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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사이코패스, 그들은 누구인가(상)

대한민국 교육부 2010. 3. 16. 09:52
   자기중심적이고, 죄책감과 동정심 거의 없어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란 인간이 사회적으로, 혹은 직업적으로 적응을 못하고, 개인 자신에게도 고통을 가져오는 정신장애를 말한다. 특히 남자에게 발생빈도가 높은 장애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분열성 인격장애, 강박성 인격장애 등이 있다.

이중 반사회적 인격장애란 지속적으로 비이성적, 비도덕적, 충동적, 반사회적이고 범죄적인 죄의식 없는 행동, 또는 남을 해치는 행동을 말한다. 

15일 경찰 발표에 따르면 김길태는 시신 유기 등 범행 일부를 자백한데 이어 납치, 성폭행, 살해혐의 등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또 김 씨가 이 양의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을 확보했으며, 이 목격자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미뤄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2일 오후 수사본부 요청으로 부산시 삼락동 사상경찰서에서 부산시 여중생 납치 사해사건의 피의자로 확정된 김길태(33)의 ‘신문’ 과정을 지켜본 동아대학교병원 정신관 김철권(50) 교수는 “김이 후회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으며, 그가 마치 얼음 심장을 갖고 있는 듯 했다”고 말했다.

김은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잘 모른다”라고 일관하거나 아예 대답을 거부했는데, 김 교수는 여러 가지 반응에 비추어 김이 정서적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충동적이며,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즉 사이코패스((Psychopath) 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 희대의 살인자 유영철이 현장검증 장소인 황학동 시장에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사이코패스… 예상외로 많아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소속 콴툼연구소는 최근 ‘사이코패스란 무엇인가?’란 제하의연구보고소를 통해 웬디 퀘니히스만(Wendy Koenigsmann) 박사의 말을 인용, 사이코패스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보통 사이코패스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영화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에서 나오는 렉터 박사와 같은 자학적이면서 폭력적인 사람을 떠올린다는 것. 그러나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이코패스와 접촉하면서 살고 있으며, 그만큼 위험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녀는 또 우리 사회가 사이코패스를 보통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로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들은 50세가 넘을 때까지 끊임없이 폭력을 계획하고 있으며,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의 계획을 서슴없이 단행하는 과감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의 폭력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

그들은 냉혈동물처럼 차갑다. 그리고 이 차가움은 사회와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고립상태에서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며, 이 장애는 불안감을 저하시키고 동시에 두려움이 없는 괴물과 같은 존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사이코패스가 됐는지, 그리고 이들을 어떻게 통제해야 할지에 대해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부분 타인과의 관계(bond)를 단절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심하게 거드름 피우며 남을 학대하기도
 

그러나 사이코패스들의 행동을 보면 보통 사람들과 비교해 거드름을 피우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의 권리를 지나칠 만큼 강하게 주장하며, 남을 학대하는 사디스트의 성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두려움이 없다는 것은 사이코패스의 핵심적인 특징이다. 

사이코패스들은 보통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 유형은 (자신에 대한) 비난, 징계 등에 대해 무감각하다. 그 결과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때문에 자신의 반사회적 생동에 대해 통제가 불가능하다. 양심이 없다기보다는 자신의 목적을 수행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화 시 같은 단어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정상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개념과 매우 다르다. 같은 단어지만 그 단어에 자신만의 개념들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인 하비 클레클리(Hervey Milton Cleckley, 1903~1984)는 이를 ‘어의 상실(semantic aphasia)'라고 칭했다.

두 번째 유형은 ‘리스크 테이커(risk taker)’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리스크 테이커’와는 달리 이들은 스트레스로 인해 촉발된 범죄를 서슴없이 수행하는 전사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보통사람들보다 더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음을 토로한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호소한다고 해서 그를 사이코패스로 단정할 수 없다. 누구나 과중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어릴 적부터 (스트레스를 피해) 혼자만의 생활을 즐겼으며, 커서도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스트레스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강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금지하면 그들의 불안이 가중된다. 그리고 불안이 가중되는 만큼 금지사항에 대해 강한 매력을 느낀다. 

이들의 삶은 많은 해서는 안 될 금기사항들을 범하려는 유혹들로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이 유혹이 마음을 움직였을 때 행동을 시작한다.

 

▲ 검찰에 송치되기 전, 경기도 안산 상록경찰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모습. ⓒ연합뉴스



   마약, 절도, 소아애 등 범죄 탐닉에 빠져들기도
 

세 번째 유형은 ‘병적인 사이코패스(distempered psychopath)’다. 이들은 다른 유형들과 비교해 매우 쉽게 흥분·광란에 빠져든다. 이들의 광란은 간질병 증세와 유사하다. 어떤 경우에는 강력한 섹스 행위로 나타난다. 마치 자신의 인생에 있어 섹스가 최종 목표인 것처럼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이 같은 성향들은 그들을 마약, 절도, 소아애(小兒愛), 그리고 범죄 탐닉에 빠져들게 한다. 그들의 심리상태는 엔돌핀을 과다 복용했거나, 이성을 잃은 상태에 비유된다. 

네 번째 유형은 ‘카리스마적 사이코패스(charismatic psychopath)'다. 이들은 정말 매력적인 거짓말쟁이들이다. 이들은 천부적으로 다양한 소질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이 소질들을 남을 교묘하게 조정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데 사용한다. 

이들은 통상 다변가다. 그리고 남을 설득해 그들로부터 가진 것, 심지어는 그들의 생명까지 빼앗을 수 있는 악마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 사이비 종교 교주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만일 사이코패스가 종교인이 된다면 사이비 종교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같은 유형의 사이코패스들은 대부분 자신의 공상세계를 철저히 믿고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뛰어난 재주들을 지니고 있지만, 새롭게 만들어진 공상세계에 대해서는 한결 같이 무력하다.

그동안 사이코패스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그리고 많은 연구를 통해 사이코패스들이 세 가지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학자들은 동의했다. 첫 번째 성격은 이들 대부분이 다른 사람에 대한 동정심이 없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성격은 양심의 가책이라든지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세 번째 성격은 그들이 즐거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또한 모든 즐거움의 상태를 자기 기준에 의해 판단하기 때문에 진정으로 남을 사랑할 수 없으며, 교제가 불가능하다. 

사이코패스가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사회에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최근 충격을 주고 있는 김길태 사건은 바로 우리 이웃에 엄청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사이코패스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이강봉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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