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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그들은 누구인가(중)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사이코패스, 그들은 누구인가(중)

대한민국 교육부 2010. 3. 18. 09:41
사이코패스, 그들은 누구인가(상)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사이코패스들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재물·권력에 대해 시기심이 강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것들을 빼앗으면서 즐거움을 느낀다. 그 대상이 형제자매라도 상관이 없다. 

남을 매질하고, 남의 것을 도용하거나 탈취하는 일은 그들에게 있어 더 달콤한 즐거움이다. 자신이 목적한 바를 성공하면 또 다른 목적을 찾아 나선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통해 느끼는 그들의 즐거움 찾기 행각은 멈출 줄 모른다. 그들에게 있어 사람들은 목적을 달성하는 재료일 뿐이다. 

그동안 이 사이코패스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그처럼 기괴한 행동을 하는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는 사이코패스들이 신경학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으로 주로 뇌 안에 있는 전두엽 이상을 지적하고 있다. 전두엽 기능 저하가 두려움을 못 느끼게 만든다는 것. 


   뇌 안의 편도체 손상이 도발적 행동 원인
 

▲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이코패스들은 신경학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전두엽 기능의 저하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충격, 혹은 지나친 약물복용, 혹은 유전적인 뇌질환 등이 전두엽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론인데,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을 통해 뇌질환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에 의해 지지를 받고 있다.

뇌 안에 있는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amygdalae) 손상이 도발적인 행동, 무분별한 섹스행위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여겨져 왔다. 최근 연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 편도체 손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감정을 차단, 무감각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동안 심리학자들은 이들이 뇌 이상으로 감정이 차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교묘하게 다룰 줄 아는 놀라운 기술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놀라울 정도의 변신에 성공한다. 

희생물, 주로 친절하고 자애심 있는 여성들이 이 ‘흉내(mimicry)'에 말려든다. 슬픈 이야기나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계속 반복하면서 상대방에게 자신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리면, 쉽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심리상태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진실이 숨어 있다. 이들의 심리 상태는 갓 태어난 어린 아기에 불과하다. 겉으로 보면 어른과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아직 사람들과의 접촉이 없는, 진실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갓 태어난 아기가 인큐베이터 안에서 숨을 쉬고 있다. 


   마치 숨 쉬는 행위처럼 거짓말 이어가…
 

무서운 것은 이들이 인큐베이터에 누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들이 정상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사이코패스의 비극적인 상황이 만들어진다. 이들은 정상적인 사람들과 접촉하기 위해 교묘한 ‘거짓말’을 만들어낸다. 

그들에게 있어 거짓말은 마치 숨을 쉬는 것과 같다. 한 가지 거짓말을 한 후에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거짓말이 드러나는데 대해 두려움이 없다. 설사 거짓말이 드러난다 하더라도 좀처럼 당황하지 않는다. 그리고 태연하게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낸다. . 

“그 결과 앞뒤가 맞지 않는 거짓말이 이어지고, 상대방을 큰 혼란에 빠뜨린다는 것”이 로버트 헤어(Robert D. Hare)의 설명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들이 이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는 원인을 알고 있다. 자신의 희생물이 모든 사실을 알아차렸어도 이들은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히려 상대방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을 즐거워 한다. 

이처럼 당당한(?) 사이코패스지만 다른 사람의 자랑스럽고, 당당한 모습을 보면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영웅담(?)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이야기 속에는 많은 거짓말이 포함돼 있다. 

다른 사람이 사이코패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 사람이 미친 것 아닌지 의심을 품게 만들지만, 대부분 거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채 또 다른 거짓말을 이어간다.

놀라운 일은 그들이 지난 기억에 대해 선택적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이 필요한 것만 기억한다. 이들은 어제 한 약속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어떤 것이 자신의 목적에 필요하다면 수년 전의 기억이라 할지라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사이코패스 대부분은 매우 거만하다. 그러나 희생물을 발견했을 때 그들은 옳은 말만 한다. 희생적이고, 자비로운 모습까지 서슴지 않고 재현한다. 그러나 사이코패스가 이타주의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심리학자들은 일부 사이코패스들이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역시 동물을 자신의 희생물로서 사랑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이 동물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 동물을 좋아하는 이유다.

사이코패스에게 빠져든 여성의 경우 주변에 있는 사람이 아무리 충고를 해줘도 자신의 확신을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사이코패스는 자신이 선택한 여성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향해 울부짖는 외로운 늑대
 

▲ 사이코패스는 뇌 이상으로 감정이 차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교묘하게 다룰 줄 아는 놀라운 기술을 갖고 있다.

그동안 심리학자들은 사이코패스들이 자신의 행위가 탄로 날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별나게 자랑하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그 원인을 분석해왔다. 그리고 이들이 자신을 영웅시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들의 의식 속에 가득 차 있는 것은 탐욕(greed)뿐이다. 이 탐욕이 채워지지 않으면 탐욕을 채우기 위한 대상을 설정한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울부짖는 ‘외로운 늑대’와 같은 모습을 서서히 드러낸다. 그 대상이 섹스가 될 수도 있고, 돈이 될 수도 있다.

그들은 이 목적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친다. 그들이 부자이든지, 가난하든지, 혹은 사회적으로 배경을 갖고 있든지, 안 가지고 있든지 관계가 없다. (대부분의 범죄가 가난한 계층의 소외자들로부터 발생하지만 학자들은 근본적으로 그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사이코패스의 진실을 놓고 심리학자들은 많은 연구와 논의를 거듭해왔다. 그리고 사이코패스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사이코패스가 생겨나는 가장 큰 원인은 정상적인 사람들로부터의 애정결핍 때문이다. 사이코패스들은 대부분 양심이 결여돼 있는데, 이는 그들이 접촉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해결책으로 교육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이코패스가 교육을 덜 받은 것이 아니다. 일부는 매우 핸섬하고, 훌륭한 학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았더라도, 어린 시절 사랑을 확인하지 못했을 경우 더 무서운 사이코패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사이코패스에 대한 치료법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들조차 뇌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이 사회가 사이코패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는 일이다.

이런 이해가 미래 비극을 방지할 수 있다. 동시에 또 다른 사이코패스를 만들어내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다. 심리학자들은 더 많은 비극을 막기 위해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치료 시스템을 주문하고 있다.

글 | 이강봉 편집위원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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