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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과학자가 발명한 빗자루 진공청소기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꼬마과학자가 발명한 빗자루 진공청소기

대한민국 교육부 2010. 3. 26. 10:02
우리 집에는 침대가 없다. 유치원 때 까지는 누나와 함께 이층 침대를 같이 사용했지만, 지금은 엄마 아빠도 그리고 누나와 나도 침대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불을 이 방 저 방 피면서 하루는 누나와 함께 자고, 어떤 날은 온 식구가 함께 모여 자기 위해서다.

침대가 없어서 좋은 점은 아주 많지만, 딱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이불을 정리하고 난 후 청소할 공간이 아주 많고 넓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요일을 정해서 청소를 한다.

위~이~잉
‘에이~, 청소기 미는 거 힘들어’

으아 하필 오늘 . . 청소하기 귀찮아!


은평구 유소년 축구 시합을 준비하느라 온 몸이 아프고 다리도 절뚝거리는 내가 오늘 하필이면 대청소가 걸렸다.

"쩡호! 보이는 곳만 청소기 밀지 말고 구석구석 장롱 밑이란 커튼들도 털고 해"
"아~참! 창문들도 모두 열고 큰 선풍기로 먼지도 밖으로 내보내면서 하세요~ 아들~."

눈물이 핑 돌았다.

치사하게 도와주지도 않고 식구들은 잔소리만 계속이다. 커튼을 터는 게 귀찮아서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드리려고 했다.

휘~리~릭

괴 소리와 함께 청소기 속으로 커튼이 빨려 들어갔다. 순간 놀랐다. 그리고 청소기를 껐다. 이상했다.

‘왜일까?’
‘청소기는 왜 딱딱한 곳에서만 먼지를 빨아 들이는 걸까?’

청소기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어! 흡입구의 면적이 작고 한 곳이다.’

순간 빗자루가 생각이 났다. 옆으로 사용하는 빗자루는 털이 난 면적이 넓다. 그리고 빗질하는 사람의 손힘이 분산 된 정도에 따라서 딱딱한 곳도 부드러운 곳도 모두 청소가  가능하다. 

"아빠! 두꺼운 도화지로 청소기 흡입구 길게 만들고 싶은데 저 좀 도와주세요."

빗자루 같은 진공청소기를 만들자!


긴 흡입구로 스티로폼 조각 청소하기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참 많이 바빴다. 2010년 서울시 과학전람회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청계천 세운상가와 아크릴 공업소를 모두 뒤져가며 아빠와 난 ‘물리’라는 영역을 몸으로 익히고 스스로 해답을 찾기 위해 공부도 많이 했던 것 같다.

물론 가장 큰 기쁨은 아빠에 대한 무한한 감사와 우리 둘만의 추억과 신뢰를 쌓았다는 거다.
예선 2차전,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그리고 교원들까지 146편의 과학 전시 작품들이 출품되었고 과학 분야의 여덟 개 영역 중에 물리와 환경 분야가 가장 치열했다.


3월 24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초등학생인 내가 제일 먼저 시작했다. 세 분의 심사관들에게 진공청소기를 연구하게 된 동기와 연구 진행 과정을 설명하고 향 후 기대효과와 앞으로 계속 진행하고 싶은 연구에 대해 말씀드렸다.

한 분은 정 말 무서운 눈으로 발표하는 내내 계속 나를 노려보시는 것 같았다. ‘정말 너 혼자 한 거냐?’ 꼭 이렇게 물어보실 듯 한 눈이셨다.

또 다른 한 분은 내게 관심이 없으신 듯 제출된 자료들만 읽어 보시면서 종이에다 무언가를 계속 쓰시고 계셨다. 마치 수학 시험지를 채점하시며 ‘내일 부모님 확인란에 서명을 받아 와’ 라고 하실 것 같았다.

마지막 한 분은 내 설명이 끝나면 곧장 공격할 듯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다시 해 봐라.’ 이렇게 말씀하실 것만 같은 심각한 표정이셨다. 드디어 내 설명이 끝나고, 심사위원들의 질문이 시작됐다.

"몇 학년 누구라고요?"
"진짜 청소가 잘 되나요?"
"과학적 근거로 수치 계산 법을 설명해 볼 수 있겠니?"
"바닥에 공간 해결은 어떻게 해결 했어요?" 등 등

내가 만든 작품에 관심을 마구마구 보여주시고 이것 저것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정말 즐거운 대면 심사 시간이 되었다. 심사관들이 오랫동안 만났던 친근한 우리 학교 선생님 같으셨다.

‘교육은 백 년 대계요, 과학은 만 년 대계’ 라 했던가? 생각해 보면 우리는 과학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마치 얘기를 나누어 보기 전 오해했던 세 분의 심사관들을 향한 내 마음처럼 말이다.

26일 금요일 오늘, 본선 진출자들의 합격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막내초딩
 | IDEA팩토리 박정호 기자 | jungho0818@naver.com

환경과 과학을 사랑하는 미래의 지식in !
정호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욧!


방금 전, 정호 어머니로부터 정호학생이 과학전람회 본선에 진출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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