 영어교육을 실시하면서 겪은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4월 내용중심 영어교육을 시작할 당시, 영어 수업 진행에 자신감을 보인 교사는 불과 10% 남짓에 불과했다. 학부모들 역시 “영어를 전공하지도 않은 선생님들이 어떻게 영어로 가르치느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교사의 영어회화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 교사들을 대상으로 원어민 교사와 함께하는 연수를 매주 4시간씩 실시했다.
운영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한 현재, 영어로 물어보면 수줍게 웃기만 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제법 영어로 자기를 소개하고, 밖에서 만난 외국인에게 길을 안내해 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조제호 교사는 “내용중심 영어교육을 실시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아이들의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말한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영어노출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내용중심 영어교육 외에 원어민 원격 화상 강의와 영어 동아리 등을 운영·지원하고 있다.
영어교사의 전문성을 높여라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현장 수업을 책임지고 있는 영어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국내외 연수를 강화하고 있다.
해외연수는 필리핀과 미국에서 이루어진다. 필리핀 연수에서는 우리 교사들이 현지에 나가 필리핀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즉 우리 초·중등 교사가 현지 학교 8곳에 배치되어 영어로 수업하는 것이다. 첫 1주간은 필리핀의 교육제도 전반에 대해 공부한 후 나머지 3주간 배치된 학교에서 필리핀 교사와 짝을 이뤄 수업을 관찰하거나 직접 수업에 나선다. 특히 연수에서 배운 영어교수법을 우리 교육현장에 돌아와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보니 연수 참가자들은 매우 유용하다는 반응이다.
미국 연수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5개월간 초등교사 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뉴저지주 블룸필드대학교에서 2개월은 테솔(TESOL)을 공부하고, 3개월은 우수한 평가를 받은 현지 초등학교에 2~3명씩 배치되어 수업에 참여한다. 이들이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면 원어민 교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초·중등 영어교사 100명이 한 달간 합숙하며 캐나다 교육단의 지도를 받는 연수도 시행되고 있다. 해외연수와 효과는 비슷하면서도 경비는 절반 수준이어서 ‘알짜’ 연수로 평가받고 있다.
구자익 학교정책과 과장은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원어민 교사를 채용하기 보다는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전담)교사들의 전문성을 신장시키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영어에 능통한 내국인을 영어강사로 활용해 예산도 절약하고 학생들의 영어노출 기회도 늘리는 한편, 일자리 창출로 취업난을 해소하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영어 친화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라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가운데 ‘영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초등학교에는 ‘영어체험교실’을, 중등학교에는 ‘영어전용교실’을 확대 설치하고, 이동식 영어체험센터인 ‘매직 잉글리시 버스(Magic English Bus)’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센텀초등학교는 영어체험교실인 ‘센텀 영어마을’을 조성해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불어넣고 있다. ‘센텀 영어마을’은 English Room, Centum Mart, Talk Talk Zone, Centum English Library, Theme Room, Culture Street 등 6개의 테마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어민이나 지도교사의 도움 없이도 학생들 스스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이 학교 학생들은 물론, 지역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Centum Mart에서는 영어로만 물건을 사고팔 수 있다. 김옥점 교사는 “학생들이 영어마을에 자주 오도록 학용품을 시중 가격의 절반에 판매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저렴하게 학용품도 구입하고, 영어공부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설명한다.
이수진(4학년) 학생은 “수업이 끝나고 매일 한 시간씩 이곳에서 영어공부를 한다.”며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영어 실력이 늘어 좋다. 예전엔 외국인을 보면 도망가고 싶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넨다.”고 말한다.
부산 해강중학교의 경우, English cafe를 조성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English cafe에서는 원어민 교사, 영어교사, 자원봉사자가 주축이 되어 학생들과 주제별 대화, 독후활동, 영화 퀴즈대회, 영어 골든벨 등을 진행한다. 김현화 교사는 “English cafe를 운영한다고 해서 영어를 못하던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기 유발 효과가 크다.”며 “영어를 잘하던 학생들도 원어민 선생님들과 더 열심히 대화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한다.
이밖에 부산시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이동식 영어체험센터인 ‘매직 잉글리시 버스’를 운영해 주위의 큰 기대와 주목을 받았다. 매직 잉글리시 버스에는 원어민 교사 2명과 보조교사 1명이 상주하며 교육 환경이 열악한 학교를 직접 찾아 나선다. 이들은 교당 1주일 정도 머무르며 3~6학년을 대상으로 버스 안에 갖춰놓은 영어 체험 교구를 제공하고 정규 영어수업을 지원한다.
부산시교육청은 앞으로 원어민 영어교사와 내국인 영어강사를 꾸준히 늘리는 한편, 영어체험 교실, 원어민 원격 화상 강의, 매직 잉글리시 버스 등을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글 이순이 "꿈나래21" 기자|
출처: 꿈나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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