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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바꿀 진로체험, 학생 스스로 만들어 보세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6. 11. 10. 21:38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  중학교 한 학기간 실시되는 자유학기제, 이 시기 수 많은 아이들이 꿈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한 권의 책을 멘토로 삼아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진로직업지원센터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에서는 얻기 힘든 경험을 맛보기도 할 것입니다. 인상 깊은 사건, 한 순간의 경험은 진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63)에게도 인생을 바꾼 비슷한 체험이 있습니다. 그가 청소년들에게 체험활동을 적극 장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도산 안창호가 알려준 '국가의 의미'

  민 사무총장은 33년간 외교관의 길을 걸었습니다. 1979년 외무고시에 합격하고 주 제네바 대표부 1등 서기관, 주 영국대사관, 유엔 아태경제이사회 자문관, 주 미대사관 등을 통해 세계 곳곳을 누볐습니다. 그는 "외교관이라는 직업이 겉으로 보기에는 참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 내면으로 들어가면 총과 칼을 들지 않은 병사와 같은 입장이었다"고 되돌아봤습니다.

 

  민 사무총장은 외교관의 길을 택하게 된 계기로 고등학교 시절 '아카데미'라는 동아리 활동 체험을 꼽았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흥사단에서 파생해 만들어진 '아카데미' 동아리에서 그는 '국가관'에 대해 눈을 떴습니다.

 

  "국가가 내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나는 국가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학우들과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안창호 선생에 대해 토의도 많이 했습니다. 태극기 게양하자는 운동도 벌였죠. 그 당시 종로 일대를 다니며 국경일에 태극기를 달아달라고 권유했는데 싫어하시는 분들이 한 분도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직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민 사무총장의 아버지가 준 '청신근'이 적힌 액자

 

  ◇평생의 멘토…'아버지'

  본인의 멘토를 묻자, 민 사무총장이 휴대폰을 열어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힘이 넘치고 멋들어진 솜씨로 쓴 세 글자였습니다. '청신근(凊愼謹)'이라는 세 글자. 다산 정약용의 저서 '목민심서'에서 제시한 공직자가 지켜야 할 세 가지 덕목입니다.

​  "1979년 외무고시에 합격하자 아버지가 저를 위해 '청신근'이라는 글자를 받아 액자에 넣어 주시더군요. '청렴과 신중함, 근면, 세 가지를 알면 공직자로서의 몸 가질 바를 알 것'이라는 의미였어요. 그 이후로 해외나 국내에 있을 때마다 청신근이 적힌 액자를 늘 들고 다니면서 제 인생의 지침으로 삼았습니다."

  외교철학을 갖게 해준 책도 있습니다. 1990년 제네바에서 근무하던 당시, 이한빈 전 경제부총리에게 받은 '작은 나라가 사는 길'이라는 조그만 책입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한창이던 시기였기에 책이 주는 의미는 더욱 컸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척박한 국토를 가진 작은 나라 스위스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부를 누리게 됐는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스위스는 청년들을 바티칸 궁전에 용병으로 보내고 그 '피의 삯전'으로 시계 등의 정밀공업을 일으켰지요. 즉, 스위스를 부국으로 만든 것은 실리 통상외교 덕분이었다고 봅니다. 작은 나라가 사는 길은 명분보다 실리라는 것이 이후 제 확고한 외교철학이 됐습니다."

  ◇중학생들 "왜 배워야 하는지 알아야"


  민 사무총장은 학교에서 겪어보지 못한 다양한 학습방법과 체험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가'보다 '왜 배우는가'에 초점을 맞춰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길 희망했습니다.

 

  "획일화 된 교육에 대한 비판으로 자유학기제가 시작된 것인 만큼, 또 다시 획일적으로 짜여진 공식에 따라 자유학기제가 운영돼서는 안 됩니다. 교사나 성인 주도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경험하고 판단하고 결심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이 같은 학생 주도적인 활동을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레인보우 청소년 세계시민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레인보우 프로젝트는 '마음에 평화를 심자'는 유네스코의 이념을 실천하는 학교들의 모임, 유네스코 학교 학생들이 모여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참여 학생들은 평화, 인권, 다문화, 환경, 세계화, 지역고유문화, 경제정의 등 7가지 주제를 갖고 활동합니다. 이들은 학교 및 지역 사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실천합니다.









유네스코 청년역사 국제포럼 모습 /사진제공=유네스코한국위원회

  또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올해 7월 7일 유네스코세계시민학교를 개교했습니다. 세계시민학교는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 △자유학기제 맞춤 교실 △찾아가는 세계시민교실 등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입니다.

  개교에 이어 지난 7월 8일 보성여자중학교를 대상으로 중학생 세계시민교실 특별교실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오는 2학기부터는 본격적인 세계시민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이 밖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탐방 및 프랑스 등에 위치한 국제기구 등을 방문하는 '유네스코 키즈' △평화, 인권,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유네스코 대학생 볼런티어' △바람직한 역사관을 위해 진행되는 '유네스코 청년역사대화 국제포럼' 등 다양한 교육 및 체험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민 사무총장은 "지금 시대는 글로벌 시대이며 결코 어느 한 곳이나 혼자서 살 수 없는 세상"이라며 "빈곤, 국가간 분쟁, 기후변화, 자연재해 등 전 지구적인 문제를 개인차원, 국가차원에서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대해 그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의 진로교육에 새로운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교육, 과학, 문화,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국제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꿈과 끼를 발휘하고 스스로의 진로를 인지·탐색·설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사회의 획일적인 직업 선택 경향은 확실히 문제가 있습니다. 오늘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의사, 법관 등을 선호하죠. 수능 몇 점에 맞는 어느 대학, 자동으로 만들어진 공식에 적용돼 진로가 결정되는 상황에 수 많은 대학생들이 입학 후 전공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품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진로를 갖고 학생들을 안내해 주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통해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스스로의 꿈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게 진정한 진로교육, 진로체험인 거죠."

[출처] 자유학기제 웹진 꿈트리 VOL.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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