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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 워킹맘의 걱정을 덜어준 아이디어

대한민국 교육부 2010. 2. 25. 10:38
대구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박영주 주부는 10년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의 길을 선택했다. 직장동료들과 호흡도 잘 맞고 오랜 기간 쌓은 업무경력도 아까웠지만 두 아이를 저녁까지 맡아줄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영주 씨의 사례는 우리 주변의 워킹맘들(직장에 다니는 엄마)에게서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다.


   국민의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박영주 주부는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로 활동하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통합야간반’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이는 박 씨가 몸소 겪은 불편함을 바탕으로 생각해 낸 아이디어이며 지금도 많은 워킹맘들의 고민으로 관계자들의 공감을 얻게 돼 ‘생활공감정책 국민아이디어’ 공모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교육과학기술부가 올 3월부터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야간돌봄 전담유치원’을 시범운영하기로 하면서 생활 속에서 건진 아이디어가 정부정책으로 실현되게 됐다. 국민들의 소리가 정책에 직접 반영되는 순간이다.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는 국가정책과 관련해 국민생활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고 국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해 개선의견을 제출하는 국민과 정부 간 메신저 역할을 하는 주부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7월 10일부터 11월 15일까지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느낀 불편함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안할 수 있게 ‘생활공감 아이디어’를 공모했는데 여기에서 박영주 주부를 포함해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단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했다.

공모에는 주부모니터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참여도 활발해, 행정안전부 주민서비스 홈페이지(www.oklife.go.kr)에 경제, 사회, 복지, 교육·문화·체육, 안전 등에 걸쳐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안들이 쏟아졌다. 이렇게 모인 국민들의 아이디어는 행정안전부의 1차 심사를 거쳐 관련 부처로 이송됐고, 관련 부처에서는 또 다시 국민제안규정에 의해 우수제안 아이디어를 최종 100개 선정했다.

선정된 아이디어는 대통령상 10개(각 2백만 원), 총리상 10개(각 1백만 원), 장관상 80개(각 20만원)로 제안자들에게는 총 4천6백만 원 상당의 부상금이 주어졌다. 시상식은 지난해 12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 주재 ‘생활공감-국민행복 실천대회’로 개최됐다.

작지만 큰 아이디어로 700만 ‘일하는 엄마’들의 걱정을 덜어준 박영주 주부에게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내게 됐는지 들어봤다.

'워킹맘'의 증가로 어린 유아들을 맡아줄 돌봄시설에 대한 필요가 늘고 있다.


Q 박영주 씨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올해 43세로 대구에 사는 전업주부입니다. 하지만 10년 전엔 두 아이를 키우며 한국통신(현재 KT)에 근무했었어요. 그런데 큰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고 육아에 부담을 느껴 10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현재 1기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로 활동하고 있는데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로 활동하면서 시민들도 정책제안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여러 가지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야간반’ 개설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게 되셨나요.
제가 직장생활을 하며 두 아이를 키울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정시 퇴근이 어려운 현실에서 늦게까지 아이를 돌봐줄 곳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아이 때문에 퇴근하지 못하는 선생님께도 미안했지만 어린이집에 가면 항상 혼자 있는 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때 제 소원은 늦게 퇴근하는 다른 엄마들과 함께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생겨서, 퇴근시간 부담에서도 벗어나고 우리 아이도 혼자 있지 않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통합야간반’ 개설을 제안했습니다. 제가 맞벌이를 하면서 가장 절실했던 것이고 만약 이런 제도가 있었다면 아직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마침 기회가 되어 평소 생각하던 것을 제안하게 된 것입니다.

Q 유치원·어린이집의 ‘통합야간반’은 어떤 것인가요.
지역에 따라 야간에 운영이 어려운 보육시설이 많습니다. 또 있다 해도 시설수가 적어 원하는 사람이 다 혜택을 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래서 야간운영이 어려운 보육시설은 근거리 지역마다 한 곳을 지정, 야간엔 각 시설의 어린이들을 통합해 운영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제안대로 된다면 각 보육시설에서는 한두 명의 원아로 야간운영을 하지 않아도 되니 비용이나 교사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부모들 입장에선 굳이 야간에 운영하는 보육시설을 찾아다니지 않고도 늦게까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 또한 혼자 남겨진 게 아니라 여럿이 어울릴 수 있어 좋을 것입니다.

Q 맞벌이 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큰애가 3살 되던 해 연말 부서회식 때의 일입니다. 직장은 대구였는데 모두들 경주에 있는 식당에 가서 회식을 하자고 하더군요. 남편도 그날따라 일찍 퇴근하지 못한다고 해서 동료들에게 회식에 빠지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회식 때만 되면 빠지거나 일찍 가곤 해서 동료들에게 많이 미안했고 동료들도 안쓰러워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날은 동료들이 저희 집에 들러서 아이를 데리고 회식하러 가자고 해 아이를 데리고 회식에 갔습니다. 그 이후로도 정말 빠질 수 없는 회식이면 아이를 데리고 참석했고, 저 때문에 회사와 거리가 먼 저희 집 근처에서 회식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고마운 일이죠.

Q 아이들 교육과 관련해 이밖에도 다른 아이디어가 있나요.
주변의 맞벌이 엄마들을 보면 방학 때마다 아이의 점심 때문에 걱정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좀 크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저학년의 경우 혼자 차려먹는 것뿐 아니라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고요. 이와 관련한 한 가지 제안을 해 놓은 상태지만 솔직히 채택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정부에 너무 많은 걸 바라나 싶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아이들이 최소한의 행복은 누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야간 돌봄 전담유치원’ 3월부터 시범 운영
 

맞벌이부부와 아이들을 위한 박영주 주부의 바람이 이뤄졌다. 지난달 14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늦은 시간까지 일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의 육아부담 완화를 위해 ‘유아교육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야간 돌봄 전담유치원’을 운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야간 돌봄 전담유치원’은 오는 3월부터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150개 원에서 시범 운영된다. 이용 수요가 많은 인근 공·사립유치원을 연계하여 여건이 갖추어진 곳을 ‘야간 돌봄 전담유치원’으로 선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박영주 주부의 제안을 반영하여 공·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맞벌이 가정 유아, 한부모 가정의 경우 한부모가 일하는 가정 유아(만3세~만5세)가 대상이 된다. 서비스를 이용할 유아들은 저녁 7시까지 각 유치원의 종일제를 이용한 후, ‘야간 돌봄 전담유치원’으로 이동해 저녁 9시~10시까지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야간 돌봄 유치원으로의 이동은 종일제 거점유치원 차량 또는 사립유치원 차량을 이용한다. 운영비와 보조인력비는 지원하지만, 저녁급식 및 간식비는 수익자가 지역실정에 맞게 책정된 금액을 부담하게 된다.

교과부는 이달 중에 야간 돌봄 전담유치원을 지정해 교과부, 시·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재함으로써 관심 있는 학부모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종 선정된 야간 돌봄 전담유치원 보기 : 

글 | 강경하 기자
 교과부 웹진  꿈나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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